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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9월. 의류회사인 (주) 한섬의 투자를 받아 국내에 들어온 '비트폼(bitforms) 갤러리 서울'이 2007년 11월 전시를 마지막으로 2년여간의 활동들을 뒤로한채 사라진다. 비트폼 갤러리는 그동안 국 내외의 참신한 뉴 미디어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그들의 작품이 지닌 시장적 가치를 발견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최첨단의 디지털 미디어 예술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고자 시도했던 비트폼 갤러리가 지난 시간동안 남긴 의미는 무엇일까?

최근 국내에서는 다양한 형식의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예술 작품들이 선보여지고 있다. IT 관련 최첨단의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국내의 상황과 맞물려 호기심어린 시도부터 시작하여 과학과 예술의 연결성을 제시하며 구체적 연구를 바탕으로 한 전시까지 다양한 형태의 전시와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구체적 '형태(form)'가 없는 디지털 미디어의 유동적 성질때문에 다소 포함되기 어려웠던 뉴 미디어 아트의 형태들은 조금씩 현대 예술의 한 양상으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재의 상황을 느긋하게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후기산업사회의 도래 이후, 예술은 사회 속에 존재하는 하나의 사회적 생산물로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자연스럽게 예술이 가지고 있던 소장가치들은 재화가치로 변화하였고, 경제적 가치로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물론, 예술은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을 비롯하여 다양한 층위로 구성되어 있지만, 현대의 예술 작품은 경제성이라는 또 하나의 중요한 척도를 지니고 사회와 복잡한 함수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현대 예술의 흐름에서 뉴 미디어 예술 작품의 경우, 그 설자리가 분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 원인을 분석해 보기 위해서는 우선 새로운 미디어를 활용한 예술의 형태, 즉 '뉴 미디어 아트' 라는 새로운 예술 형태(혹은 장르)에 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사진으로부터 시작된 '뉴 미디어'는 본질적으로 복제와 합성이 가능하며, 디지털 시대에 이르러서는 본질적 속성 조차 물질적 체계를 벗어나 비물질적 체계에 근본을 두게 되었다. 즉, 뉴 미디어 예술 작품의 경우 벤야민이 말을 빌자면, '원본성'은 사라지고 그 원본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의 개념또한 몰락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경제적 관점에서 보자면, 원본성을 잃은 생산품은 그 가치 또한 함께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매우 현실적인 이유도 동시에 존재한다. 뉴 미디어 예술 작품을 구성하는 '미디어'가 계속 발전함에 따라, 기술 중심적 예술 작품인 뉴 미디어 예술 작품의 경우, 시간의 경과와 함께 작품의 의미 또한 퇴색되기 쉽상이며, 의미 보존을 위한 기술적 지원(유지 및 보수) 또한 행해져야 한다. 이러한 '일회성' 혹은 '번거로움'이 뉴 미디어 예술 작품의 경제적 가치를 상승시키지 못하는 현실적이고 주된 이유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새로운 미디어들을 활용한 예술의 경우 아직까지 경제성을 담보로 한 뚜렷한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기존의 예술의 형태와 결합된 다양한 시도들이 선보여지고는 있지만, 이 또한 안정된 형태로서는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은 뉴 미디어 예술 작품을 대상으로 활동을 보여온 전시 공간들의 상황(특히, 국내의)을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지난 몇 년간의 동향을 살펴보자. 뉴 미디어(혹은 디지털) 전문 갤러리 혹은 지원 공간을 표방한 다양한 공간들이 그 목적과 형태가 전환되거나 폐관이라는 극단적인 형태로까지 이르고 있다. 앞서 언급한대로 현대의 예술 흐름이 그 경제적 가치와 산업적 시스템과의 영향 관계에 속해있다는 점에서 보자면, 뉴 미디어 예술 작업들이 놓여져 있는 현실은 어쩌면 너무나 살벌하고 냉엄하다. 이러한 냉엄한 현실 속에서 뉴 미디어 아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떤 것일까? 과연 새로운 미디어 예술 작품을 구성하는 '비트(bit)'는 현실적 '형태(form)'로서 자리 잡을 수 없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보다 지속적인 뉴 미디어 예술 작품에 대한 연구와 실행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다양한 시도들이 행해지고 있다.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새로운 미디어는 예술가들에게 있어 기존에는 생각지 못했던 '상상' 과 '이상'의 영역에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 있는 도구이자 본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미디어를 통한 예술 작품이 표면적으로만 포장되고, 기술적 신기함으로만 그치며, 예술 작품이 가질 수 있는 '소장 가치'를 저버린 채 정체(停滯)된다면, 뉴 미디어를 통한 예술의 형태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가능성으로만 존재할 것이다. 현실적 제약을 벗어날 수 있는 미디어 예술 작품에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역설적일지 몰라도 가상적인 그 무엇이 아닌 '실체'이자 '현실'이기 때문이다.
 

***

12월 앨리스뷰에서는 디지털 미디어 전문 갤러리인 '비트폼 서울' 이훈송 실장과의 짧은 인터뷰를 개제합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공개를 허락하신 이훈송 실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는 바입니다.


