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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예술과 표절의 범위

yoo8965 2009. 9. 24. 18:21


짧게 쓸 내용은 아니지만, 요즘 대한민국 가요계에 불어닥친 광풍?을 보며, 이전까지의 생각들을 정리할 겸 올려봅니다. TV 보도 이후, 그리고 소니ATV로부터의 경고장이 YG 엔터테인먼트에 보내졌다는 이야기 이후, 국내의 가요계는 카오스 상황이 된 듯 보입니다. 사실, 이러한 글을 쓰게 된 것도 해당 작곡가 및 가수를 지지하는 층과 이번 기회를 통해 창작의 기준을 다시한번 점검해봐야 한다는 두 가지의 의견 흐름 이외에도 여러가지 상황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사건일 수 있겠단 생각 때문입니다.

사실, 미디어아트 특히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도입 이후의 디지털아트를 비롯한 다양한 새로운 기술 미디어를 활용한 시각 예술의 장르에서도 이러한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알고리즘 아트 혹은 생성예술로 불리우는 컴퓨테이셔널 아트에서도 초기 작업을 보면, 과거의 마스터피스를 알고리즘화 하여 시각적으로 구현한 작업이 주를 이루었고, 이러한 알고리스트(algorist)들의 노력이 어찌보면 굉장히 순수하다고 할만큼, 해외 유명 작가의 시도들이 버젓이 매체의 성격만 바뀌어서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사례도 굳이 찾자면 일정 비율이상 존재한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디지털 아트 or 미디어아트 에서는 이러한 시도들이 일종의 패러디 혹은 기존 의식 및 내용의 전복'이라는 거창한 이유로서 (그리고 정말 그러한 의도로 만들어진 훌륭한 작업들도 있지요.) 덮여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만, 현재 국내 가요계에 발생한 표절 논란에서도 그리고 현대예술 분야에서도 해당 작품이 표절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지극히 모호한 것이 사실입니다. 어찌보면, 그러한 모호한 기준 자체가 현재의 사단들?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죠.

이러한 사건들 혹은 논란들은 결국 필연적으로 기준의 대한 물음으로 귀결될 것입니다. YG가 그토록 원작자의 대답을 기다리는 것도, 해당 기준들이 보편타당한 판결의 기준을 가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그러나 만약, 원작자가 대답은 하더라도 상황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겁니다. 물론, 여론의 향방이나 현재의 어려운 상황 등이 어느정도 해결될 수는 있겠습니다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이러한 문제들은 결국 디지털 예술에 있어서의 표절과 차용, 그리고 복제와 확산의 문제로 확장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 문제의 심각성이 여러 영역으로 확장되는 선에서 마무리가 되겠지요.

아.. 글이 길어지네요. 약간의 결론아닌 결론을 내려보자면, 현재의 이러한 논란은 우리가 속한 디지털 문화 및 예술의 현장에서 적용되기 힘든 과거의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현재의 다양한 문화예술 상황에 적용 가능한 보편 타당한 기준을 만들까요? 더군다나 그 기준은 현재의 문화 예술의 근간이 디지털 테크놀로지라는 새로운 미디어를 통해 전파되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매우 빠른 업데이트 및 상황 적용에 관한 실험들이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무지하고 발전 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는 저작권법이 될수도 있으니까요.  흑...


해럴드 경제 : YG 양현석 “대중을 속이지 않으려다 생긴 논란”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9/09/24/200909240720.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