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report

YCAMPost#11 YCAM의 2008년도 그리고…_world report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5. 1. 21:20



2003년 11월. YCAM은 20개의 거대한 서치라이트들에 둘러싸였고, 각 서치라이트는 사람들이 핸드폰과 웹을 통해 보낸 메시지들에 따라 부지런히 깜박거렸다. 24일 동안 진행된 데이터와 빛의 향연에는 94개국으로부터 40만여 명의 사람들이 메시지를 보냈고, 웹을 통해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YCAM의 오프닝을 기념하는 라파엘 로자노-헤머Rafael Lozano-Hemmer의 Amodal Suspension이 열린 이후로 5년, 그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 동안 YCAM은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찾아와 작품을 만들어내는 산실이 되었다. 5주년을 맞이하면서 YCAM은 미디어 아트 전시와 퍼포먼스는 물론, 그 동안의 활동을 정리하고, 미래를 고민해보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라파엘 로자노-헤머 Raphael Lozano-Hemmer, Amodal Functions, 2003 (사진 제공: YCAM, 촬영: Archi Biming)


오오토모 요시히데大友良英의 앙상블Ensembles전
(1기: 2008년 7월 5일 – 9월 15일, 2기: 2008년 8월 23일 – 10월 12일)

여러 차례의 라이브 퍼포먼스를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사운드 아티스트 오오토모 요시히데의 전시가 7월부터 10월까지 2기에 걸쳐 예정되어 있다. 오오토모 요시히데를 중심으로 아오야마 야스토모青山泰知, 이치라쿠 요시미츠一楽儀光, 히라카와 노리미치平川紀道, 짐 오루크Jim O’rourke, 카히미 카리, 사치코M 외 일본 국내외의 다양한 미디어 아티스트들과 사운드 아티스트들이 참여하여 ‘앙상블’을 이루는 전시이다. 첫 번째 전시는 스튜디오B에서, 두 번째 전시는 스튜디오A에서 열리고, 각 전시가 시작될 때마다 여러 사운드 아티스트들의 협연으로 라이브가 있을 예정이다. 즉흥연주, 노이즈 음악, 일렉트로닉 사운드, 영화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고 있는 오오토모 요시히데가 다른 아티스트들과 만나 어떤 작품들과 라이브를 보여줄 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오오토모 요시히데

InterLab 여름 캠프 vol.1 (2008년 9월 3일 – 6일)

YCAM의 강력한 기술지원팀 인터랩InterLab을 주축으로 미디어 아트의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기술자, 연구자들과 함께 미디어 아트에 사용되고 있는 최신 기술, 툴, 환경 그리고 그것들의 응용에 대해서 강의와 워크숍, 성과 발표 등으로 진행되는 이벤트이다. 일시적인 기술의 습득이나 교류를 넘어, 새로운 연구개발의 방법을 찾아보고, 개발을 위한 커뮤니티를 구성하거나 개발된 기술의 생산 방식을 고민해보기도 하고, 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과 그것의 보급 방법이나 플랫폼을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7월 초부터 참가지원을 받을 예정이다.

5주년 기념 행사들

심포지엄 (2008년 11월 1일 – 11월 3일)


심포지엄은 모두 세 세션으로 구성된다. 첫 세션은 기성의 작품을 초청하여 전시하는 전시장이 아닌, 미디어 아트 작품들을 생산해 내는 미디어아트 센터로서 YCAM이 지난 5년간 함께했던 작가, 기획자 등을 한 자리에 모아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이다. YCAM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만들어질 수 없는 작품을 ‘지금, 여기’에서 기획, 제작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작가와 YCAM의 스텝, 특히 인터랩과의 협업을 통해 체재제작의 형태로 만들어진 여러 작품들은 일본 국내외 각지에서 전시, 상연되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업데이트를 거쳐 성장해 가고 있다. 이 곳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이 어떻게 다른 곳들에서도 보여졌었는지, 그에 대한 반응은 어땠는지를 짚어보면서, YCAM과 미디어 아트계의 지난 5년간을 돌아보고, 나아가 예술과 정보 미디어의 미래, 그리고 야마구치라는 소도시에서 발산되는 문화가 국제적인 미디어 아트 신에 미치고 있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YCAM의 큐레이터 아베 카즈나오阿部一直의 사회로 ICC의 큐레이터 시카타 유키코四方幸子 등 미디어 아트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YCAM과 미디어 아트 프로덕션 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세션은 “미디어 아트와 새로운 제작”을 주제로 최근 몇 년간 미디어 아트 제작에 있어서의 기술적인 흐름들 - 리눅스와 같은 오픈 소스 커뮤니티에 의해 생성된 피어 프로덕션peer production, 또 MIT FabLab이나 ‘Make’로 대표되는 퍼스널 프로덕션 등 - 을 짚어보고, 관련 기술의 개발과 그 활용, 기술 개발자들의 커뮤니티가 변화해온 양상과 미래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한다. 마지막 세션은 “아웃 오브 스쿨out of school”이라는 제목으로 미디어 아트 센터에서의 교육에 초점을 맞추어, YCAM에서 지향하고 있는 – 기존의 미술관 교육이나 학교 교육의 틀과는 다른 –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자연환경, 사회환경과 병존하는 제3의 환경으로 미디어 환경을 상정하고, 그 안에서의 조형감각, 시간감각을 고민해보고, 나아가 지역과의 관계와 미디어 환경에서의 창조적인 환경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본다.

