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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and Night - 이 정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3. 27. 17:49

원앤제이 갤러리에서 3월 28일부터 4월 17일까지 Day and Night이라는 주제로 전시가 열립니다. 네온을 풍경에 설치해 촬영하여 주목받았던 '이정'작가의 전시입니다. 자세한 안내는 아래를 참고하여 주세요!

전시작가 이정(Lee Jung)
전시일정 2013. 03. 28 ~ 2013. 04. 17
관람시간 Open 11:00 ~ Close 18:00(월요일 휴관)
원앤제이 갤러리(ONE AND J. GALLERY)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130-1
T. 02-745-1644
www.oneandj.com

사랑과 구원에의 갈망

이정, Day and Night #7, C-type Print, 168x210cm, 2012


전작 ‘아포리아(Aporia)’는 황량한 풍경 속에서 빛을 발하는 네온 글자들을 통해 사랑이라는 막다른 길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작업이다. 이 시리즈는 ‘이미지와 텍스트’에 대해 지속적이고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던 내게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었는데, 그 이유는 네온이 갖는 인간적이면서도 초현실적인 매력이 텍스트에 대한 나의 새로운 시각과 해석을 촉발시켰기 때문이었다. ‘아포리아’에 담겨진 사랑의 말들의 이면에는 언제나 화자의 욕망이 내재되어 있는데, 여기서 이 화자는 풍경 속을 떠돌며 네온과 맞닥뜨리는 가상의 주인공이다. 이 1인칭 화자의 시점을 빌어서 ‘아포리아’는 마치 여행하듯, 슬픔과 갈망의 자취를 그려왔다.

‘아포리아’ 시리즈에 나오는 말들이 소유할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욕망을 담고 있다면, 그 수많은 욕망들은 결국 하나의 의미로 통하게 되지 않을까? 나는 ‘아포리아’라는 여정의 끝이 궁금해졌다. 사랑의 언어들을 해체하여 덩어리로 만드는 작업은 바로 그러한 질문들에서 시작되었다. 신작 ‘데이앤나잇(Day and Night)’은 덩어리가 된 사랑의 언어들을 통해, 인간의 궁극적인 갈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작업이다. 바다라는 상징적 공간을 배경으로, 인간의 덧없는 욕망들을 극단적으로 대비시키기 위해 모든 네온 설치와 촬영은 현장에서 이루어졌다. 검은 바다 위에 마치 표류하듯 떠있는 네온 덩어리들을 통해 구원을 꿈꾸는 인간 내면의 자화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번 시리즈는 특히 ‘God’과 ’Love’라는 두 개의 단어를 중심으로 하여 진행되는데, 이는 단테의 신곡에 대한 나의 해석을 반영한 것이다. 단테는 신곡에서 참된 신앙과 사랑을 통해 천국으로 갈 수 있다는 믿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나는 수많은 ’God’과 ‘Love’를 마치 복제품처럼, 혹은 더미처럼 그려냄으로써, 혼돈에 빠진 내면을 담아내고자 했다. 태초에 신은 낮을 빛으로, 어둠을 밤으로 이름 지었다. 어둠 속에서 찬란히 빛나는 네온글자들을 통해, 불멸의 빛을 꿈꾸는 인간의 갈망과 마주하고 사색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이정, 산유화_김소월 시, C-type Print, 148x185cm, 2012


이정 Jung Lee

이정 작가는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거쳐, 영국 켄트인스티튜트(Kent Institute Of Art&Design)에서 사진을 전공했으며, 영국 외무성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영국 왕립미술학교 (Royal College Of Art)의 사진 석사를 마쳤다. 2010년 광주비엔날레, 2012년 대구사진비엔날레 등 국내 유수의 전시와 함께, 올해 3월 뉴욕 아모리쇼에서 가진 솔로쇼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으며, 2011년 영국 프리즈 아트페어(Frieze Art Fair)에서의 솔로쇼에서도 역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오는 7월 독일 이슬링겐에서 열리는 미디어앤포토 트리엔날레(Esslingen Media and Foto Triennale)에 초청되었으며, 9월에는 두바이에서 개인전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