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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인터미디어 퍼포먼스 : 오디오 & 비주얼 프로그래밍_alice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5. 13. 19:43

지난 2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관하는 해외거장초청교육 지원사업인 [인터미디어 퍼포먼스 : 오디오 & 비주얼 프로그래밍]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이에 앨리스온에서는 이에 대한 기획취재를 진행하며, 주최인 상명대 인터미디어 퍼포먼스 랩을 통해 워크숍의 취지를 들어보고 강사로 초청된 해외 아티스트 Dance and Media Japan의 Naoto Iina, Ircam의 Olivier Pasquet 그리고 Kimchi and Chips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먼저, 워크숍을 주최한 인터미디어 퍼포먼스 랩, 이승연 교수님과의 인터뷰입니다

aliceon. 인터미디어 퍼포먼스 랩의 연구 목적은 무엇인지요?

첫번째는 학제 학문 간의 협업공연으로 과학기술을 응용한 문화예술의 콘텐츠를 인문사회의 이슈를 가지고 풀어내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융복합 인터미디어 공연으로 실시간 인터랙션의 디지털 기술을 공연 콘텐츠화하고 예술로서 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문화 산업이란 과학 기술을 활용하여 창작자의 상상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러한 문화 산업의 결과물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바탕으로 탄생하기 때문에 기획과 제작에 많은 조건과 환경이 요구됩니다. 문화 산업 분야에서 공연이란 이러한 속성이 가장 극대화된 형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다양한 분야의 융합으로 인해서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인터미디어 퍼포먼스 랩은 이러한 요구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해외의 인터미디어 연구자들과 정보 공유 및 활발한 교류를 시작으로 21세기 새로운 공연형식을 정립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 끊임없는 새로운 공연을 실행함으로써 공간 예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입니다.

aliceon. 인터미디어 퍼포먼스 랩의 활동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디지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특성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환경설정’의 무한(無限)함과 ‘선택과 반전’이라는 가능성에 의해서 공연은 새로운 공간성과 시간성을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인터미디어 퍼포먼스 랩 (Intermedia Performance Lab.)은 시간 시리즈(Time Series)의 공연을 지난 2008년부터 올해까지 세 편의 융복합 공연으로 기획하여 실행했습니다. 이 공연 시리즈는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먼 미래의 이야기를 하나의 같은 시작점에서 각각 다른 시각으로 옮기면서 ‘다른 시선으로 보기’의 새로운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 공연될 "k-th Time"은 Time시리즈의 종결 편으로, 지난 1부 "i-th Time", 2부 "j-th Time"가 있었습니다. “i-th Time"은 가상적 상황을 현실에서, 현실의 상황이 다시 가상의 현실 속에서 조작되는 진행과정을 ‘기억’이라는 연결고리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 진행 과정은 또 다른 결론들을 유추해낼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암시하게 되는데, 이러한 암시의 연장선에서 두 번째로 “j-th Time"이 한 여인의 난자추출 재조합에 의한 하이브리드 인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일어나는 연쇄적인 이야기는 나비효과와 같이 그러나 또 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내며 ”i" 혹은 "j, k"와 같이 주어진 조건에 따라 병행되어지는 이야기 전개입니다. i, j, k는 시간의 상수를 의미하며, 이러한 상수는 조건적 상황을 제시하는 상징적 개념으로 신비하고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전개합니다. 이것은 마치 바그너의 Ring Cycle이 네 개의 거대한 작품으로 연계되어 하나의 스토리를 이루는 것과 유사하게 볼 수 있습니다. “i-th Time"을 화두로 하는 1시간 내외의 인터미디어 디지털 공연이 하나의 큰 작품으로 세 개 모두가 이루어질 때 'Time Cycle'을 이루게 됩니다. 

aliceon. [인터미디어 퍼포먼스 : 오디오 & 비주얼 프로그래밍] 워크샵의 취지는 무엇이었는지요?

