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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den-Journey: 김창겸 개인전

kunst11 2012. 9. 12. 18:59

김창겸_Garden-Journey#9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47×70cm_2012


Garden-Journey: 김창겸 전    2012.9.5 - 9.28  갤러리 룩스

나의 지난 10여년 작업을 돌이켜보면 '이미지와 실재' 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작업을 해왔다. 물론 앞으로도 이미지와 실재에 대한 내 관심은 지속될 것이다. 또 기억, 노스탤지어, 첫사랑 등의 작은 주제를 가지고 작업을 했었다. 작은 주제에서는 외부의 사건이나 이슈보다는 내 자신의 내부와 과거의 어떤 개인적인 사건을 작업으로 끌어냈던 것 같다. 나의 생활에서도 외부와 관계를 맺고 관찰하는 것 보다 혼자 생각하고 컴퓨터를 들여다보고 프로그램을 배우며 실험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런 근시안적인 생활이 눈 건강에 좋지 않았다. 눈 건강을 해친 후에야 주위를 둘러보고 멀리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여행이 좋은 방법일까?

지난 겨울 인도여행을 하게 됐다. 누구인가 "여행은 타인의 삶을 만나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만난다"고 말했다. 외국에 나갈 기회는 많았지만 전시나 일 관계로 간 터여서, 짧은 기간에 작품 설치하고 돌아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번처럼 20여일 마음 편히 보고, 쉬고, 자기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기회는 처음이었다. 인도에서 평소에 생각하지도 않고 보지도 못했던 원숭이, 코끼리, 낙타, 임팔라 등의 동물들을 가까이 볼 수 있었고, 삶이 그리 넉넉지 않은 듯 보이는 인도인들의 일상생활 옆에 항상 함께 하는 소, 개, 말 등의 가축도 눈에 들어왔다. 인도 사람들은 동물들을 사육하거나 지배하는 모습이 아닌 마치 공생 하는 듯 보였다. 소나 개는 사람들 틈에 뒤섞여 아무렇지도 않게 길거리에 뒹굴러져 서로에게 무관심한 듯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으며, 마치 동물이나 사람이나 비슷한 생활수준으로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뉴델리에서 승용차를 빌려 서쪽으로 이동할 때, 인도인 운전사가 간혹 차를 멈추고 풀을 쌓아 놓고 있는 여인들에게서 풀을 사서 근처에 있는 소에게 던져주고 가는 일을 계속하곤 했다. 보시를 하는 것이라 했다. 아담과 이브가 사는 낙원 혹은 근심, 걱정, 고통이 없는 천국은 아니지만, 또 다른 유토피아. 가난하고 고단한, 비루한 유토피아의 가능성을 상상하게 했다. 나 혼자만의 유토피아가 아닌 타자와 함께 하는... 인도 여행 중 또 다른 관심은 색이었다. 오토 룩샤, 트럭에 칠해진 그림, 길거리 인도여자의 전통 옷(사리)의 무늬와 색감, 누가 살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집 담벼락에 칠해진 색... 이런 모든 색은 이미 있었겠지만, 인도의 길거리와 일상에서 만나는 색은 새롭게 느껴졌다. 인도에서의 색채는 명사라기보다는 형용사로 보였다. ■ 김창겸


김창겸_Garden-Journey#11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90×90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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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겸 작가님의 개인전 소식이 반갑습니다~ 오랜시간 영상작업과 디지털프린트 작업을 보여주시고 계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