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디지털 이미지 이번 전시의 의도는 기획자의 설명에 따르자면, 웹상에 비트맵으로 존재하는 디지털 이미지 혹은 디지털 사진이 미술관이나 갤러리 같은 기존의 예술 공간에 물체로 구현되었을 때의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애초에 전시는 온라인 전시와 함께 여러 나라의 미술관에서 같은 기간동안 똑같이 출력된 디지털 사진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즉, 전시의 요점은 같은 시간에 다른 장소에 존재하는 출력된 디지털 사진이 야기하는 다양한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디지털 이미지의 문제는 출력이나 인쇄의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 이미지 혹은 사진의 존재론이나 위상을 다루기 위해서는 원론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사진’이라는 단어에서 기인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에겐 새로운 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