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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on Young : Songs for Disaster Relief World tour _exhibition review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서”Samson Young : Songs for Disaster Relief World tour 지난 2월 9일부터 5월 6일까지 홍콩 M+파빌리온에서는 삼손영(Samson Young)의 월드투어 개인전 가 열렸다. 제57회 베니스비엔날레 홍콩관 작가였던 삼손영은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홍콩에 대한 의문점을 설치, 드로잉, 퍼포먼스 등을 통해 표현하는 작가다. 특히 그는 자신을 ‘사운드 아티스트’라 소개하는데, 이는 사운드를 매체로 다루는 작품뿐만 아니라 자신의 작품 대부분의 주제가 사운드 자체에 집중되어있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열린 이 개인전은 베니스비엔날레의 귀국보고전으로, 베니스비엔날레의 아르세날레(Arsenale)에 설치되어있던 그의 작품과 이후 M+에서 제작지원한 작품을 한 ..

인간과 기계의 상호매개성: 해럴드 코헨(Harold Cohen)과 아론(Aaron) _Aliceon_Archive

사진 출처: https://calendar.ucsd.edu/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고 있는 오늘날, 인공지능의 예술 창작은 매우 가까이 와있다. 그러나 이미지 생성이나 인식, 컴퓨터 비전 등 기술의 성급한 발전에 비해 아직 인공지능의 예술 창작에 관한 논의는 충분히 이뤄지고 있지 않다. 인공지능의 예술 창작이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아직 정립되지 않은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과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미 40년 전, 인간과 인공지능의 예술을 보여준 선구적인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해럴드 코헨(Harold Cohen,1928~2016)과 그가 개발한 아론(Aaron,1973~2016)은 창작에 있어서 인간과 기계 사이의 상호매개성을 보여준 선구적인 사례였다. 이들의 협업은 현대적 인공지능이 등장하기..

E.A.T. 예술이 기술을 사유한 그 때를 논하다 - 1부 _exhibition review

미디어 아트라는 단어를 뜯어보면 새삼 이상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미디어를 다루는 예술, 기술을 다루는 예술. 그런데 미디어라는 것은 화가가 사용하는 캔버스나 붓, 망치와 정으로부터 컴퓨터, 스크린, 각종 피지컬 컴퓨팅에 사용하는 센서까지, 그 모든것을 포괄한다고 이야기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기술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컴퓨터 기술, 무선 기술, 피지컬 컴퓨팅 기술 모두 IT라고 통칭하는 분야에 속한 기술이다. 동시에 사진을 찍는 기술, 유화를 그리는 기술, 조각을 만드는 기술 역시 기술이며 그들 도구를 만드는 것까지도, 나아가 인간이 어떠한 목적을 위하여 하는 행위 모두 기술의 범주 안에 들어갈 수 있다. 이 안에서 ‘기술’은 결과물로서의 기술과 사용 방법과 노하우로서의 기술이 혼용되고 있지만 양 ..

당신은 누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가? : 『보는 눈의 여덟 가지 얼굴 | 시각과 문화』_book review

당신은 누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가? : 『보는 눈의 여덟 가지 얼굴 | 시각과 문화』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는 말처럼, 단 한번이라도 바라본 대상에 의심을 해본 적이 있을까? 『보는 눈의 여덟 가지 얼굴』에서는 시각이 다른 감각들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다고 생각하는 통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대상을 바라보는 것은 단순히 시신경의 작용으로 환원될 수 없는 문화적 현상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교육의 차이, 인종의 차이, 남성과 여성이라는 차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서로 다르게 만들 수밖에 없다. 저자인 마리우스 리멜레와 베른트 슈티글러는 서론과 결론을 제외한 총 8파트에서 ‘눈’이라는 매체를 통해 발현되는 시각문화의 다양한 단면을 고찰했다. 이 책은 ‘보는 눈의 여덟 얼굴’로 역사적, 포스트식민적..

<Otherly Space/Knowledge >: 감각과 지식 사이에 있는 것들_exhibition review

Otherly Space/Knowledge : 감각과 지식 사이에 있는 것들 지난 3월2일부터 25일까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는 아시아문화전당 창제작 스튜디오 2와 3, 문화창조원 로비, 볼트 공간 등에서 진행된 전시로, 미디어테크놀로지의 개입이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의식으로 확장되고 있는 오늘날의 현상을 다루었다. 데이터 세계와 동시다발적으로 연동되는 지금, 예술은 감각과 지식 사이의 또 다른, 제3의 공간을 어떻게 확장하고 있는가? 피어스 바르네크+매튜 비더만, (2015) 가장 처음 만나는 작품은 사운드와 비디오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피어서 바르네크와 1990년부터 다양한 매체와 사회환경에 관심을 두고 활동하고 있는 매튜 비더만의 작품이다. 어두운 전시장으로 들어서자 진동이 느껴지는 낮은..

