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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dith Escalona, Director of MediaNoche _inter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12. 19. 14:52

Judith Escalona는 뉴욕의 미디어아트 대안공간 미디어노체[MediaNoche]의 디렉터이자, 영화감독입니다. 앨리스온은 Judith Escalona와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뉴욕에서 발생하는 미디어아트의 흐름을 소개하고 한국 및 아시아의 미디어아트 작업과의 차별점에 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Judith Escalona는 다양한 국가에서 발생하는 미디어아트의 흐름이 일견 유사한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각 국가의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 따라 작가의 의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Q. 안녕하세요, 주디스 에스칼로나씨. 반갑습니다. 미디어노체의 활동에 관하여 설명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A: 미디어노체는 문을 연지 10년이 된 갤러리로, 뉴욕시에서 기술(Technology)에 기반한 예술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에 밝혀둔 것처럼, 미디어노체는 예술, 기술, 공동체가 모이는 장소입니다. 미디어노체는 뉴미디어 작업을 하는 예술가에게 전시 공간과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주변적인 것(Marginality) 혹은 타자적인 것(Alterity)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대화를 이끌어내려 합니다. 미디어노체는 뉴욕시 스페니쉬 할렘의 오래된 라틴 커뮤니티와 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는 여타의 예술 혹은 기술 집단과 구별되는 미디어노체만의 독특한 점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저희는 그 동안 지역 예술가는 물론 세계의 뉴미디어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행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저희는 미디어노체를 뉴미디어 예술가나 디지털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전문 갤러리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물론 저희는 비디오, 영화, 사운드, 사진 같이 “더 오래된” 기술들을 사용하는 예술가도 소개해 왔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이런 기존 미디어 기술들보다 뉴미디어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뉴미디어는 앞서 말한 기존 미디어 기술들을 망라하거나 흡수하였습니다. 저는 어떻게 뉴미디어가 다른 미디어들을 포괄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러한 현상이 예술가들과 예술 활동에 어떤 의의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한 예로, 작년 미디어노체는 소호(Soho) 시기의 선구적인 비디오 예술가인 하이메 다비도비치(Jaime Davidovich)를 소개하는 전시를 열었습니다. 하이메 다비도비치는 일찍이 초창기 매체 기술을 예술 창작에 도입하고 탐구했습니다. 미디어노체는 전시를 위해 다비도비치가 구식 소니 포타팩(Sony Portapak)으로 촬영한 예술 작품을 “온전한 상태(integrity)로 전달할 필요가 있었고, 이 때문에 CRT 모니터를 구해야 했습니다. 그 이외에 다비도비치의 작업 중에는 3/4인치 비디오테이프도 있었지요. 이와 같이 기술적인 특성상 (올드미디어든 뉴미디어든미디어아트 전시를 준비할 때에는 전통적인 조형미술 전시를 준비할 때와는 다른 특수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합니다.

 * 하이메 다비도비치는 1936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태어나, 우루과이 대학교와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를 졸업했다. 그는 화가, 설치미술가, 비디오 예술가, 비영리단체대표 등으로 활동했으며, 예술가 텔레비전 네트워크인 소호 텔레비전(SoHo Television)을 만들어 맨해탄 공영케이블 방송을 통해 방송하기도 했다.


하이메 다비도비치 전시 모습 :

http://www.medianoche.us/exhibits/exhibit.php?exhibit=PLAY

http://www.youtube.com/watch?v=l73Jbn8tboQ

https://www.youtube.com/watch?v=5RTeuTNqRZs


Q. 처음 미디어노체 공간을 오픈하면서, '뉴미디어를 이용한 예술작품'이란 기획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PRdream 홈페이지 : www.prdream.com

