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지는 않지만 색다른 형태의 전시가 눈에 띕니다. 온라인 공간과 오프라인 공간 모두에서 진행되는 전시. 온라인에서 보여진 많은 작가들 중 방문자들의 인기도에 따라 선발된 작품들이 오프라인에서 선보이는 연계. 원작의 작품만 파는 것이 아닌 프린트와 포스터, 핸드폰 이미지까지 건드리는 판매포맷의 다양화.
바로 아트폴리에서 진행하는 on-off 미술전입니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은 작품의 판매라기보다는 '이미지'의 판매를 진행하는 모습입니다. 아트폴라는 회사의 특징, 즉 인터넷 아트 마켓이라는 형태에서 나오는 그 모습은 기존의 미술품 판매자, 즉 갤러리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갤러리에서 진행해 왔던 미술작품의 상품으로서의 관리와 이를 통해 매겨졌던 가치(=가격)은 많은 사람들이 섯불리 접근할 수 없었던 높은 벽이었습니다. 작품을 산다는 건 일반인이 할 수 없는 행위로 비춰졌죠. 이는 사진의 등장으로 이미지의 복제가 가능해져 누구나 미술작품(=이미지)를 소유할 수 있을 것이라 예견했던 벤야민이 틀리게 된 이유, 즉 아우라로 감싸인 originality와 이를 통해 부각된 작품의 상품성입니다. 이런 비쌀 수 밖에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원본의 가치는 '투자대상'으로서의 상품이라는 모습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라는 왜곡된 모습을 강요했죠. 특히 작년까지 진행되었던 우리나라 미술 시장의 호황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그 때의 미술품 소장은 오직 '투자'의 모습이었죠.
이 전시와 아트폴리가 택한 인터넷 판매는 결국 포맷의 변화이긴 하지만 그 결과 조금 다른 모습을 드러냅니다. 원작도 원작이지만 명함, 포스터, 휴대전화 이미지 등으로 다양화된 포맷으로 팔리는 작품의 '이미지'라는 점에서 두드러집니다. 이런 '이미지'의 판매는 원본성에서 나오는 가격을 깨뜨릴 수 있죠. 틈새시장의 발견이겠지만 이런 이미지 시장의 모습이 벤야민이 이야기했던 아우라의 파괴, 그로 인한 작품 소유 권력의 해체와 작품 접근의 평등성 획득의 예로 본다면 좀 지나치게 찬양한 것이려나요. ^^;
이렇게 온라인으로 작가들과 작업을 카타로그화하고 다양한 포맷을 통해 이미지를 판매하는 모습을 시스템화한 온라인 시장은 최근 그 모습을 하나 둘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의 등장 이후 미술에 대한 정보의 확대와 확보가 용이하게 된 것이 첫 변화였다면 이러한 온라인 시장의 구체화를 통한 미술의 소비와 향유 역시 확대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자본주의 시스템 하에서 관심의 집중을 넘어 소비자층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그 분야의 질적 성장 가능성을 높여 줄 테니까요.
전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 주세요.
http://artpoli.tistory.com/174
아트폴리 홈페이지
http://artpoli.com
갤러리 라메르
http://www.gallerylam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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