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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lliant Cube 빛나는 상자 - 전가영展

알 수 없는 사용자 2012. 11. 14. 13:48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전가영 작가의 전시가 열리네요. 

백화점이라는 공간에 잘 어울리는 전시가 될것 같습니다. :)


● Brilliant Cube 빛나는 상자 - 전가영展


질서, 또는 개체의 구조와 힘, 단위에 관심을 갖고 미디어와 전통소재를 접목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젊은 작가, 전가영씨의 전시가 11월 16일부터 내년 31일까지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에비뉴엘AVENUEL 전층(지하1층~4층)에서 열린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2007년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라이트패널, 드로잉, 종이상자를 이용한 대형 설치작업에 이르는 다양한 작업을 선보인다.

작가는 색과 음의 질서에 주목하고 첫 개인전 이후 고집스럽게 외면의 세계뿐만 아니라 내면의 세계에 대한 ‘질서탐구’에 나선다. 이는 ‘질서를 알아야 그 대상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는 작가의 믿음에서 비롯된다. 그의 예술세계에 근본이 되는 것은 색과 음이다. 색은 일반적으로 스펙트럼에 의해 분해가 가능하며, 음 역시 리듬, 박자, 음율 등 기호화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분석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뛰어넘어 사람들은 매우 주관적으로 색과 음을 받아들인다. 작가는 사람들의 주관적인 사고체계에 색과 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거꾸로 색과 음이 어떠한 내재적 질서를 가졌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며 감흥을 일으키는지 주도면밀히 관찰한다. 즉 주관적이고 직관적인 세계에 대한 질서를 자신의 조형원리로 삼은 것이다.


 
▲ 전가영, Color Notation-Clouds, 한지에 혼합재료, 2010, 실제 설치물 아님


예를 들어 작가가 사용한 여러 색채로 표현된 화면은 음을 연주할 수 있는 악보를 상징하는 것이다. 작가는 음을 색으로 규정하는 나름의 방식을 전체적인 화면구성에도 적용한다. 즉 빨강색-도, 오렌지색-레, 노랑색-미, 연두색-파, 파란색-솔, 남색-라, 보라색-시와 같은 전환체계를 지닌다. 또한 화면 위에 배치된 작은 크기의 색 면은 짧은 음을, 넒은 면적의 색 면은 긴 음을 상징하고 있어 관객은 다양한 화면을 통해 음악을 상상할 수 있게끔 된다. 화면의 분할은 박자에 따라 달라지며, 좌우의 구분은 오른손, 왼손의 연주부분을 상징한다.

전체를 이루는 개체가 존재하며, 그 개체가 풍부하면 풍부할수록 생명력은 강해지고 살아 움직이는 듯한 힘을 획득한다는 작가의 믿음과 신뢰는 다중적이면서도 복합적인 작품을 탄생시킨다. 이것은 나를 중심으로 시작한 관계일지라도 결국 나를 포함한 우리의 관계로 확장되며, 각자의 존재를 충분히 지키면서도 유기적인 평등함과 다양함을 추구하는 작가의 강한 메시지가 들어있다.

질서에서 시작된 관계, 그리고 관계로 이루어진 형태. 연말연시를 맞아 전가영작가가 선사하는 ‘빛나는 상자’ 전시를 통해 다시 한번 나 자신, 가족, 더 나아가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