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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미디어아트 바라보기_강의 한 지류, 영상매체 유람_inter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3. 5. 11:12




작년 겨울의 한 가운데, 역삼동의 갤러리 매스에서 Cine+MA: Animation @ New Media Art라는 전시가 있었다. 요즘 한창 미디어 아트 관련 행사와 전시가 꾸준했지만, 제도권 공간아래 resfest 등의 영상제를 제외하고 이런 애니메이션 전시란 찾기가 힘든 상황에서 톡 튀어나온 이 전시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전시장의 어두운 사면들을 가득 메웠던 작업들 사이에서, 한국적 색체가 드러나고, 많이 접해보지 못했던 세련된 애니메이션 작업을 보며 문득 의문이 생겼다. 이 작가들을 찾아내고, 이 작가들을 조합하고, 이 작가들을 통해 무언가를 보여주려 한 사람. 제목에서 알 수 있듯 Cine(ma)+M(edia)A(rt) ; Animation@New Media Art, 즉 뉴미디어아트 안에서 애니메이션을 통해 영화와 미디어 아트와의 관계를,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관계를, 애니메이션과 미디어 아트의 관계를 살펴보고 풀어나가며 미디어 아트에 대한 탐구를 진행한 사람. 전시기획자 이안을 만나 보았다.  이 만남을 통해 현대 미디어 아트의 중요한 축 중 하나인 영상 매체의 모습을 긴 호흡으로 유람해 보고자 한다.


이안은 홍익대 대학원 미학과 졸업 후 평론 등의 문단활동과 강의를 맞고 있으며 2002년 SF전부터 2006년 최근 있었던 Cine+MA: Animation @ New Media Art전 까지 다양한 전시기획을 해 온 미술 이론가이자 전시 기획자이다.


Q.일반적으로 작가 이력이나 활동은 전시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비교적 잘 알려져 있는 편입니다. 그에 비해 그 시스템 전반의 조율이나 기획을 담당하는 이론가, 혹은 기획자들의 경우는 잘 노출되어 있지 않은데요, 간단히 본인 소개를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미디어 아트라는 분야에 파고들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이었나요.