‘인터미디어’라는 새로운 융복합 장르를 연구 개발하여, 21세기 글로벌 문화 콘텐츠 트랜드를 주도하고자 이 워크샵을 개최하였습니다.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을 접목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비전을 나누고 협업할 수 있는 장을 열어, 미래 혁신적인 공연 콘텐츠 개발을 목표로 한 것이기도 합니다. 교육의 내용은 공동강의를 중심으로 한 철저한 협업으로 이루어지도록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국내 미디어 아티스트와 해외 미디어 아티스트의 공동강의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며, 공동강의는 학생들의 세미나와 적극적인 토론 방식을 유도했습니다. 융복합 공연의 협업 의도와 같이 다양한 전공분야에서 온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나누고, 협업에서 주어진 과제를 발표하는 시간으로 유익한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실무 중심의 일을 하고 있는 중심적 역할의 전문가를 초청함으로서 학계와 산업계에 많은 아이디어와 함께 콘텐츠 개발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을 확신하여 이 교육 과정을 추진했습니다. 

aliceon. 해외 초청 아티스트들과의 교류를 통해 국내와 국외 미디어 아트계의 상황에서 다른 지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융복합 장르의 새로운 분야인 인터미디어 공연을 알리고, 공학도와 예술가의 협업과정을 실시간 인터렉티브 미디어 아트를 중심으로 기술적, 예술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또한 ‘인터미디어’라는 새로운 융복합 장르를 서로의 시각에서 연구 분석하고 나누었으며, 공연문화 콘텐츠가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하도록 실험 실습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인터미디어 퍼포먼스 랩에 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intermediaperformance.org

워크숍에 초청된 해외 아티스트들을 만나 준비한 공통 질문들을 토대로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aliceon.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자신에 대해 어떻게 정의내리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Iina. 2003년부터 Dance and Media Japan이라는 그룹을 창설하여 퍼포밍아트와 미디어아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프로듀서로서 일을 시작했고, Dance and Media Japan을 만들기 전에는 광고회사에서 광고 영상을 만드는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Dance and Media Japan에서는 디렉터와 프로듀서로서 일을 하고 있고 최근에는 제 작품을 만들면서 예술가로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 대한 정의에 대해서는 프로듀서이자 디렉터이자 아티스트 이 세가지로 답을 합니다.

aliceon. 이 워크샵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워크샵에 대해 기대했던 바는 무엇이었나요?

Iina. 서효정 작가와 일본에서 Dance and Media Japan을 같이 기획하고 있습니다. 서효정 작가의 소개로 이 워크샵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초청 강사분들이나 수업 참가자들이 이 분야의 프로나 아티스트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을 직접 만나서 어떤 작업들을 하고 있는지 얘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런 기대가 어느 정도 충족이 된 것 같습니다.

aliceon. Dance and Media Japan에 대한 소개와 구성원들, 그리고 Naoto Iina씨의 역할에 대해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Iina. Dance and Media Japan은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댄스와 퍼포밍 아트라는 장르를 다른 미디어와 혼합하는 활동을 하는 단체입니다. 제가 리더를 맡고 있지만 회사와 같은 형태는 아닙니다. 대학생들이라면 동아리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장르에 있는 프로들이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면 그 프로젝트에 들어와서 함께 기획하거나 활동을 하는 형태입니다. 회사같은 경우에는 스텝의 숫자가 정해져 있고 그 사람들을 중심으로 진행이 되지만, 저희같은 경우는 프로젝트에 따라 자유롭게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구성원이 몇 명인지 등은 확실하게 말할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일본 전역에서 오는 아티스트들도 있고 학생들도 함께 할 수 있고 서효정씨처럼 외국에서 오는 아티스트들도 참여할 수 있는 그룹입니다.

aliceon. 미디어아트라는 장르 자체가 일반미술처럼 굳어있지 않고 기본적으로 확장이나 융합이 전제가 되기 때문에 단체 자체의 특성이 확실하다면 이런 식의 활동방향은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Iina. 네. 돈을 벌 수 있는 조직은 아니지만, 혼자서 운영할 때는 정보나 컨셉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아티스트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교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의 아티스트들과 교류를 할 때에도 직접 만나서 그 나라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직접 묻고, 늘 빠르게 정보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aliceon. Dance and Media Japan외에 일본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디어아트 단체에 대해서 소개해 주신다면?