A: 뉴미디어아트 갤러리를 만들게 된 데에는 긴 사연이 있습니다. 저희는 1998년 PRdream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면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PRdream은 푸에르토 리코의 역사, 문화, 정치, 그리고 푸에르토 리코인들이 겪고 있는 이산민족(diaspora)의 삶을 소개하는 웹사이트입니다. PRdream은 “기술을 통해 공동체에 힘을 주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PRdream 웹사이트에 구전 역사, 역사 연표, 토론게시판, 영화, 아트 갤러리 등의 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당시는 사람들이 이제 막 인터넷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전화선과 모뎀을 통한 인터넷 접속만이 그 당시 유일한 로그인 방식이었지요. 때문에 전화접속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파일을 압축해야 했습니다. 지금도 사이트가 남아있으니, 원한다면 들어가 보실 수 있습니다. 접속해보시면 유튜브와 페이스북이 나오기 이전에 만들어진 이 멀티미디어 웹사이트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온라인 비디오는 거의 섬네일 크기만큼 작은 크기로 만들어졌습니다. 그 외에도 저희는 스페니쉬 할렘으로 가서 구전 역사를 녹취하고 영화를 상영했습니다. 푸에르토 리코 이산민들에게 스페니쉬 할렘은 문화의 발상지나 다름없습니다. 저희가 해온 일은 그렇게 성장했고, 그러다 보니 기부자나 일반인들과 만날 공간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미디어노체는 이러한 필요 때문에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아시겠지만, 저는 어떤 단체가 형성되는 데에는 그 단체가 자리잡은 공간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믿습니다. 미디어노체의 경우가 그런 경우지요. 저희가 처음 자리잡았던 곳은 106번가에 있었는데, 핸드볼구장이 앞에 있는 큰 1층 다락방이었습니다. 전체 공간 중 미디어노체의 사무실이 3분의 1을 차지했고, 나머지 3분의 2 공간에서는 상영을 하거나 워크숍을 가졌습니다. 점차 전통적인 예술가들이나 조형예술 작업을 하는 예술가들이 대관 문의를 하기 시작했지요. 그 당시는 1세대 뉴미디어 예술가들이 활동을 시작하고 있었고, 저희는 그 예술가들의 작업을 공동체 안으로 들여오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뉴미디어아트계에 스페니쉬 할렘을 알리기 위한 일이었고, 동시에 스페니쉬 할렘에 뉴미디어 예술가들을 소개하기 위해서 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Liquid Eden: The Discreet Paradise of Networks (2006), installation of web-based images, MediaNoche, N.Y


미디어노체는 뉴욕시에서 처음 생겨난 뉴미디어아트 갤러리들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계속 뉴미디어아트를 소개하고 있지요. 미디어노체의 목표는 “주변적인 것 혹은 타자적인 것의 경계를 흐리게 만드는 대화를 이끌어낸다”는 PRdream의 목표와 미디어 실천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자면, “전세계의 미디어아트 예술가들이 작업 결과물을 전시하고, 그들이 청중과 예술작업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도전 기회를 제공”하여 이 목표를 이루려 하지요. 미디어노체 웹사이트를 보시면, 뉴욕시의 다른 갤러리들에 비교했을 때, 그 동안 미디어노체를 거쳐간 예술가들이 다양함을 알 수 있을 겁니다. 또한 예술가들의 작업을 전시할 때 탐구하고 초점을 맞추는 면에서, 미디어노체의 전시기획이 다른 갤러리들과 차이가 있음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뉴욕시에서 미디어노체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과거 미디어노체는 오스트리아 문화부장관과 스페니쉬 할렘 공동체 거주민들간의 교류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런 일은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지요. 또한 미디어노체에서 전시를 진행중인 예술가는 갤러리 방문자와 ‘예술가와의 대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예술가와 청중은 예술과 기술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보기에, 둘 간의 이런 문화적 관계는 근본적으로 다른 경험을 줄 것입니다. 저는 이런 “뒤섞임”이 양쪽을 다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다른 뉴미디어 갤러리와 달리, 미디어노체는 대다수 갤러리가 하지 않았던 방식을 통해 지리, 문화, 인종, 민족, 계급의 경계를 벗어납니다. 저는 이런 벗어남을 좋아합니다. 종종 사람들은 첼시로 미디어노체를 이전해야 한다고, 그곳이 미디어노체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타당한 조언이지만, 미디어노체의 목표를 고려하지 않은 조언입니다. 대화를 이끌어내고 이어나가게 하는 일은 이미 이뤄지는 평범한 방식으론 이룰 수 없습니다.

* 푸에르토 리코는 카리브해의 대(大)앤틸리스 제도에 있는 미국의 자치령이다. 1493년부터 400년간 스페인의 식민지배를 받다가, 미국-스페인전쟁 이후 1898년부터 미국이 점령하여 군정을 실시하였다. 그 후 1952년 국방·외교·통화를 제외한 내정을 이양 받아 미국의 자치령이 되었다. 푸에르토 리코 사람들은 미국시민권을 가지나 미국 대통령을 선출할 투표권은 행사하지 못한다. 때문에 많은 푸에르토 리코 사람들이 미국 본토로 건너와 살고 있다. 지금까지도 푸에르토 리코인들은 자치령 상태를 유지할지, 영연방과 같은 느슨한 형태로 미국의 영향권 안에 남을지, 자치국가로 독립할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2012년 말 주민투표에서는 투표참여자의 61%가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로 다수가 미국 편입을 바라는지는 알 수 없으며, 무엇보다 경제위기로 부담이 늘어난 미국이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이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73630&cid=769&categoryId=3095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11081525191&code=970201


