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639

인터페이스 연대기 _book review

조금 뜬금없지만 브라이언 드 팔마의 영화 이야기부터 꺼내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의 작품 중에 이라는 영화가 있다. 한국어 제목은 인데 이 영화는 자동차 사고 현장을 녹음한 음향기사 잭이 사건을 재구성하면서 이 사고가 사실 살인사건임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 흥미로운 점은 잭이 사건을 재구성하는 모습이다. 그는 잡지에 실린 사건 현장 사진들을 하나씩 오려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그러자 풀숲에서 번쩍이는 총구가 보인다. 그는 자신이 녹음한 사건 현장의 음향과 사고 사진을 매치시키고 곧 그것이 살인사건임을 밝혀내는 완벽한 증거물을 만든다. 다시 말해, 영화적 운동성과 시각, 소리라는 서로 상이한 형식을 결합시켜 잭은 퍼즐처럼 뒤엉킨 사건 현장의 숨겨진 진실을 드러낸 것이다. 의 책 리뷰를 쓰려는 데..

Dynamic Structure & Fluid _ exhibition review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권영빈) 아르코미술관은 오는 3월 6일(목)부터 5월 9일(금)까지 2014 아르코미술관 협력기획전 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예술과 과학의 공동창작 및 융복합을 키워드로 뉴미디어 영역의 프로젝트를 지속해 온 외부 기획자 김경미 대표(뉴미디어아트연구회)와 홍성욱 교수(서울대학교 과학사 과학철학협동과정)의 제안을 바탕으로 아르코미술관 학예팀이 협력하여 발전시킨 전시입니다. 아르코미술관은 융복합이라는 시대적인 화두를 안고 시각예술중심 융복합 창작 기반 조성을 목표로 예술과 다양한 분야 간 심층적인 결합과 협업을 장려하는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는 과학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국내 미디어 아티스트 -김영희, 김태희, 박미예, 이상민, 전상언, 이강성&고병량, 노드.클래스-의 작..

Flying Imagination : 공감의 근원 / HCI Creative Awards _aliceview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HCI, Human-Computer Interaction)에 대한 이론과 응용에 관한 학문을 연구하는 모임인 한국 HCI 학회는 KAIST 인공지능연구센터 소속의 연구 모임이었던 ‘한국 정보과학회의 HCI 연구회’에서 시작되었다. 디지털 콘텐츠에서부터 게임, 인간공학, 웹 디자인, 애니메이션, 인지심리학, 시각디자인을 비롯해 공학과 철학, 사회학 등을 아우르는 다학제적(Multidisciplinary) 성격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2005년 공식적으로 정보통신부에 법인 등록을 하여 한국 HCI학회로서 출발한 이후 2006년 부터는 그전보다 규모를 확대해 매년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2006년 ‘metamorphosis : 새로운 출발’을 시작으로 2014년 ‘Flying Ima..

review/Aliceview 2014.05.30

대중적 미디어아트 전시에 주제가 필요할까? : 빛의 정원 _exhibition review

‘체험형 미디어 아트’를 표방한 전시 이 지난 3월 2일 종료되었다. 본 전시를 주최, 기획한 티켓예매 업체 티켓링크에 따르면 본 전시회는 빛을 모티브로 아날로그에서 최첨단 디지털기법까지 활용한 체험형 미디어아트 전시로, 지난 4년간 일본 23개 전시장에서 70만명을 동원한 순회전시 의 전시(일본 산케이신문사, 일본미술협회 주최) 작품 중 인기를 끌었던 20개 작품을 엄선한 전시회라고 한다.본 전시 소식을 접하는 일반 관람객 입장에서는 우선 일본에서 4년간 순회전시를 하며 대중적인 인기가 검증된 전시이자, 해당 전시 작품 중 일본의 대표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12 팀의 작품을 엄선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한 전시라 여겨졌다. 여기에 본 전시가 ‘대형’ 또는 ‘인기’, ‘체험전’ 이라는 문구로 대중적으로..

래디컨트 The RADICANT _book review

"현대 미술가는 기호탐험가이다. 더 이상 고전적인 평평한 공간이 아닌, 공간뿐만 아니라 시간에 있어 무한한 네트워크인 하이퍼텍스트 세계의 조사자이다. 또한 형태의 생산자라기보다는 형태의 가치 유지, 그것들의 역사적, 지리적 권위의 통제를 담당하는 사람이다." - 니꼴라 부리요 최근 출판된 이 책은 프랑스의 큐레이터이자 평론·이론가 니꼴라 부리요의 가장 최근 저서인 『래디컨트』(2009)를 번역한 것이다. 그는 이 저서에서 문화를 새로운 시각에서 해석하려 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현대미술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두고, 담론의 장이 형성되길 바란 것 같다. 현대 미술이 과거의 모더니즘 체제에서의 보편성 대신 문화권 단위로 이해되기 때문에 바라보는 시각 역시 달라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설명키 위한 용어가 ..

