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골구조와 커튼월(curtain wall), 엘리베이터 등의 근대기술에 의해 건축은 점차 지역적 차이가 사라지고 세계 각국 도시에서 국제양식의 고층 오피스빌딩 같은 동질적 공간과 형태를 만들어 냈다. 경제 성장과 기술의 발전이 어떤 양식의 외관도 가능하게 만들고, 내부 기능이 감춰지는 대신 외부 이미지인 디자인에 의해 건축의 정체성과 가치가 결정되게 된다. 이른바 탈물질적 가치가 물질적 가치를 압도하면서 건축은 소비사회에서 패션의 유행과 다름없게 되었으며,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근대사회의 기계미학적 선언은 급속도로 생명력을 잃게 되었다. 현대 정보화 시대의 건축들이 더 이상 장소나 구조에 구속되지 않고 점점 표피적 이미지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