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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미술 공간 V.C.T(Video Center Tokyo) : 비디오 아트에서 실험이라는 것은 무엇인가?_web r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 20. 23:16

  어떠한 문화적인 현상이나 테크놀로지에 있어서 우리는 항상 그 초기 출현에 주목하게 된다. 1895년 영화가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단순히 ‘움직이는 이미지’를 향해 열광했다. 이후 영화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전용되면서 단순한 ‘볼거리(Attraction)'로서의 대상에서 문화상품, 더 나아가 예술로의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하지만, 영화가 예술로서 승격화 되어 가는 과정은 대중들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게 된다. 이후 영화는 학문적으로 접근되고, 산업적인 규모로 판단되기 시작한다. 더욱이 무수히 많은 양이 생산되는 시점에서 우리는 영화를 단순히 보면 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하고, 판단해야하는 입장에 서게 된다.
  이 점에 있어서는 인터넷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초기에는 국제적인 온라인망이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그 속에서 보여지는 한 장의 이미지에도 열광하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를 압도하는 엄청난 양의 정보들이 온라인에 넘쳐난다. 그 가운데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선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혼란의 상황에서 비디오 아트와 관련된 수많은 사이트들을 헤엄쳐 다니다 발견한 하나의 사이트, 그것은 켄타키 타로를 주축으로 만든 대안 미술 공간 VCT(
www.vctokyo.or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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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이트를 보면서 한국 예술계에 ‘실험’ 혹은 ‘실험적’이라고 일컬어지는 집단 중에 정말 실험적인 곳이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내 생각에 이미 한국의 ‘예술 장(field)’내에서 실험적이라는 말은 하나의 ‘코드code’로써 사용되는 것 같다. 다시 말해 실험이라는 용어가 제도나 장르의 범위를 깨는 의미로서의 실험이 아닌 실험이라는 하나의 장르 속에 매몰 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실험영화, 실험영상이라는 것은 그것을 이해 할 수 있는 사람들, 감상에 대한 교육을 전제로 한 엘리트적이고 권위적인 작업의 경우가 많다. 또한, 한국에서 생산되어지는 ‘실험이라는 코드’는 이미 30~40년 전에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생산된 방식을 답습하는 수준에서 재생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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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의 재생산을 위해 만들어지는 미술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하는 것이 대안미술이다. 이와 관련하여 여기에서 소개하는 사이트는 일본의 무사시노에서 수학하고 작가로 활동했으며 2002년부터 2004년까지 독일 칼스루헤 국립조형예술학교에서 작업하다 돌아온 켄타로 타키가 조직한 "비디오 센터 도쿄(Video Center Tokyo, 이하 VCT)"이다. VCT는 비영리 단체로 조직되어, 아시아와 국제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와의 교류에 대한 정보, VCT에서 전시한 프로젝트에 관련된 작업들을 볼 수 있다.

VCT의 웹사이트는 크게 VCT에 대한 소개와 홍보를 위한 탭, 그리고 비디오 아트에 대한 정보들로 구성되어 있는 탭으로 나뉜다.

[What is VCT]에서는 VCT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다. 2001년에 조직된 VCT(Video Center Tokyo)는. 몇몇의 젊은 비디오 아티스트에 의해 설립이 되었으며, 현재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다. VCT에서 작가 겸 큐레이터를 맡고 있는 켄타키 타로는 국제적인 대안 공간의 네트워크로서 이 사이트를 개설하였다. (그는 한국의 대안공간 루프(Loop)의 ‘루프(Loop) : Move on Asia'라는 비디오 아트 페스티벌에 작가로 참여한 경력도 있다.) [History]에서는 지금까지 VCT가 흘러온 궤적을 보여준다. 2001년부터 VCT의 작업들이 링크되어 있어, 비디오 아트에 대한 그들의 활동을 알 수 있다. [News]탭은 VCT의 작업을 모아둔 DVD가 발매되었다는 소식이나, 켄타키 타로의 작업 전시 일정 등, 비디오 아트 전반의 뉴스라기보다는 VCT를 홍보하는 공간으로 사용된다. 대안공간이라는 비영리단체의 생리상 이러한 홍보의 창구는 늘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서 아쉬운 점은 관련 뉴스로 링크되는 사이트는 대부분 일어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제적인 대안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영어로 소개할 수 있는 센스가 필요하지 않을까?



[Videoart Channel]은 과거부터 앞으로 있을 전시회에 대한 정보와 작업을 웹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곳이다. 일본의 전시회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북미 지역의 비디오 아트 정보를 알 수 있다. 또한 VCT에는 별도의 아카이브가 존재하는데 비디오 아트에 관련된 작업, 책, 문서 등 일본 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 걸친 정보를 보관하고 열람할 수 있으나, 직접 방문해야만 관람이 가능하다. 도쿄에 갈 일이 있다면 사이트에 들어가서 미리 예약을 하고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Products]탭을 보고 VCT에서 발매한 다양한 비디오 작업을 판매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Vidiot in Contemplation"이라는 DVD 정보만이 나와 있다. 대부분 일본 작가들의 작품이 담겨있고, 한국 작가로는 한성남 작가가 포함되어 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인해,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비디오 아트’가 확산 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주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물론, 멀티채널 방식의 비디오 작업과 같은 경우 오프라인 상에서 전시되는 것과의 괴리는 분명 존재하겠지만, 나름대로 비디오 작업의 감상이 대중화 되는 것에는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는 것은 지나칠 수 없는 사실로, VCT 사이트 또한 그 역할의 한 파편인 것이다.

글.CACA (비디오 아티스트) marylongm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