Iina. YCAM이라던가 ICC와 같은 큰 조직은 있는데 그 외 소규모의 다른 조직은 많지 않고, 사실 미디어아트를 하는 아티스트들도 많지는 않습니다. 덕분에 제가 좀 더 유명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학연구실이라던가 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조직들은 있지만 개인들이 만든 조직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광고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회사들이 웹디자인 외에 미디어아트를 이용해 행사를 진행하거나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WOW라는 회사같은 경우는 영국의 TOMATO와 비슷한 형식인데, 광고 일을 기본으로 하지만 아트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aliceon. 일본 내부에서 미디어아트에 대한 인식의 흐름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Iina. 일본에서는 '미디어아트'라는 장르는 '끝났다'라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고, 이제는 다른 새로운 아트를 찾아보자라는 얘기를 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백남준씨가 돌아가셨을 때 미디어아트의 역사가 끝났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거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디지털 아트, 미디어아트는 굉장히 빨리 그 역사가 흘러왔기 때문에 완성 전에 이미 사람들이 많이 질려버렸다고 보여집니다. 사실 기술이 너무나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미술관에서 선보이는 것보다 일상에서 보다 더 신기한 기술들을 흔히 접할 수 있죠. 더 이상 미디어아트를 통해 새로운 스펙터클을 경험할 수도 없는데, 과연 미디어아트는 뭘 할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을 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디지털아트나 미디어아트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으로 이미 지치고 더이상 재미있지도 않은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미디어아트가 테크놀러지 아트의 경향이 강해져서 기술이나 프로그램이 있으면 이 기술로 뭘 만들겠다는 아티스트보다 기술이나 프로그램 자체를 만드려고 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aliceon. Dance and Media라고 하면 사람의 신체와 미디어가 결합된 모습을 떠올리게 되는 이름인데, 지향하고 있는 구체적인 목표가 있다면? 본인 작업의 지향점과도 연결이 될 수 있을 듯 한데요.

Iina. 조직의 목표 지향점은 '세계 평화를 어떻게 이룰까'하는 것입니다. 장난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여기저기 분쟁이 많은 나라의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하면서, 예술은 평화와 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 조직에서는 평화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게 아니라 예술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싶은 것이 목표입니다. 다양한 사람들과 아이폰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서 커뮤니케이션을 해나가는 것 자체가, 디지털 테크놀러지를 활용한 퍼포먼스가 생각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상으로 만나는 것보다는 여권을 들고 다니면서 직접 만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 이전에 디지털 테크놀러지를 어떻게 잘 활용할지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aliceon. 장르적인 관점에서도 조금 더 설명해주신다면요?

Iina. 댄스와 테크놀러지를 합쳐서 무엇을 할 것인가는 조직의 목표라기 보다는 개개인의 아티스트들이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댄스는 테크놀러지적 측면에서 굉장히 뒤쳐져 있는 분야이고 댄서들의 경우 자기의 몸을 이용해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는 존재입니다. 마찬가지로 테크니션들도 오타쿠적인 특성이 강해서 가상현실과만 대화를 하려고 한다거나 하는 특성이 있죠. 이 두 가지를 합쳤을 때 새로운 것이 생겨날 수 있다는 기대감, 우연한 흥미로 시작된 일이긴 하지만  상상할 수 없는 대단한 커뮤니케이션이 거기서 비롯되어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aliceon. 개인적으로 하고 계신 performative performance의 활동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Iina. 최근 marga로 이름을 바꾸었는데요. Dance and Media Japan과는 다르게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 만든 아티스트 그룹이구요. 주요한 활동은 댄스 퍼포먼스입니다. 조명을 컴퓨터로 조정하여 퍼포먼스를 한다던가 조명을 다시 사운드와 연결해서 퍼포밍을 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무대 뒤에서 할 수 있는 테크니컬한 작업들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Dance and Media Japan의 같은 경우 디지털적 측면이 강하게 드러나는 반면, 이 그룹의 경우는 아날로그적인 부분들을 많이 노출하려고 하고 테크니컬한 부분들이 숨겨져서 작동하고 있는 점이 다릅니다.

aliceon. Dance and Media Japan의 한국 지부도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향후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Iina. 5월에 댄스 필름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아사히 극장에서 세계 각국에서 전달된 140편 정도의 비디오 작품과 댄스와 영화가 합쳐진 작품들이 상영될 예정입니다.

aliceon.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D

DANCE AND MEDIA JAPAN   www.dance-media.com    
MARGA  www.performative-performance.com


aliceon. 이 워크샵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워크샵에 대해 기대했던 바는 무엇이었나요?

