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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종이잡지_esquire 10월호 특별판

aliceon 2008. 9. 30. 20:24
사진출처_blog.wired.com

전 논문을 미디어 아트쪽으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들었던 생각이 사례 예시 혹은 작품 분석을 할 때 기존의 회화나 조각들, 설치 작업들처럼 사진 몇 장으로 예시가 힘든, 동영상을 통해서만이 제대로 전달을 해 줄 수 있는 사례들이 대부분인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라는 점이였죠.

문득 들던 생각이 해리 포터에 나왔던 신문 데일리 프로핏처럼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종이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기기를 가지고 있고, 또한 프리젠테이션용 프로젝션 기기들이 발달한 지금 다소 엉뚱한 생각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아날로그+디지털적인 무언가가 심히 땡기더군요^^.

그러한 상상이 아직은 영화와 만화 등에서 가상적으로 보여지고 있는 시기에, 그 첫 발걸음이 시제품으로서 보여졌습니다. 패션잡지 esquire가 자사의 75주년을 기념하며 내 놓은 미국판 에스콰이어10월호 특별판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잡지는 10월호의 표지와 광고 부분에 E-Ink 디스플레이를 채택하여 내장된 배터리를 이용, 반짝이는 글자와 광고에 등장한 차체의 후광 효과를 나타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직은 본격적인 컬러나 동영상 구현이 아닌, 단순히 깜박이며 텍스트와 기호등을 표시할 뿐인 모습이지만 첫 모습을 보였다는 점, 그리고 단순히 실험적인 프로토타입이 아닌 10여만부가 제작된 대량 생산품이며 실제 일반인에게 판매가 된 제품이며 잡지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가격 역시 일반판 3.99달러보다 단 2달러 비싼 5.99달러에 판매되었습니다.

새로운 매체나 새로운 장치가 개발되고 상품화되고 일상속에 파고들어가는 과정에서는 비용이나 기술, 효율성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할 것입니다. 그 중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요인이 바로 감성이라는 부분일 것이고요. 이 감성은 비 효율적일수도 비 능률적일수도 있지만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사용 요인입니다. 20세기 대표적 예언 실패 사례인 종이의 종말도, 책의 종말도 이런 복합적인 요인들의 결과였지요. 사람들은 새롭고 혁신적인 것을 원하지만 동시에 기존의 익숙한 물건이나 모습 역시 원합니다. 그렇기에 많은 새로운 매체나 상품들은 혁신성을 뽐내기보다는 구 매체와의 적절한 결합을 통해 점진적인 발전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E-Ink 관련 기술이 그 예 중 하나일 것입니다.

잡지 esquire의 수석 디렉터 David Granger는 NY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의견들을 밝혔습니다.
"잡지 분야는 150여년간 아무런 진척이 없이 그 자리에 묶여 있었으며 이러한 진보 없음에 지친다."
"인쇄의 가능성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며 2년 이내에 마치 1982년 핸드폰과 카폰이 그러했던 것처럼 혁신적인 발걸음이 진행되리라 기대한다"
실제로 에스콰이어는 지난 2000년 E-ink 관련 기업들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그 가능성만 확인했을 뿐이었고 2년 전에 비로소 본격적 움직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esquire의 10월 special collector's edition입니다.

그냥 단순한 기술 이상으로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앞으로의 모습이 많이 기대가 됩니다. 처음 인터넷이 등장하고 웹 브라우저에 표시되는 많은 정보의 바다를 탐색할 때 참 놀랐던 것이 Animation GIF였습니다. 기껏해야 8색 16색 256색 이미지들이 깜박깜박 바뀌면서 움직임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며 어린 마음에 와..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전에 하이텔이나 천리안에서 ANSI를 짜서 텍스트 기호로 화면을 특정 모습으로 가득 채우고 색을 화악 바꾸며 와... 했던 기억도요^^. 물론 지금 보자면 아무것도 아닌 모습들입니다. 그러던 것이 10년이 지나 지금은 각종 화려한 효과와 움직임을 동반한 모션 그래픽들의 모습을 웹 어디서나 손쉽게 볼 수 있습니다. 동영상도 어디서나 굴러다니고 있고요.

에스콰이어 10월 특별호에 대한 다른 영상 하나 추가합니다.



이러한 제작에 대한 시각과 기술이 발전한다면 정말 흥미롭고 멋진 녀석이 등장할 것 같습니다. 많이 기대가 되네요^^ (그나저나 갑자기 요즘 e-book관련 포스팅을 많이 합니다. 땡기나;;)

아래의 링크는 관련 기사와 내용에 관련된 웹페이지들입니다.
NY Times
클리앙 뉴스
engadg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