학창시절 미학 쪽에 관심이 있어서 홍대 대학원 미학과에 진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술의 여러 분야들 중 미디어 아트쪽에 관심이 있었고, 특히 애니메이션 분야에 많은 흥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서는 애니메이션이던, 미디어 아트건 접촉할 수 있는 기회나 여건이 잘 갖추어져 있지는 않았지요. 졸업 후 강의를 몇 개 맡고있는 중 우연히 미국에 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머물게 된 곳은 LA였고요. 헐리우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LA는 미국 안에서도 영상매체에 대해 굉장히 발달되어있고, 활성화되어있는 곳입니다.많은 것들을 접하게 되고, 경험해 보면서 제 소신이 좀 더 확고해 졌습니다. 당시는 애니메이션,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에 많은 관심이 있었고, <일본 애니메이션의 이해>라는 캘리포니아 내 대학교재로 사용하고 있었던 책도 번역했었고요. 90년대라는 시기는 미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시기였지요. 그런 상황에서 좋아하던 그런 일본 애니메이션으로부터 시작해 많은 영화와 영상물들을 접했던 시기였습니다. 2005년에는 sicaf 영화제 프로그래머로 프랑스 Annecy Int'l Animated Film Festival에 참여했습니다. 세계 최대규모의 애니메이션 영화제로 전 세계의 애니메이션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죠. 한국에 귀국해서는 그런 관심이 자연스럽게 영화에 대한 것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도 영화라는 틀 안에서 이야기될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요. 현재는 중앙대학교에서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영화로 확장되었다고 말씀하셨는데, 확실히 초기에는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이론 및 기획활동이 많으셨습니다. 관련 활동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2002년에 <현대미술과 일본애니메이션: 이불, 모리 마리코(Mariko Mori), 무라카미 다카시(TAKASI MURAKAMI)의 사이보그분석>이라는 글로 <Art in Culture> 미술평론 공모에 당선되었습니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 3인의 작가들을 분석한 글이었는데, 그들의 사이보그 작업을 가지고 분석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SF적인 것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2003년도에 일민 미술관 포럼에서 <한국의 팝아트는 가능한가: 1997-2003 국내외 현대미술의 새로운 팝아트의 징후들>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장르가 미술에서 모습을 보인 것은 90년대에 들어서면서였었고, 당시 애니메이션을 사용하는 작가들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일민미술관의 포럼에서 발표할 때 팝아트와 관련해서 애니메이션 작업들이 늘어날 것이다라는 예견을 했었습니다.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서, 애니메이션과 만화라는 대중문화의 폭발적인 보급아래 미디어 아트 안에서 풀어낼 수 있는 것이 팝 아트 미술입니다. 90년대 팝아트에서는 애니메이션 안의 캐릭터를 차용하는 선에서 그쳤지만 현재는 영상 작업이 나온다는 것이 시대적 차이입니다. 팝아트를 단순히 평면 작업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영상을 사용하는, 다양한 것들을 포용해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전시의 경우는 2002년도부터 시작했습니다. 애니메이션과 영화와 관련해서, 대중문화라는 틀 안에서 풀어나가는 것이었고요. <Soul of the Future>라는 전시를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했었고 2003년에는 문예진흥기금으로 같은 전시를 좀 더 규모를 늘려서 진행했습니다. 설치미술, 영화, 만화 등등 다양한 분야의 분들이 미래에 대한 주제로 꾸려졌던 전시였습니다. 마니프에서는 당대의 대표 애니메이터였던 ,<wonderful days>의 김문생, <Ion Flux>시리즈로 유명한 피터 정의 2인전도 있었습니다.그리고 여러 개인전이 있었고 최근의 전시는 갤러리 매스에서 있었던  Cine+MA전이었고요. 이 Cine+MA전은 한국이라는 토양 아래 자라난 애니메이션 작가들의 작업들을 선보이는 전시였습니다. 이미 1920년대에 작가들이 애니메이션을 가지고 실험을 했다는 점과 애니메이션과 영화, 미디어 아트가 서로 연계되고 포용된다는 점이 재미있었고, 지금도 뉴미디어 아트 안에서 그것에 관해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활동의 일환으로 이 전시를 기획한 것이었고요.


Q.알려져 있는 바로는 말씀하신대로 90년대부터 미술 안에서 애니메이션에 대한 논의가 시작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디어 아트라는 것도 우리나라에서는 70년대 이후부터 제대로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요. 1890년대의 영화의 발명과 1920년대의 작가들의 애니메이션의 실험 등 발견과 인식, 실험 등의 흐름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영화는 1895년,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따져보자면 애니메이션은 영화 이후가 아닌, 영화 이전에 여러 이미지들을 돌리거나 움직여서 움직이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장치로써 모습을 드러냈었지요. 1910년대에는 세계 유수의 대도시를 순회하는 영화의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벤야민식의 이야기로 대중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줬다고나 할까요. 당대의 예술가들이 이런 충격적인 매체를 놓쳤을리는 없지요. 만 레이나 뒤샹 등 많은 작가들이 영상작업을 시도했습니다. 당시에는 물론 미디어아트라는 말이 없었기에 아방가르드 영화라는 식의 하나의 실험이었지만 오늘날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것들은 능히 미디어 아트라 불릴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이런 시기를 거쳐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애니메이션이 미술계 내에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일본의 팝 문화가 미국에 전시되면서부터입니다. 그 작가들도, 그리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대중들도, 특히 60년대의 생의 활동작가들은 모두 일본 만화를 보고 자란 사람들이고요. 그들은 공중파를 통해 방영되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란 세대들이며 그들의 체험과 기억이 표출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이 보고 자랐던 일상들. 자연스럽게 예술활동을 하면서 녹아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당시 분위기와 모습의 전부는 아니지만 팝아트의 대를 잇는 것이었고, 이 다음 세대의 팝아트 흐름은 애니메이션의 정착과 일상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일본 팝은 새로운 팝아트로 자리잡을 것이라 예견합니다. 애니메이션에 국한해 볼 때 한국작가들도 요즈음 그런 흐름을 많이 보이고요. 1~2년 사이 그러한 팝 전시나 팝 작업들이 많이 보입니다. 일상성이라던지 일반적, 일상의 미학이라는 주제가 부각이 되는데 이러한 개인적이거나 집단적 기억, 역사, 정체성 표현에는 영상이라는 형식이 상당히 효율적입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은 매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영화라는 매체에 포용할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작가라고 분류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영상하시는 작가분들 중 많은 분들이 애니메이션 작업들을 하고 계십니다. 특히 젊은 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집니다.