Q. 미디어노체 공간에서 교육 프로그램, 워크숍 등도 종종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떠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나요? 또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워크숍 기획에서 어떠한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저희는 미디어노체 사이트를 통해 영화제작, 디지털 사진, 디지털 그래픽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파이널 컷 프로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지요. 성인이라면 저렴한 가격으로 워크숍을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저희는 학교, 커뮤니티 센터, 노인복지관 같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비슷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워크숍을 진행하길 원했습니다. 그러다 최근인 지난 여름에 이지선 작가께서 어린이들을 위해 멋진 DIY 키트 시리즈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들을 확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MediaNoche에서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한 미디어 관련 교육, 워크숍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Q. 뉴욕의 미디어아트 경향, 예술과 기술에 관한 흐름은 어떠하다 파악하시는지요? 개인적 견해를 말씀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A: 전 어떤 하나의 경향으로 미디어아트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아트 속에는 여러 경향들이 뒤섞여있지요. 미디어아트는 다양한 형태를 취하고 있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술가들은 매우 다양한 목표와 의도를 가지고 있고요. 일반적으로 예술 기관들은 예술계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이는 미디어아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19세기와 20세기 사이 세기말의 프랑스의 상황에 비유하자면, 당시 파리에는 살롱 예술가와 낙선전 예술가가 있었습니다. 당시 아카데믹 예술가는 잘 훈련받았고 세련된 기교를 자랑했죠. 하지만 같은 시기 파리에는 완전히 다른 배경에서 등장한 예술가들이 있었습니다. 이 예술가들은 세련된 기교를 뽐내는데 그칠 수도 있었지만, 무언가 새롭고 예측할 수 없는 것을 추구했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기술 덕분에 우리 모두가 예술가가 될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습니다. 이건 나의 대답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제가 겪은 몇몇 사례에 기반한 것이기도 합니다. 신기술은 틀림없이 새로운 자기표현의 도구를 만들게 해줄 겁니다. 그보다는 기술은 우리가 다시 생각하도록, ‘예술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도록 만든다고 말하는 것이 아마 더 낫겠지요. 간단히 미디어아트라고 부르는 이 예술은 현재 매우 다양한 형태가 등장하고 있으며, 또한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뉴미디어”를 재정의하거나 재명명하려는 노력은 이제 20년도 넘은 일이 됐습니다. 예를 들어, 구기술과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예술 형식의 맥락 속에서 뉴미디어아트나 디지털아트를 정의하는 일 말이지요.

한편 예술 분야에서 벌어지는 민영화 문제는 오랫동안 예술계 사람들을 괴롭혀 왔습니다. 그러나 인정하자면 사실 모두가 고민한 건 아니었죠. 미디어아트, 특히 뉴미디어아트는 더욱 더 기업의 요구를 이행하려 노력해 왔습니다. 간접 광고나 제품 인지 방식 같은 것으로 말이죠. 그렇게 예술을 판매나 흥보의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기업의 요구에 부응해왔죠. 제 생각에 이는 한탄스러운 일입니다.

한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예술가들에게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대중에게는 전에 없었던 방식으로 예술가들을 끌어들일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공간을 열어주었습니다. 이는 또한 예술 생산에서 이전과 다른 창의적인 공간을 제공해주었습니다.


Q. 미주권과 남미, 그리고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미디어아트의 흐름은 조금씩 차이를 보이는 듯 합니다. 이에 대한 개인적 견해를 여쭈어보고 싶습니다.

A: 맞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첫째로, 예술은 문화의 영역 안에 있고, 언급하신 각 대륙은 매우 풍부한 문화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전통을 넘어서 보면, 이전부터 있었던 국제 교환은 이제 세계경제의 확대와 기술의 전파에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문화는 융합입니다. 비록 우리는 이를 근래에 와서야 일어난 현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요. 그렇기는 하지만, 각각의 문화에는 연속성이나 동질성이 있습니다. 영속적인 가치나 미학 같은 것들 말이죠. 그런 것들이 북미, 남미, 유럽, 아시아를 구별해주는 것이지요.


Digital Block Party (2003), Poster image, MediaNoche, N.Y

이러한 맥락 안에서, 기술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관습 안에 도입되었습니다. 표면상 뉴미디어아트는 매우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보다 면밀히 살펴보면 우리는 예술가의 의도가 분명히 구별됨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 존재하는 미디어아트의 다양성 때문에 일반화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시도해볼 가치는 있습니다.

