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전시

brand new school;새로운 대중 미술의 탄생_exhibition review

비회원 2007. 7. 1. 23:48



디자인은 계약을 통한 서비스이다.
예술은 스스로를 위해 존재한다.
디자인은 객관성을 요구한다.
예술은 주관적이다.
디자인은 지적 타협이다.
예술은 타협을 배제한다.


-쿠르트 바이데만(Kurt Weidemann)


디자인과 예술의 관계는 어떻게 정의 되어야 할까? 독일의 유명한 디자이너인 쿠르트 바이데만의 말에 의하면 디자인과 예술의 간극은 제법 뚜렷해 보인다. 주관적이고 타협이 없는, 스스로만을 위한 예술에 비해 태생적으로 대중을 향한 목적성을 지니고 있는 디자인은 예술과는 가까이 할 수 없는, 어쩌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서 있는 말 같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 우리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는 디자인 제품들과 그것을 감싸고 있는 문화의 흐름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바이데만의 주장이 과연 맞는 것인가 라는 회의가 들게 된다. 사실, 현대의 많은 디자인 결과물들은 예술의 영역에서 논해질 만큼 그 파장과 미적 성취도가 크다. 모순적이지만, 점점 더 대중에게 가까이 가려고 하는 미술에 비해, 소위 명품의 영역에 있는 디자인 제품들은 어떠한 의미론 기존의 미술작품들 보다 더한 ‘미적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그 미적 성취도는 상업적인 지표가 되어 소비자로 하여금 재화의 기능적 가치를 넘는 무형의 고가치를 부여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지적 타협성’이 타협의 지점을 넘어 대중을 ‘선도’할 때, 역설적으로 대중과의 타협을 배제한 ‘예술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선도’함이란, 작업을 바라보는 관람자에게 지나친 ‘경외심’을 주어서도 안 되며,  처음 보는 것이라 할지라도 관람자의 마음속에 익히 ‘상상해 봄직한’ 가능성을 내포 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미적 경험은 관람자의 적극적인 공감을 일으키며, 지적인 두뇌 ‘작용’을 통해서가 아닌 감성적인 직관적 두뇌 ‘활동’을 일으킴으로 보다 ‘예술적’인 성취를 가능케 한다.  
 




서울 혜화동에 위치한 제로 원 센터에서 열린 모션그래픽의 새로운 흐름 - <브랜드 뉴 스쿨>전 은 상업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디자이너, 애니메이터, 영화제작자, 사진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워크를 통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세계적인 모션 그래픽 전문 디자인 회사인 브랜드 뉴 스쿨(이하 BNS)의 작업을 중심으로 열린 전시이다.  전시장에선 모션 그래픽으로 완성된 최종 결과물을 비롯하여 작업 과정에서 수집되었던 자료와 도출된 이미지, 스토리 보드, 모형, 촬영물 등이 도큐먼트 형식으로 전시되어있는 작업들을 만날 수 있는데, 이런 관람 경험으로 관람객들은 이 시대의 또 다른 대중 예술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재현되는지를 지켜볼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이 시대의 새로운 영상들은  전통적인 미술의 감상법과는 다르게 감각적이고 이해하기 쉬우며, 최첨단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작품들이다. 관람자는 스크린을 통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음악과 색채, 그리고 움직임들에 몰입하게 된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새롭다’. 우리의 일상에서는 물론, 기존의 영상 체험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그렇다면 첨단의 기술로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움’을 주는 작업 자체가 ‘예술’인 것인가?  그것이 아니라면 이러한 영상 작업의 ‘예술성’의 변별점은 과연 어디에 두어야 하는가?





