서사적 이입(동일시)과 수행적 단절(대상화) 게임의 태동기를 제외하면, 게임에서 이야기는 정도의 문제였을 뿐, 언제나 중요한 요소로 등장했다. 장르에 따라 그것을 배경으로 부르든 세계관이라고 부르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현실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며 개인과 집단의 역사를 만드는 것처럼 게임에서 역시 비슷한 과정과 서사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게임의 역사에서 RPG가 언제나 주류장르였던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인간행위의 모방은 무엇보다 서사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것은 모든 예술이 거쳤던 길을 다시 반복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똑같진 않았다. 행위를 모방한다고 해서, 게임은 소설이나 영화가 하는 것처럼 하지 않았다. 다른 것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 있었던 것이다. 게임에서 수용자는 수용자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