미디어노체 갤러리에서 본 바로는 미국 예술가들은 기술 그 자체에 매료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광고 이미지와 관계를 맺고 있죠. 라틴 아메리카 예술가들은 자연, 사회, 문화, 정치와 관계하면서 기술을 탐구합니다. 유럽 예술가들은 다다이스트나 인상주의자들의 급진적인 전통 안에서 기술을 받아들여 왔습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내용은 형식과 동등하거나 보다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사회적 성(gender)의 차이뿐 아니라 어떻게 기술이 도입되는가의 차이나 경제적 발전 상태의 차이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제가 보기에 아시아 뉴미디어아트는 굉장히 상업 광고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제가 짐작한 바로는 심지어 뉴미디어아트의 미학을 상업적인 방향으로 몰고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런 식으로 가면서 그들은 굉장히 고도로 발달된 기술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내용 면에서 보면, 유럽 미디어아트 예술가들처럼 아시아 미디어아트 예술가들도 기술을 사용해 고대의 형식이나 예술적인 표현을 되찾거나 다시 세우는데 사용합니다. 다른 아시아 미디어아트 예술가들의 경우는 정부 권력이나 상업 광고처럼 되어버린 환경을 비판하는데 미디어아트를 사용합니다. 저희는 미디어노체에서 이런 다양한 영역 안에 있는 미디어아트 예술가들의 작업을 전시했습니다.


Q. 그간 미디어노체를 통해 소개된 작가 중, 인상깊었던 작가들을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A: 미디어노체에서 전시했던 예술가들은 전부 일정 수준 이상의 숙련을 쌓고 미학적 발전을 이룬 작가들이었습니다. 이 작가들 중에 가장 인상적인 사람을 하나 뽑는 일은 저에겐 너무 어려운 일이로군요. 이 미디어아트 예술가들은 모두 자기 분야에 특화된 사람들이고, 모두 다 인상적인 사람들입니다. 인상적이지 않았다면 미디어노체에서 전시할 기회를 주지 않았겠죠. 전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저희는 서로 다르고 폭넓은 미학을 통해 작업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유지합니다. 또한 저희는 매체적으로나 형식적으로만 사로잡는 작업뿐 아니라, 예술 실천이나, 사회, 환경에 기술이 가한 영향(impact)에 대해 언급하는 작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작가인 이지선 작가의 개인전이 개최되기도 하였다.


Q. 한국의 미디어아트 경향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혹시 앨리스온을 통해 한국에 소개하고 싶은 작가나 프로그램이 있다면요?

A: 제가 한국의 미디어아트에 대해 아는 건 앨리스온을 통해 들은 것들 뿐입니다. 물론 위대한 백남준이 한국 출신인 것은 알고 있지요. 그 외에는 90년대 한국에서 만들어졌던 저항적인 비디오 영상들에 대해 알고 있고, 미디어노체에서 공개행사를 가졌던 이지선 작가도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는 전시계획서를 제출했거나 현재 계획중인 다른 한국 미디어아트 예술가들을 만났던 적은 있습니다.

저희는 앨리스온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에서 전시를 열고, 여러 작가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환경의 위기에 대해 한국 예술가들과 일반 대중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뉴미디어의 환경 시리즈” 전시와, 타국가 출신 멀티미디어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전시를 기획 중입니다. 이에 관해 지난 초여름에 저와 유원준 디렉터는 간단히 의견을 나누었지요.

2010년 저희는 [스필 포워드 Spill Forward]라 이름 붙인 전시를 열었습니다. 이 전시에는 세계 30개국의 뉴미디어아트 예술가들이 참여해 멕시코만에서 일어났던 영국 브리티시 석유회사의 석유유출사고에 대한 반응을 예술로 선보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많은 예술가들이 문화 훼방(culture jamming)을 전략으로 삼아 브리티시 석유회사를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브리티시 석유회사의 대중매체 상표를 비꼬는 작업을 내놓는 등, 여러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그리고 예술가와의 대화 시간에는 이 문제에 대하여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상업적 독립체가 쓰는 것과 같은 상품 미학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그리고 이를 통해 기업을 비판하는 일이 과연 성공할 수 있는 방식인가에 대해서 논의했습니다. 물론 이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진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논의를 통해 상업적 미학에 대해 의문을 품는 담론이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생각 없는 상업주의를 비판하는데 사용할 도구로서, 그러한 환경을 파괴하는 도구로서 상업적 미학을 역이용하는 것이 적당한가 하는 물음으로 말이죠. 이는 사회나 환경에 초점을 맞추는 전시의 한 사례입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재앙들 중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일들도 많습니다. 그런 재앙들의 누적효과는 모든 동식물을 위험에 빠뜨릴 것입니다. 우리 인간들도 포함해서요!