전시회: 미니멈 인터페이스Minimum Interface 전 (2008년 11월 1일 – 2009년 2월 8일)

미니멈 인터페이스 전은 여러 신체감각들을 직관적으로 활용하여 ‘인터페이스’의 관점에서 예술과 정보의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고 제안하는 전시이다. 우리의 일상은 다양한 인터페이스들로 가득 차있고, 그것들로 인해 우리의 생각과 몸도 변화해가고 있다.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다양한 방식으로 뿌리박고 있는 인터페이스들에 대해 예술과 디자인의 독특한 발상과 관점들을 담아내고 있는 작품들을 통해 ‘상호작용하기, 연결하기’라는 체험적인 감상과 재미를 제공하고자 한다. 텍스트에 기반한 설명보다는 인터페이스 자체와의 직관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작품을 즐길 수 있는 전시로 기획하고 있다. 아티스트, 디자이너, 기술자의 협업에 따라 몇 개의 테마 존을 설정하여 YCAM에서 제작되는 신작들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11월부터 12월 초까지는 YCAM에서 가까운 야마구치의 온천 동네 유다온센湯田温泉에서 ‘유다 아트 프로젝트’가 개최되기도 한다. 엑소네모exonemo, 단 로제가르데Daan Roosegaarde, United Visual Artists 등의 작가들이 참가하여 유다 온센 지역의 공공공간들에 ‘빛’을 테마로 YCAM에서 제작된 인터랙티브 공공 미술 작품들을 선보일 것이다.

메즈라시이 키노코무용단 + plaplax (2009년 2월 28일 – 3월 1일)

현대무용 컴퍼니 ‘메즈라시이 키노코珍しいキノコ(이상한 버섯)무용단’과 인터랙티브 아트에서 폭 넓은 활동을 하고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플라플락스plaplax’가 1년간에 걸쳐 함께 고민하고 실험한 후, 최종적으로 YCAM에서 1개월간 머물면서 새로운 현대무용 공연을 함께 제작한다. 두 그룹은 다른 장르에서 활동해왔지만, 팝 아트의 성향이 강한 작품들을 선보여왔다는 공통점이 있고, 이번의 새로운 만남을 통해 미디어 아트 기술과 무대예술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신체와 영상이 상호작용하는, 실험적인 무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주년을 맞아 굵직굵직한 행사들을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는 YCAM이다. 익사이팅한 YCAM의 2008년을 주목해보자! 도쿄나 오사카보다도 훨씬 가까운 곳에 있는 야마구치로 여름 휴가나 가을의 일탈 여행을 계획해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다.
YCAM is busy preparing for its 5th year. It would be interesting to plan your summer vacation or autumn trip to Yamaguchi, which is actually much closer than Tokyo or Osaka.


추신.. 에필로그? 프롤로그?

YCAM에서의 7개월은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렸다. 야마구치와 YCAM에서 너무나 많은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끊임없이 배우고 고민할 수 있었다. YCAMPost 연재는 그렇게 산만하게 머리를 오가는 생각과 배움을 정리해보고, 개인적인 경험들을 조금이나마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되었다. 좋은 자리를 (혹은 바이트들을) 마련해주신 앨리스온의 모든 스텝들께 많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YCAM에서의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시고, 7개월 내내 물심양면으로 너무나 많은 도움을 주신 YCAM의 스텝들, 인터뷰에 응해주신 멋진 작가 분들, 보잘것없는 글이 하나하나 써질 때마다 꼼꼼히 읽고 도와준 남자친구, 후쿠다 상, 코타키 상께도 고마움을 전한다.
많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돌아왔지만, 새로운 시작을 위한 끝일 것이다. 가을쯤, 이번 마지막 글에서 날린 예고편의 행사 이야기들을 들고 다시 한 번 앨리스온의 한 귀퉁이를 축내러 와야겠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