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학자이자 『장미의 이름으로』를 쓴 소설가로도 잘 알려진 움베르토 에코의 『궁극의 리스트』는 다시 한번 그의 문학과 예술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그 깊이에 감탄하게 되는 또 다른 시선을 제공한다. 에코는 이 책에서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현대까지, 서양 문학과 예술 속에 나타난 여러 가지 목록들과 열거의 예를 보여주면서 목록의 개념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추적한다. 문화사 전반에서 '목록'은 중세, 르네상스, 그리고 바로크 시대에, 그리고 특히 근대와 포스트모던 세계에 계속해서 등장한다. 결국 우리가 여러 다양한 이유로 목록의 무한성에 얽매여 있다는 징후이다. 원칙적으로 보면 목록은 여러 형태의 예술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강박적인 리듬이 반복되는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볼레로」는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