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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cit Group,Visible Sound!?_interview

aliceon 2009. 8. 13. 16:49


본 인터뷰는 기술미학연구회가 진행하고 앨리스온이 협조하여 만들어진 콘텐츠입니다. 기술미학연구회는 미디어 아트에 대한 담론 생성과 폭넓은 교류를 위해 만들어진 단체로 그를 위한 기술미학포럼, 기술미학강좌 및 출판사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또한 그렇게 만들어진 자료들의 폭넓고 효과적인 공유를 위해 여러 관련 그룹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이번 앨리스온과의 협조도 그러한 활동의 한 모습입니다.

본 인터뷰는 기술미학연구회와 Tacit Group이 함께 진행하게 될 <제 4회 기술미학포럼 : Visible Sound!?>에 포함된 부속 기획으로 포럼에 앞서 Tacit Group에 대한 소개와 포럼에서 진행하게 될 여러가지 이야기들에 대한 사전 정보 전달과 예고를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인터뷰는 기술미학연구회 연구원들과 Tacit Group 중 장재호 교수, 작가 가재발과 함께 하였습니다.

제 4회 기술미학포럼 : Visible Sound!?
진행주체 : 기술미학연구회, Tacit Group
진행장소 :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진행일시 : 2009. 8.23(일)

자세한 정보는 다음 링크를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포럼 정보 : 기술미학연구회
공연 정보 : 두산아트센터


Q. '사운드 아트'라고 하면 '사운드'에서 출발하는 의미가 강하다. 일반적으로 사운드 아트 그룹으로 소개되는 Tacit Group이지만  그 의미와 다르게 청각적 요소 뿐 만 아니라 시각적 이미지가 많이 등장하고 이들을 결합한 작업을 보여주고 있다. Tacit Group이 추구하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장재호 : 우리가 영감을 얻고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모두 디지털 미디어와 관련이 있다. 우리는 그 지점의 가능성들을 보았다. 디지털 도구들을 통해 음악을 만드는 방식과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 모두 같은 접근방식과 맥락에서 진행이 가능하며 우리는 바로 그 지점에서 어떤 매력을 보았다. 우리는 음악, 이미지, 여러가지 텍스트들을 함께 만들고 융합해보는 식의 작업구도를 가지고 있다. 즉 여러가지 요소들의 해체라는 말보다 오히려 통합이라는 관점이, 즉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하나의 중심으로 통합되어 간다는 쪽이 맞을 것이다. 우리는 디지털 미디어의 가능성인 알고리즘을 통해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시스템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큰 그림이다.


Q. Tacit 스스로 사운드 작업을 한다 라고 표방하고 있는 것인가?

장재호 :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우리는 사운드 아트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 그 용어는 미술에서 발생한 용어이다. '사운드아트'를 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우리가 활동을 시작할 때 '이런 음악을 할 거야, 이런 예술을 할 거야' 라는 구체적 방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대신 아까 말했던 커다란 그림을 가지고 그런 방향 안에서 재미있는 것을 해보자 라는 마음을 가지고 시작했다. 예술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우리의 정체성은 구축 중이다. 굳이 언급하자면 모든 것들이 뭉뚱그려져 한데 합쳐지는 디지털적인 그룹이다.




Tacit Group_Game Over Take 3


Q. 기존의 음악 교육과 작업 방식에서 새로 뉴미디어라는 매체를 사용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장재호 : 우리는 어떤 특정 모델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다만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았을 뿐이다. 뒤돌아보자면 지금까지 우리가 하고 있는 음악은 난해하기만 한 것이었는데,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다른 곳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너무도 재미있는 것들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 곧 눈이 트였다. '우리도 스스로의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재미있는것을 해 보자'에서 출발한 것이다. 바로 디지털 미디어라는 것을 통해 새롭고 특별한 것을 시도해보자! 라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고 철학이었다.
그렇다고 음악가, 비주얼 생산자, 엔지니어 등이 모두 모여 협업해 보자 라는 것은 아니었다. 그 모든 것을 우리 스스로가 해보자, 내 안에서 감당해보자 라는 자세를 가졌다. 많은 것을 '스스로' 접하고 진행하면서도 재미있는 것을 해 보자 라는 자세였다. 처음에는 우리의 그러한 태도를 '다빈치 스타일'이라고 불렀다. 수많은 디지털 미디어 요소들의 가능성 가운데 가장 매력있었던 것이 바로 알고리즘이라는 부분이었다.