이러한 예술을 이해할 때  중요한 것은 하나의 작업이 어떠한 기술을 썼느냐가 아니라, 어떠한 방식으로 관람자와 소통하고 있느냐, 그리고 그 소통이 과연 예술적 감흥을 수반하고 있느냐 일 것이다. 'BNS'의 작업은 단순히 ‘공통된 가치’안에서의 대중성을 담보로 영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션그래픽과 같은 ‘첨단의 기술’을 통해 대중을 압도하며, 보지 못하였으나 상상할 수 있는 영상을 ‘그려냄’으로 예술의 영역에 발을 들여 놓고 있다.  'BNS'의 작업과 같은 모션 그래픽들이 단순한 재현과 홍보에 그치지 않고, 관람자로 하여금 새로운 시각적 충격을 주고, 그 충격이 신선한 미적 경험으로 승화될 때, 또한 그 경험이 관람자의 ‘지적 타협점’을 넘어 경외의 지점을 넘보지 않는 ‘선도’를 할 때, 우리는 새로운 대중 미술의 탄생을 만나게 될 것이다. 앞으로도 'BNS'과 같은 전시가 미술의 영역에서 논하여 지고 쟁점화 될 수 록, 그 만남의 시간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 믿는다.


* 모션그래픽

모션과 그래픽의 합성어인 모션그래픽은 정지 되어있는 그래픽 디자인이 아닌 4차원적 시간의  요소(프레임)가 추가된 그래픽이라고 정의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추구하는 목적은 시간적이고 공간적인 개념 위에 복합적인 매체를 이해하고 통합하는 과정 속에서 창조적인 행위가 이루어지며, 함축적인 이미지 표현뿐만 아니라 정보전달을 통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모션그래픽은 동영상 매체를 통해서 전달된다는 점에선 영화나 애니메이션과 차이가 없지만 독립적 의미단위의 상징적 이미지들의 결합적 형식이 주류를 이루며, 이미지와 시간이 가미 된 상징적 영상, type, 사운드의 3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있다.



* 작품 소개





Toyota camry "Styling" 2006

물, 빛, 그리고 근접 센서를 통하여 길을 읽을 수 있는 자동차에 대한 광고인 이 작품은 자동차가 지나가며 만나게 되는 사물들이 전부 글자로 표현되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각종 자연들과 건물, 심지어는 빗줄기 까지도 알파벳철자로 표현되는 이 작품 속에서 우리의 눈에 비춰지는 사물에 대한 정보가 글자라는 직접적인 표현방식으로 전달됨으로 인간이 주변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IMF_Network_Identity,2005

전형적인 모션그래픽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인터내셔널 뮤직 피드라는 전 세계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는 채널을 안내하는 영상이다. 경쾌한 음악과 함께 로고와 세계지도, 그리고 영상들이 경쾌한 리듬감을 가지고 움직인다. 이러한 작품들은 마치 잡지나 화보를 보는듯한 디자인을 보여주는데, 모션그래픽 작품들은 이렇게 영상매체와 출판매체의 구분 없이 서로 영향을 주며 통합적인 예술적 감흥을 불어 일으켜 준다.







ATT_Napster “Band_Posters”, 2007

핸드폰으로 음악을 다운받게 되면, 주변이 음악의 세계로 바뀌게 된다는 단순하고 전형적인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이 작품은,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이 음악과 관계된 것으로 바뀌는 풍경을 현란한 그래픽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작품은, 일상의 모습이 작가의 시선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으로 그려지고, 그렇게 보여지는 모습들이 관람자로 하여금 공감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Vodafone“Street”,2006

실제 영상과 일러스트레이션이 각기 다른 모습으로 환상과 현실을 나누어 보여주는 이 작품은, 길에서 휴대전화를 통화를 하다보면 종종 자기가 지금 어디를 걷고 있는지 잊게 되는 경험을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재미있게 보여준다.







Target"Anthem", 2006

한 전자제품 상가를 홍보하는 이 작품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팝업북을 테마로 제작 되었다. 아기자기한 구성과 따듯한 색체구성으로 현실에 없을법하지만 동화와 같은 상황은 관람자로 하여금 친근함을 느끼게 한다.



글.류임상.앨리스온 아트디렉터(orange@aliceon.net)



* 이 리뷰는 앨리스온TV 7회와 연동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