Pasquet. 이승연교수의 초청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워크샵을 계기로 한국의 현대 미술과 현재의 미디어아트에 대해 이해할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건 제게 굉장히 중요한 일인데,그 이유에 대해서는 천천히 다른 질문 안에서 말쓰드리도록 하죠

alicen.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자신에 대해 어떻게 정의내리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Pasquet.

어디서 누구에게 대답하느냐에 따라 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한국에 있기 때문에, 저는 사운드 아티스트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유럽에서는 composer 혹은 producer라고 소개하기도 하지만 composer라는 용어는 아시아에서는 좀 더 전통적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스스로 사운드아티스트이자 작곡가이지만 다른 작곡가나 아티스트를 위해 일하기도 합니다. Ircam에서는 composer로서 일하기도 했고 producer로서 일하기도 했습니다. 

aliceon. 한국에는 아트센터라 할 만한 기관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Ircam에 대해서 소개해 주세요.

Pasquet.

 Ircam(Institute for Research and Coordination Acoustic/Music)은 퐁피두 센터의 일부이면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센터입니다. 퐁피두센터는 설치미술, 회화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지만 Ircam은 음악에 관련된 것들을 다룹니다. Pierre Boulez라는 작곡가가 과학과 음악을 융합하는 연구 활동을 하기 위해 설립한 곳입니다. Ircam은 3개의 센터가 하나로 합쳐져 있는 셈인데 순수과학 연구 - 음악 창작작업 -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습니다. 120명 정도가 일하고 있는 제법 큰 규모의 센터이며 24시간 개방하고 있는 것이 놀라운 점입니다. 400석 정도의 콘서트 홀도 있구요. 저는 알고리즘과 사운드 아티스트의 컨셉 등을 음악에 접목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aliceon. 그렇군요. 다학제적인 연구는 최근 점점 더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Pasquet.

그렇습니다. 하지만 과학과 음악의 융합은 1976년에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과학은 복잡하고 음악가들은 빠른 프로그래밍과 아웃풋을 필요로 합니다. 이것이 MAX/MSP와 같은 Graphical Language가 탄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컴퓨터나 과학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원하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우리는 그것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것이죠.

aliceon.  당신의 주요 작업 영역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음악과 사운드 자체인가요 혹은 사운드와 그 밖의 것들의 융합인가요?

Pasquet.

사운드와 건축의 융합입니다. 지금까지 Ircam에서는 음악에 관련된 작업만 해왔고 그 밖의 외부 활동으로 오페라와 같은 극음악이나 팝음악을 위한 일렉트로닉 작업 등 인터미디어적인 활동을 해왔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Sound + Design + Architecture의 융합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저는 음악의 미래는 'Material' 자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축과 사운드의 연결은 굉장히 재미있는데요. 음악은 시간을 연주하고, 건축은 공간을 연주합니다. 그동안 극장이나 콘서트 홀에서 많은 쇼를 해왔는데, 이제는 전시장으로 장소를 옮겨 그곳에서 '설치'가 아닌 새로운 작업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aliceon. 사운드로 만들어지는 공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Pasquet.

그렇습니다. 사운드로 만드는 공간 작업을 해왔습니다. Moving sound와 많은 스피커를 이용하는 작업이요. 하지만 2년전부터는 형태에 대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하이테크 머테리얼을 이용해 조각을 만들고 그 위에 사운드와 연결되는 빛을 쏘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사운드 인스톨레이션같이 들리지만 다른 성격의 작업으로 만드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운드 아트는 연속적입니다. 시작과 끝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을 시작과 끝이 있는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인 목표는 콘서트 홀로 돌아와서 음악가도, 컴퓨터도 없는 건축과 사운드만 남는 콘서트를 만드는 것입니다. 3D PRINTING의 개념과 같이 실재적인 물성을 가지고 있는 움직임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콘서트 문화 형식 - 무대가 있고 음악가가 있고 사람들이 앉아서 음악을 듣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작업을 꿈꾸고 있습니다. 

aliceon. 한국에 와서 한국 미디어아트에 대해 아는 것이 본인에게 중요하다고 언급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Pasquet. 