Q. '재미있는 걸 많이 할 수 있어서 확장하게 되었다'라고 하셨는데 재미있는 것이라면 왜 재미있는지?

가재발 : 재미라고는 했지만 막상 창작의 측면에서 생각해보자면 재미는 다른 말이 되어버린다. 작곡이나 영상을 다루는데 있어 생성되는 감정은 '할 수 밖에 없어서, 괴로워도 작업을 해야만 하는,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서 희열을 느낀다. '하지 않을 수 없기에' 나아갈 수 밖에 없다는. 아이러니이다.


Q. 재미던 고뇌이건 확장에의 욕구이건 예술가로서의 직감이던, 왜 그러한 욕구가 발생하고 이동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앞으로 진행될 우리 포럼의 목표일 것이다. 왜 그렇게 갈 수 밖에 없는지, 왜 이런 결과물이 나오게 되었는지를 관객들과 소통하는 장소가 포럼이기 때문이다.

가재발: 디지털 작업에 뛰어든 동기를 이렇게 정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단지 '음악과 영상이 어울리면 재미있겠다' 에서 출발한 것은 아니다. 컴퓨터라는 기구를 통해 음악, 영상, 심지어 한글의 의미마저도 0과 1로 환원되어 합쳐지고, 그 융합물의 전달이 가능하다는 점이 재미이고 우리가 움직인 이유일 것이다. 계산만 잘 해 놓으면 모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그걸 안 순간 안할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영상이 움직이고 음악이 움직이고 의미가 바뀌는 등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함께 움직이는, 모든 것을 하나로 보고 표현해 보자는 것이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이었다.


Q. 총체적이라는, 일반적인 단어로는 멀티미디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현대는 분리되어 있던 여러 매체들이 함께 동화되어 새로운 무언가가 나오는 시기이다. Tacit Group은 '무엇이 나올지 궁금해서 해보고 싶다' 라는 갈망을 통해 나온 그룹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처음 <사운드 아트>라는 용어가 나온 것은 Tacit Group의 구성원들 모두가 음악을 베이스로 하고 있고, 발아된 여러 결과물들 역시 '이미지로 강화된 음악 중심의 무엇'이라는 느낌이 강했기에 사운드아트를 하고 있는 그룹이다라는 인식을 얻은 것 같다. 우리도 처음 사운드아트 그룹이라는 이름을 들은 다음에 결과물 보았는데 사운드가 그 기저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이미지 등의 다른 요소들이 종속적이지만은 아닌 느낌이 들었다.

장재호 : 우리 자신을 소개할 때 주로 사용하는 용어는 '오디오 비주얼 퍼포먼스Audio Visual Performance'이다. 우리도 어떤 용어로 우리의 정체성을 정할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Q. 작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사운드'에 대한 Tacit Group의 생각은?

장재호 : 구성원 각각은 서로 다른 음악성과 음악 만들어내기 위한 노하우들, 감각들을 가지고 있다. 그런 것들이 은연중에 드러나긴 하겠지만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는 '늘 해오던 식의 접근이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한다' 라는 관점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음악이 아닌 무언가 다른 음악이 나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음악의 세계를 발견하고자 하는것이 우리가 공통적으로 가진 중요한 이슈인 것 같다. 작업을 할 때도 모델을 먼저 생각하고 작업을 한다기보다는 시스템을 만들며 발생하는 많은 재미있는 결과물들을 계속 튜닝해가며 만들어나간다. 음악만 들어보면 음악하는 사람들조차 이게 뭔가 싶은 것들이 있을 것이고 이미지 역시 미술하는 사람들이 보았을때 이건 아닌데 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것들을 하나로 통합해서 생각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포인트는 그것이다.