사피엔스: 인간 종의 비극적 서사시 _book review

인간에 대해 논하는 책은 많다. 모든 인문학이, 문화가, 예술이 인간으로부터 시작되며 인간이 소비하고 즐긴다. 그렇다면 ‘종’이라는 부분은 어떨까. 상당한 주목을 받았던 유발 하라리의 는 "우리를 지칭하는 ‘인간’은 하나의 종이 아니었다" 라는 지점에서부터 이야기를 출발시킨다. 지구에 퍼져 있던 인간종 중 우리의 직계 조상인 '사피엔스'는 실로 타고난 잔혹한 정복자였다. 그들은 동시대를 살고 있던 형제 종들을 모두 절멸시키고 스스로의 숫자와 활동 영역을 불리며 지역을 정복해 나갔다. 결국 사피엔스의 뒤에 남는 것은 사피엔스 자신과 자신이 사용하고 다룰 몇몇 종들 뿐이었다. 동등하거나 신체적으로 열악한 조건을 가진 사피엔스가 그의 형제 종, 그리고 여러 대형 동물종을 멸종시키거나 복속시킬 수 있던 이유는 ..

<감각과 지식 사이 Otherly Space/Knowledge>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_렉처퍼포먼스 스케치 리뷰 _aliceview

, 국립아시아문화전당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디어아트 전시 는 물리적 공간에서 제시되는 개념을 넘어서 미디어아트의 테크놀로지가 점차 인간의 의식으로까지 확장을 가져오고 있는 현상에 주목하여 AI, 전자파 등의 다양한 기술을 사용한 작업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참여 작가들의 작업을 소개하는 렉처퍼포먼스가 진행되었습니다. 렉처퍼포먼스는 근래에 들어서 많은 기관에서 시도되고 있는 전시연계 프로그램으로 전시에 소개된 작품에 대해 조금 더 심도 있고 자세한 배경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기대감을 가지게 합니다. 비록 오프닝 당일에 진행된 일정상 시간적 제약으로 렉처퍼포먼스는 작가들이 준비해온 발제량에 비해 간소하게 진행되기도 하였지만 짧다면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작가들의 ..

review/Aliceview 2018.04.16

네오토피아: 데이터는 우리를 어떤 미래로 이끌고 있는가.

우리가 만들고 있는 데이터가 증가하고 있는 속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기하급수라고 표현하는 그 너머에 있다. 구글의 회장 에릭 슈미트는 2012년 컨퍼런스 석상에서 이런 말을 했다. "2003년까지 인류가 쌓아 온 데이터는 약 5엑사바이트(5천만테라바이트)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틀만에 동일한 양의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다." 이틀만에 5천만 테라바이트이다. 지금은 이보다 더할 것이다. 우리 인류는 저장을 위해 하루에만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2테라바이트 하드디스크 2천 5백만개가 넘게 필요한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냥 흐르는대로만 놓아둔다면 유전자에 각인되거나 구전이 되는 일정부분을 제외하고 자연히 사라져버릴 지식들을 우리는 에너지를 들여 강제적으로 보존하고 쌓아왔다.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인..

기술에 대한 편집증적 고찰의 자세: 테크네 파라노이아_exhibition review

오늘날 우리가 먹고 마시고, 입고 사용하는 상품과 기계가 어디에서 시작해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 지는가를 알아내는 일이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 기계와 상품들은 사용자로 하여금 ‘쉽고 편리함’을 이끌어 내기 위해 가장 복잡한 과정과 시스템은 이면에 숨긴 채, 최대한 간편하면서도 혁신적인 모습으로 다가와 곁을 장악하기를 시도한다. 여기서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삶의 깊은곳에 침투하고 일부를 이루며 인식과 행동을 제어하는데 탁월한 모습으로 일조한다. 지난 11월 플랫폼 엘 에서 열린 전시 는 김예슬, 두루필(곽주영)로 이루어진 프로젝트 팀 BAR 25의 기획으로 이루어진 전시다. 일정한 기술에 입각한 인간의 제작활동 일체를 뜻하는 테크네(Techne)와 강박을 뜻하는 파라노이아(Pa..

사운드의 잔해:아르코미술관 <혁명은 TV에 방송되지 않는다> _exhibition review

의미는 혁명을 통해 획득된다. 빨주노초파남보만 있는 세계에 연두색이 불쑥 “나도 색깔이다.”라고 외치며 의미를 찾는 싸움. 의미망 안에 들어오지 못한 무의미한 존재들의 의미 찾기.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사실 존재 조차 알지 못했던 그들의 아우성을 있는 듯 없는 듯한 엠비언스 정도로 여기며 흘려 보냈던 존재들. 앞만 보고 걷다가 넌 도대체 무슨 소리를, 왜 하고 있었던 거냐며 그제서야 머쓱한 생각에 뒤돌아보게 하는 그 소리들. 아르코 미술관, 에 있었다. 예를 들어, 헤바 Y 아민 작가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준 소리와 같은 것이다. 이집트 당국이 폐쇄한 인터넷을 대신해 개발된 을 통해 이집트인들은 음성 메일을 교환하고 전화로 자신의 메시지를 남길 수 있었다. 그 소리는 마치 닿을 수 없는 곳까지 닿기 위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