Q.영화나 애니메이션의 경우 상업 분야가 굉장히 강합니다. 현재를 반영하고, 정체성이나 존재, 개인과 사회를 이야기하고 풀어나가는 것이 예술의 역할이라면 많은 영화와 애니메이션들이 효과적으로 그 역할을 해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정체성의 문제라고도 볼 수 있는데, 의도라는 자의적이고 추상적인 구분 이외의 어떠한 요소가 상업과 예술을 구분할 수 있을까요.


결국 영화라는 장르도 상업적인 것에서부터 출발했고, 1930년대에 파놉스키(E. Panovski)가 moving pictures라는 개념으로 영상미술 철학의 개념을 통해 예술의 범주 안으로 들어오는데 단지 100여넌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뒤샹이나 만레이가 애니메이션 실험 작품을 만들었을 때, 그들은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기 위해서 그들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일률적으로 틀을 지을 수 없지만 작가들이 매체로서 다룰 때 예술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없어서 사용을 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존재하기에, 예술가들이 자신의 예술적 소재와 주제를 풀어내기에 중요하고, 효과적이기에 차용한 매체이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예술은 시대에 따라 계속 변화했고, 영상매체는 이러한 예술의 시대반영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효율적인 매체입니다. 이제는 더글라스 고든의 작업이 칸에서 상영이 되며, 휴고 보스HugoBoss상이나 터너turner prize상의 수상자중 상당수가 미디어 작가이며 동시에 단편영화 감독들입니다. 당연히 이것이 영화냐 미술작품이냐라는 논란과 논의가 생기며, 이를 통해 영화 안에서도 이 경계가 희미해집니다. 경계의 희미함과 선입견의 사라짐은 요즘 시대가 원하고 있는 것 가습니다. 이러한 결과물들은 앞으로 더 많이 보여질 것이고요.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나 미술 안에서의 미디어 아트나 그 영역이 점점 희미해지고 파괴되고 있습니다. 확장이며 크로스 오버입니다. 오늘날의 현상이죠. 그 현상을 제대로 읽어보자는 것입니다. 이젠 미술사 뿐 만 아니라 영화사나 영화비평 안에서도 미술을 많이 언급하고 연결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학제적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문학과 영화의 연결이 주였다면, 지금은 미술과 영화의 연결이 흐름입니다.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교류가 많아질 것입니다.


Q. 끝으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어떻게 잡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생각하는 것은 영화와 관련된 주제로, 그 안에서 좀 더 구체화해서 영화 카테고리 안에서 미디어 아트가 연결될 수 있는 그런 작업들을 찾고, 모아서 전시를 해 볼 생각입니다. 해외쪽 작가들을 소개해 보려고 하고 있고, 반대로 한국 작가들을 세계에 소개해 보고 싶기도 합니다. 전시는 앞으로 계속 해 나갈 예정이고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영화라는 틀을 가지고 미디어 아트에 대해 풀어나갈 생각입니다.


좋은 내용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문화적 현상들과 변화를 풀어내는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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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cy Int'l Animated Film Festival.
프랑스 남부의 작은 휴양 도시인 안시에서 열리는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이다. 안시 페스티벌은 일본의 히로시마 페스티벌, 캐나다의 오타와 페스티벌, 그리고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 페스티벌과 함께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로 손꼽힌다. 그리고 영향력 면에서 애니메이션의 칸영화제로 불리기도 한다.
안시 페스티벌은 1956년부터 프랑스 칸느영화제의 비경선 부문행사로 시작하여, 1960년 칸느 영화제에서 독립하여 애니메이션만을 위한 페스티벌로 자리를 잡았다. 홀수년에 비엔날레로 열렸던 안시 페스티벌은 1997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정리.허대찬(앨리스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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