Q. 기존의 어떤 미술행위나 음악작업을 보아도 결국 생산자와 소비자의 위계와 역할은 고정되어 있었다. <Game Over>와 <훈민정악> 등의 작업을 살펴보면 어떠한 장을 만들고 그 안에 누가 들어가든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을 통해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장재호 : 질문안에 답이 있다.^^ 작품을 만들때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그러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결국 그 시스템을 놓아두었을 때 누군가 와서 컨트롤하면 비슷한 결과물이 나온다. 하지만 그것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

가재발 : 아마 많은 분들이 바라보는 관점이고 우리가 바라는 것일 수도 있는데 각자가 해석을 해서 들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다. 음악을 만들 때는 어떤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기 보다 자기가 말하고 싶은 걸 만든다. 미술은 자기주장이 강한 작품이 많다. 하지만 음악 베이스에서는 그런 지점이 약하다. 



Q. 판을 제공하고 해석하는 사람이 그 판을 보고 각자 자유롭게 받아들인다라는 것. 그런데 문제는 작업의 기반이 되는 중심 맥락이 약하다면 그 결과물은 이도저도 아니게 흐트러지게 되어버리기 쉽다는 점이다. 작가 자신만의 고유한 핵심 자체는 견고하며 그것이 전달이 되야 하지 않을까.

가재발 : 우리에게 중심은 알고리즘이다. 어떤 식으로 음악이 만들어질 것인지 영상이 어떤 식으로 될 지에 대한 알고리즘 만드는 것이 우리 코어이고 시스템이다.

장재호 : 미술 쪽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인데 음악 쪽은 보통 자기 작업에 대해 설명하라면 못한다. 말로 설명이 잘 안되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음악하는 사람들은 보통 기술적인 부분 얘기를 많이 하게 된다. 화음을 이렇게 쓰고 이렇게 표현이 된다 등등. 우리의 작업은 다분히 비주얼적이면서도 언어적인 게 들어가고, 또한 문화적 코드가 들어간다. 무슨 컨셉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설명하는가도 중요하지만 음악적 마인드로 작업하고 있기에 아직은 설명이 힘들다.



Q. 그럼에도 언어화 라는 정리는 필요한 부분이다. 새로움을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고 현재 고정된 무언가는 없을 수 있지만 각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분명히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Tacit Group이 한 개인이 아닌 집단이기에 자체평가는 더욱 중요할 것이다. <훈민정악>이 그렇고 <Game Over>가 이렇다, 무엇이 새롭고 어떤 점이 아쉽다 등등의 평가들같은. 지금까지의 결과물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장재호 : 생각보다는 잘 되었다 라는게 평가긴 하다. 이런 작업들을 하면서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들이 생긴다. <게임오버>의 경우 만들면서 수많은 아이디어가 생겼고 그런 것들을 소화해 다양한 베리에이션 만들자라는게 생각이 있다. 또한 지금까지 진행한 <게임오버>의 매 음악회마다 각기 다른 버젼이 진행되었고. 물론 사운드의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있다. 그래픽도 역시.
<훈민정악>의 경우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쉬움 많다. 이 작업음 처음부터 훈민정음을 모티브로 제작한 것이 아니라서 훈민정음에 대한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 채 시작한 것이다. 그만큼 새로운 가능성의 폭은 넓어지지만. 우리의 작업은 거의 그런식이다. 만들다보니 다른길로 가버리는. 아직까지 저희끼리 작업에 대한 평가 부분이 소홀하다. 최근 그런 얘기 많이 나오고 있어 이슈들을 종합해보고 있다.

가재발: 아이디어와 개념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개념만 가지고는 의미가 없다. 음악적 완성도, 이미지적 완성도를 유기적으로 맞춰 가면서 동시에 퀄리티 유지할 수 있을 때에야 무언가 당당해 질 수있을 것 같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무언가 할 수 있는 거라면 <훈민정악> 같은 경우 프로그래머 하나만 데리고 와서 뚝딱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든 할 수 있는 것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기관 홈페이지
기술미학연구회 tech-aesthetic.tistory.com
Tacit Group www.tacit.kr/
Tacit Group blog tacit.kr/blog/

앨리스피플alice_people 4회 - Tacit Group




세부 논의와 작업에 대한 구체적 소개 및 시연은 포럼 본 행사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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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진행 : 기술미학연구회
촬영 협조 : 앨리스온alic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