저희는 이런 전시를 계속하고 싶고, 전세계에서 이런 전시를 열고 싶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환경적 위기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중대한 일입니다. 사람들이 그것에 신경 쓰든 그렇지 않든, 이러한 일에 참여하든 그렇지 않든 말이지요. 환경적 위기는 지구상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끼칩니다. 전시는 이런 환경과 관련된 논의를 자극하는 기폭제로서 기능해야 합니다. 또한 오늘날 사회 안에서 예술가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탐구하게 하는 기폭제여야 합니다.

 * 브리티시 석유회사(British Petroleum Company)는 1909년 윌리엄 K. 다시(William Knox D'Arcy)가 설립한 정유회사이다. 2013년 포브스 선정 세계기업순위에 따르면 3,709억 달러의 수익과 116억 달러의 순익을 올려, 세계 2000개 기업 중에서 18위, 정유회사들 가운데서는 6위를 차지하는 기업이다. 2010년 4월 20일, 미국 루이지애나 주 멕시코 만에 있는 BP의 딥워터 호라이즌 석유 시추 시설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9월 19일 유정을 완전히 밀봉하기 전까지 490만 배럴 가량의 원유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며, 6,500 제곱킬로미터에서 180,000 제곱킬로미터 가량의 해양이 오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멕시코만 연안 5개 주 중 미시시피 주, 앨라배마 주, 루이지애나 주, 플로리다 주가 피해를 입었으며, BP사는 200억달러 가량의 피해보상 기금을 조성해야 하는 등 막대한 보상책임을 지게 되었다.

http://www.forbes.com/global2000/

http://ko.wikipedia.org/wiki/%EB%94%A5%EC%9B%8C%ED%84%B0_%ED%98%B8%EB%9D%BC%EC%9D%B4%EC%A6%8C_%EA%B8%B0%EB%A6%84_%EC%9C%A0%EC%B6%9C_%EC%82%AC%EA%B3%A0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597183.html

http://www.protei.org

http://randomwalks.org/public_lab/randomwalkshome/protei-interactive-2010/


Q. Judith Escalona씨는 CUNY TV도 프로듀싱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UNY TV는 어떠한 방송 프로그램인가요?

A: 저는 사실 영화제작자입니다. 현재는 <Bx3M>이라는 이름의 장편영화를 편집하고 있습니다. 불에 타버린 도시 안에서 성장해가는 세명의 라틴계 아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브롱크스에서 성장한 10대 소녀 둘과 소년 하나를 추적합니다. 물론 저는 이 영화의 각본을 쓰고 감독을 맡았습니다.

또한 저는 부분적으론 CUNY-TV 방송국의 [독립 정보원 Independent Sources]라는 프로그램의 프로듀서입니다. CUNY-TV쇼 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독립 정보원]은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세 주에서 일어나는 뉴스들을 소수 민족 공동체의 시각에서 다루는 프로그램입니다. CUNY-TV는 뉴욕시립대학교 텔레비전(City University of New York Television)의 약어로, 교육 등 각종 공공서비스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미국 공영 방송망(Public Broadcasting Service)과 비슷한 전문방송국입니다. CUNY-TV에서는 뉴욕타임즈와 함께 제작한 [타임즈 토크 Times Talk]나, 미국 최고의 기자인 빌 모이어스가 진행하는 [빌 모이어스 앤드 컴퍼니 Bill Moyers and Co.] 같은 프로그램도 방영중입니다.


Q. 미디어노체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저도 미디어노체의 앞날이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아마 글쓰기를 계속 할것 같습니다. 갤러리의 측면에서는, 미디어노체를 개편할 필요가 있어서 아마 갤러리를 이전하게 될 것 같습니다. 여기에 웹사이트도 개편할 예정입니다. 보다 국제적인 협력이 가능하도록요. 현재 저희는 지난 5년간의 계획과 모금활동을 마무리 짓는 중입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습니다. 

미디어노체의 활동을 소개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는 언제나 미디어아트 예술가를 찾고 있습니다. 앨리스온이 추천하는 미디어아트 예술가라면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또한 저희는 영화 상영을 하고 있습니다. 영어 자막만 준비해주신다면, 한국 독립영화를 주변에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인터뷰 글 / 진행 : 홍선표 (앨리스온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