 

Q. Bitforms gallery _seoul' 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 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2005년 초에 한섬측으로부터 bitforms의 서울 분점에 대한 가능성 여부 타진을 위해 연락이 왔고 곧 bitforms의 Director 이자 사장인 'Steven Sacks' 씨와 (주)한섬과의 미팅을 통해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이후 곧 'bitforms seoul' 갤러리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습니다.



Q. Bitforms gallery _seoul' 은 2005년 9월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여 왔습니다. 기억에 남는 작업과 전시가 있었다면요?


A. 저는 개인적으로 ?Bjoern Schuelke?의 작업과 Sachiko Kodama의 작업을 인상적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대림미술관에서 개최되었던 computer 와 art전시도 근본을 되짚어 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기억에 남습니다. Rafael Lozano-Hemmer같은 비중 있는 작가와 국내 작가들과 전시의 기회를 더 많이 가지지 못한 점은 많이 아쉽네요.



Q. Bitforms gallery _seoul' 에서는 한국 작가들을 뉴욕 비트폼으로의 진출을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사례가 있나요?


A. 현재 최우람씨가 뉴욕 화랑과 활동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박준범씨도 그룹전을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형구씨의 작업에도 관심을 보였으나 아라리오 갤러리의 전속이며 뉴욕에 아라리오가 진출하는 관계로 approach를 하지 않았습니다.



Q. 뉴 미디어 예술 작품의 시장과 그 유통을 위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어떠한 것일까요?


A. 흠.. 어려운 질문이네요.. 우선..뉴미디어 아트가 무엇인지..근본부터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요즘 들어요.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뉴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디자인인지 예술작품인지를 작가 스스로 엄격하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려면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해묵은 질문을 다시 꺼내지 않을 수 없지만..자신이 어떤 쪽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미디어 기술이란 도구를 사용할 때 보다 설득력 있는 작업이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요즘 들어 부쩍 드는 생각이지만, 미디어 기술을 사용하여 작업하는 이들은, 미디어의 사회적, 윤리적 책임감에 대해서도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러한 시행착오와 고민 그리고 실험의 과정들이 선행되어야 미디어 기술을 활용하는 예술이 시작될 수 있고 아울러 미디어 아트의 시장도 형성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미디어를 활용한 디자인 그리고 작품으로서의 결과물의 유통을 가능케 하기 위해선 프로페셔널한 마감이 중요합니다. 아트는 개념적인 것에 중점을 두지만 그것을 유통하는 작품 시장에선 미디어 작업의 시한부 인생이 유통을 힘들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인 것 같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작가가 스스로 작업의 'maintenance'에 대한 책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Q. Bitforms gallery 의 목적인 뉴 미디어 아트 작품의 시장 개발에 관한 개인적 소견이 궁금합니다. 특히나 국내에서의 전망은 어떠한가요?


A. 제 개인적인 의견은.. 국내의 뉴 미디어 아트 작품 시장은 아직 전망이 어둡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뉴미디어 기술을 사용하는 보다 진화되고 실험적인 'art form'의 출현은 아직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즉, 뉴미디어 아트가 아트로부터 분리되어 인식되어 온 것이 과연 미디어를 활용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에게 도움이 되는 지에 대해 의문이 듭니다. 오히려 기존의 순수미술 아티스트들이 미디어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할 때 우리가 미디어 아트라는 이름으로 기대하는 무언가가 생산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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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ediapeople 2007.12.12 22: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름 몇개 안되는 제대로 된 미디어 아트 공간이었는데 넘 아쉽네요ㅠ_ㅠ

  2. jestures 2008.01.17 17: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디어아트 자체의 한계인 것 같기도 합니다.
    무엇이 미디어아트다! 라고 아무도 정의를 내리지 않으니까요.
    다른 미술장르처럼 형태라도 있다면 좀 더 이해하기가 쉬울텐데
    더더군다나 기술에 많이 의존하고 있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의미가 퇴색되어버린다는 점이 치명적인 것 같습니다.
    시간이 쌓여 의미가 되기 힘드니까말이죠.
    정말 궁금합니다.
    미디어아트가 긴 생명을 가질 수 있을지.

  3. joony 2008.01.23 00: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 그런점에서 보자면, 현재 소프트웨어들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차이점이라면, 소프트웨어들의 경우 분명한 기능적 이유를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 되겠지만, 저작권 문제에서부터 조금씩 해결의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을 공유하는 미디어아트'에서도 일정 부분 적용시켜 발전시켜 본다면, 어느정도는 시장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전 예술 작품이 지닌 시간을 초월한, 아니 시간의 흐름을 배경으로 가치가 쌓여가는 모습들을 구현하기는 어렵겠지요. 따라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예술 작품의 경우, 그 시대의 사회적, 문화적, 기술적 배경과 함께 아카이빙 되어야 작품의 의미를 온전히 보존할 수 있겠습니다.

    이것 외에도 해결되어야할 문제가 많습니다만,,,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