이건 좀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요. 유럽 정부들은 아티스트들을 많이 돕습니다. 저도 프랑스 정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아왔습니다. 문화를 위해 많은 자본을 투자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영역에서 아주 멀리까지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티스트로서 새로운 영역의 길을 가고 싶다면 그건 정말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이미 고정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미디어아티스트라 하면 사람들은 그게 어떤 건지 모릅니다. 점점 달라지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그런 예술의 영역을 이해하고 법적 지원체제를 갖추기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다시 말해 프랑스에는 문화자본이 풍부한 반면 오래된 방식만을 철저히 고수하기 때문에 새로운 영역을 찾아 집중하고 싶을 때 그런 작업을 할 만한 여건을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제가 보기에 한국은 아직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까지 똑같은 작업을 많이 해왔고 더이상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제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다른 나라, 다른 문화를 경험하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고 서로 다른 생각과 문화가 만나는 것은 스스로를 풍요롭게 합니다. 미국이나 아시아에도 역시나 문화적인 문제들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것을 스스로 배워나가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aliceon. 앞으로 한국에서 구체적인 활동계획이 있나요?

Pasquet.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계획을 갖고 싶어요^^  이번이 첫 방문인데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Computational Design 작업이나 댄스 퍼포먼스에 관련된 작업등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aliceon. 인터뷰 즐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Olivier Pasquet  www.opasquet.fr



aliceon.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설명과함께 자신에 대해 어떻게 정의내리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Son. 저는 코펜하겐과 런던에서 인터랙션 디자인을 공부했고, 아톰 인터랙티브라는 제 스튜디오를 운영했습니다. 계원예대 겸임교수로 6년동안 있었고, 이대 대학원 디지털미디어랩에 3월부터 출강을 할 예정이에요. 저는 제 자신을 늘 인터랙션 디자이너라고소개합니다. 하지만 작업을 접근하는 방법에 있어서는 카멜레온같은 인터랙션 디자이너이자 미디어 아티스트라고 얘기합니다. 
Woods. 저는 디자인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제 대학 전공은 물리였거든요. 제 배경은 테크닉에서 점차 테크닉 퍼스펙티브를 가진 디자인으로 발전했고 스토리텔링과 컨셉디자인을 이용한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명함에는 미디어아티스트&테크니컬 디자이너라고 씁니다. 미디어를 재미있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사람이라고 풀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liceon. 이 워크샵에 대해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Son. 어떤 기술을 교육하는 것보다는 저희가 가지고 있는 스토리텔링 프로세스를 잘 전달하고 그것으로부터 이야기가 있는 아웃풋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유도하고자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기술에 치중하지 않은, 철저하게 컨셉을 통해 말이 되는 디자인을 보여주는 작업들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Woods. 그렇습니다. 짧은 워크샵을 통해 기술에 있어서 굉장히 진보하게 만들거나 툴에 대한 모든 것을 가르칠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심플한 테크닉을 적용한 피지컬 컴퓨팅 작업들을 통해 실제적인 자신의 아웃풋이 만들어지는 것을 돕고자 합니다.

aliceon. Kimchi and Chips는 어떤 그룹인지 소개해주세요.