PARTY 속 뉴미디어_KGIT/ UBiquitous IntermediaA Lab _aliceview

융합이라는 말은 기표로 존재하기는 쉽지만 기의로서 실천을 하기는 어렵고 힘든 일 일지 모르겠다. 현재 한국에는 융합의 바람을 타고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내세우며 만들어진 학과(학교)가 많다. 이 중에 진정한 융합과 창조적인 발상으로 의미를 실천하고 있는 곳은 얼마나 될까? 자신들의 목소리로 진정한 융합의 의미와 실천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통해 노력하고 있는 한독미디어대학원대학교(이하 KGIT)를 소개한다. 지난 2013 년 12월 20일 부터 21일까지 KGIT 상암 센터와 CINEMA HALL에서 KGIT학생들의 한 학기의 연구실적을 발표하는 ʻNEWMEDIA PARTYʼ가 열렸다. 매 학기 말에 개최되는 NEWMEDIA PARTY는 기술과 예술을 융합한 창의적인 결과물들을 선보이는 자리로, 최근의 연..

review/Aliceview 2014.04.15

토탈미술관 한일교류전 <Daily Reflections>: 미디어로 투영된 일상 _exhibition review

언제부터인가 미디어아트 전시는 현란한 테크놀로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응해야 했다. 과학관에서나 체험할 수 있던 기술을 전시를 통해 경험하는 지금의 관람자에게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미디어아트는 기술지향적인 작품을 대상으로만 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기술을 이용함에도 미학적으로만 드러날 뿐, 기술 자체는 숨는 경우도 많다.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진행된 토탈미술관의 ‘일상의 반영(Daily Refelctions)’전에서는 매우 단순한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통해 일상의 모습을 반영하기도 했다. 일본미디어아트페스티벌의 수상작 중 일부 작품들과 앨리스온 어워즈 수상작 및 몇몇 한국 작가들이 추가되어 기획된 이번 전시는 코이치미술관의 켄지 우에다 큐레이터와 토탈미술관의 신보슬 큐레이터가 ..

하프리얼 half-real : 가상 세계와 실제 규칙 사이에 존재하는 비디오게임 _book review

하프리얼 half-real : 가상 세계와 실제 규칙 사이에 존재하는 비디오게임Half-Real: Video Games between Real Rules and Fictional Worlds 최근까지도 국내에는 게임에 대한 사회적 규제 및 제도적 장치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다.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더불어 게임 산업 강화를 꾀하기 위한 규제 완화도 함께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에 관한 필요성은 게임이 지닌 강력한 몰입성과 가상성으로부터 비롯된 것일테지만, 이에 관한 진지한 접근보다는 규제에 의한 산업적 측면에서의 감소 효과 등만 나열되는 상황이다. 제스퍼 주울 Jesper Juul의 은 이러한 맥락에서 반드시 참고해야만 하는 필독 서적이다. 이 책은 그의 박사논문 Half-Real: ..

인간의 감각을 확장시키는 도구들 _aliceview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이자 문화비평가인 마샬 맥루한(Marshall McLuhan)은 저서 (1964)를 통해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책은 눈의 확장이다. 바퀴는 다리의 확장이다. 옷은 피부의 확장이며 전자 회로는 중추신경계통의 확장이다."라는 그의 말은 미디어가 인간의 심신을 확장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확장된 인간의 감각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측면을 예견한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유효함을 입증해왔다. 19세기 중엽에는 인쇄술의 발전으로 신문, 잡지 등의 인쇄매체가 대중매체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20세기에 걸쳐서는 송수신기술과 영상기술의 발전으로 TV, 라디오 등의 시청각매체가 대중의 이목을 확장시켰다. 21세기는 어떠한가? ..

review/Aliceview 2014.02.28

Hiroshi Sugimoto. 사진에게 피사체란 무엇인가_exhibition review

히로시 스기모토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05년 도쿄여행때였다. 미대로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라 에너지 넘치게 도쿄의 온갖 미술관 박물관을 돌아다니다가 당연히 도달하게 된 것이 롯본기에 위치한 모리미술관이었다. 이라는 전시제목으로 선보이고 있던 작가의 작업은 나에게 상당한 충격이었다. 그 당시 한국은 한창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이 폭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고 그에 따른 사진에 대한 관심 역시 들끓던 시절이었다. 본인 스스로도 첫 DSLR카메라를 마련하고 사진에 빠져있던 시기이기도 했다. 특히 그 흐름에 때맞춰 알려진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의 결정적 순간(Decisive moment)은 그 열기의 중심이었을 것이다. 절제된 그 한 순간, 기하학적 구도, 그리고 어떠한 변형과 조작도 용인하지 않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