Kimchi and Chips는 인터랙티브 디자인&미디어아트 스튜디오입니다. 저희 두 사람은 작년 덴마크 전시에 각자 초대받아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요. 이후 서로 같이 작업을 해보면서 둘 다 컨셉이 강한 작업을 하고 스토리텔링에 강한 점 등 서로 코드가 잘 맞는부분들이 많아 그룹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김치앤칩스라는 이름은 런던의 한국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다가 정한 이름인데요. 우리의 특성을 잘 발산하는 이름이라고 생각됩니다. 저희는 진지한 작업들을 하지만 작업 시작단계에서는 심각하지 않고 무모하게 시작할 때도 많이 있거든요. 배경이 다른 두 사람이 디자인을 기반으로, 또 테크닉을 기반으로 각자 끌어내는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재미있고(FUN) 독창적인 매력이 있는 작업을 하고자 합니다.

aliceon. Kimchiand Chips는 두 도시의 문화적 특성을 대변하는 단어로 느낄 수 있는데 그와 관련된 어떤 전략을 가지고 계신지요?

서울-런던이라는 도시의 공통점 등을 발견하거나 나타내려고 특별히 노력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너무 인위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각자가 지극히 한국적 스타일, 그리고 런던 스타일의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그 나라를 대표하는 개성을 가진 디자이너로서 굳이 나타내려고 하지 않아도 그런 특성들이 작업을 통해 나타날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늘 그에 관한 레이더를 머릿속에 켜놓고 있달까요. 예술과 디자인을 통해서 문화를 공유하고 이해하기 위해 서로 왕래를 자주 하고 있습니다. 무언가 구체적으로 끄집어낼 수 있는게 있을까 해서 책을 기획 중인 것도 있습니다. 엘리엇이 바라본 서울의 모습, 미미가 바라본 런던의 모습을 주제로요. 디자이너로서 아티스트로서 서로 다른 느낌과 다른 아웃풋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작업했던 것들을 서울에 가져와서 공유하고 싶기도 하고, 사실 그래서 이번 워크샵도 참여하게 되었구요.

aliceon. Kimchi and Chips는 스튜디오이면서 아트웍을 하는 그룹인데 그 포지셔닝에 대한 계획이 있으시다면요?

Son. 저희는 여러가지 성격의 작업을 병행합니다. 짧은 이벤트성이 강한 클럽 VJing같은 것도 할 수 있고 아티스트로서 전시도 초대받아서 가고 굉장히 디자인적인 프로덕트를 만들기도 하구요. 디자인 작업을 할 때는 철저하게 디자이너의 마인드와 자세를지고 작업에 임합니다. 실은 미디어 아티스트다, 디자이너다 하는 식으로 저희를 규정하고 싶지도 않고 현대 사회는 그런 규정을 원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합니. 저는 배고픔이 좋은 예술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자기가 그리고 싶어하는 컨셉이나 주제에서 좋은 예술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디자인으로 돈을 벌구요. 그 디자인이 아름다운 경험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와 동시에 그 자체도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위해서는 그걸 사용하는 사람들의 필요가 분명히 파악되어야 하구요.단순히 필요에 의해 쓰는 것보다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고 그러면서 동시에 꾸준히 아트웍을 할려고 해요. 디자인은 문제를 푸는 과정이고 예술은 문제가 무언지를 발견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두 가지를 병행하면서 스스로를 늘 새롭게 채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Woods. 영국에는 이런 규모의 스튜디오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인터랙션 디자인과 같은 흥미로운 작업들을 하고 기대하지 않았던 놀라운 작업들을 내놓는 트로이카나 Universal Everything. UVA 등도 이런 규모의 스튜디오들입니다.
Son. 네. 그리고 저희는 둘이서 꾸려나갈 거지만 '이건 내꺼야' 라는 짧은 생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트로이카나 UVA와 같은 그룹들은 작품이 굉장히 좋은데 알고보면 트로이카는 3명, 어떤 곳은 2명 이런식이죠. 그들은 협업을 굉장히 잘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aliceon. 말씀하신 것처럼 서로의 백그라운드가 다르고 이상적인 조합이라고 생각됩니다. 규모에 관해서 아쉬운 부분이나 어려운 점은 전혀 없으신가요?

Woods. 문제는 해야 할 일이 많을 때 다른 방도가 없이 그냥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더 많으면 괜찮겠지만, 지금의 경우에는 직접 다 해야 하죠. 한 사람이 프로그래밍에 관련된 일을 다 하고, 다른 한 사람은 그래픽 디자인에 관련된 일을 다 하고 하는 식으로요. 두 사람 밖에 없으니까 그냥 직접 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야망을 위해서는 이런 구조가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좀 더 큰 프로젝트가 있을 때에는 다른 사람을 불러서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구조물을 설계하거나 만드는 것을 직접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과 계약을 맺고 일을 합니다. 외주 작업자나 외부 기관에 일을 맡깁니다. 뭔가 엔지니어링이 필요할 때에도 그렇게 하고, 지금은 프로토타입을 하나 만들고 있는데, 목재 가공을 하는 사람과 일을 하고 있습니다. 

aliceon. 한국에서도 협업이라는게 굉장히 화두가 되고 있고 협업이나 네트워킹에 대한 수요가 굉장히 많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런 경향들이 자연스럽게 새로운 붐이 되어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Son.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협업과 그룹웍에 대한 것들을 런던과 코펜하겐에서 많이 경험했는데요. 정말 원활하게 이루어집니다. 저도 그런 것들이 익숙하지 않아서 힘들었던 적이 있기 때문에 그들이 다른 이유가 뭘까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요. 내 아이디어이기 때문에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고 싶은 마음이나 아이디어를 공유한다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제 안에는 깔려있었기 때문입니다. 런던과 코펜하겐의 친구들과 같이 작업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운 것이 얼마나 아이디어를 잘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가 좋다고 생각될 때 거기에 얼마나 아낌없이 아이디어를 첨부해주는지에 대해 놀랐던 것입니다. 협업 또한 굉장히 잘 이루어지고, 함께했으면 모두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엘리엇이 언급했듯이 저희는 아이디어를 끄집어내고 스토리를 가지고 있을 뿐 그 나머지 부분들은 모두 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가구에 관련된 작업이라면 가구를 잘 만드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일합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생각보다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사람의 자세도 중요하지만 협업의 제안을 받는 사람들의 자세가 때로는 그저 남의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하청업자가 받아서 일하듯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aliceon. 그렇군요. 하지만 의외로 더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 중에 테크니션으로서의 자기 능력을 발휘하고 싶고 거기에서 가치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궁극적인 지향점이 아티스트가 될 수도 있지만, 테크니션으로서의 자기 위치를 아티스트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이루고 싶은 사람들도 있지요.

Son. 네. 워크샵을 통해 그런 관계의 시발점을 만들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다음 워크샵은 백그라운드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작업을 만들 수 있는 협업의 의미로서의 워크샵이 되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Woods. 아두이노나 VVVV나 우리가 가르치고 있는 다른 툴들은 전문적 기술들을 비전문적인 사람들이 쓸 수 있게 해 줍니다. 그래서 아두이노는 미디어 작업을 할 때 그것을 저렴하고 쉽게 만들 수 있게 해 줍니다. 이 수업을 듣는 사람들은 프로그래밍이나 전자 미디어에 전혀 배경 지식이 없더라도 2주만에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자신들이 만든 컨셉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툴에 있어서도 변화가 있고, 다학제적인 작업들을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입니다. 

aliceon. 김치 앤 칩스의 'People and People, People and Technology, People and Nature'라는 모토를 조금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요?

저희는 디자이너이고 아티스트이지만  어떤 미디어를 활용하든 늘 테크놀러지를 사용합니다. 지금 세대에서 기술은 더 이상 컴퓨터 속에 있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세상 밖으로 뛰쳐나와 일상과 환경이 되었습니다. 저희가 고민하는 것은 ' 기술이 사람에게 어떻게 쓰이는가'와 '그 기술을 이용해서 만드는 것들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얼마나 가깝게 해줄 수 있는가'이고, 또 '테크놀러지와 사람 사이의 간극을 얼마나 가깝게 해줄 수 있는가', '사람과 기술 사이에 어떤 아름다운 경험을 우리가 심어줄 수 있을까'입니다. 또한 테크놀러지의 모든 기본과 알고리즘은 자연에서 왔다고 해서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과 기술의 간격을 아티스트로서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메꿔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풀어나가겠다는 뜻입니다.

aliceon. 설명 감사드립니다.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

김치앤칩스 www.kimchiandchip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