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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_TAG 11. 메이커 문화와 메이커 스페이스 "만들고,배우고, 공유하라!"- 1부 해외편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3. 10. 19:08

   유 문화의 장은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의 등장과 함께 온라인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하지만 21세기 지금 그 공유의 장은 다시금 물리적 세계, 삼차원 아톰의 공간으로 전환되고 있다. 일률적인 대량생산에서 벗어나, 이제 누구나 CNC 기계, 레이저 커터, 3D프린터기를 갖춘 공동작업실-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를 통해 자신만의 제품을 제조하고 그 기술을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앨리스온은 이번 기획 기사를 통해 디지털 제조업과 풀뿌리 기술혁신 확산에 맞물려 전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메이커운동(Maker Movement)과 메이커 문화(Maker Culture)를 해외와 국내의 주요 메이커 스페이스의 생성 흐름에 따라 1, 2부로 나누어 살펴보고자한다. 1부 해외편에서는 웹(Web)과 DIY문화의 결합 과정,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의 확산 연대기를 통해 메이커 문화와 운동이 확산되는 큰 흐름을 살펴본다.2부 국내편에서는 한국의 메이커 스페이스 및 커뮤니티 형성 연대기를 통해 따라 현재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한국에서의 메이커 문화의 문제점을 들여다 보고, 올바른 메이커 문화의 확산을 전망해본다


CoverStory_TAG 11. 메이커 문화와 메이커 스페이스 "만들고,배우고, 공유하라!"- 1부 해외편

[해외편] - 1부 공유의 장의 전복, 웹에서 물리적 공간으로 -



 메이커 스페이스를 기반으로 살펴보는 메이커 문화와 운동 연대기 

아두이노(Arduino)의 창시자 마시모 반지(Massimo Banzi)는 “이제 훌륭한 것을 만들기 위해 누군가의 허락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고 말했다. 마시모 반지가 언급했던 대로 오픈소스(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포함) 프로젝트는 기업이나 전문가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혁신적인 제품 제작의 중심에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에 있을까? 

인터넷을 통해 가능해진 협업과 개방의 정신 그리고 다양한 재료-기술-도구를 활용해 만들고 결과물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찾는 '메이커 정신'에 있다. 이들은 서로의 아이디어와 지식을 자유롭게 공유하고 협업을 통해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면서 자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우선 다음 영상을 보자. 본 영상은 메이커들의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사례로, 미국의 밴드 OKGO의 “This Too Shall Pass” 뮤직비디오 Rube Goldberg Machine[각주:1] 버전이다. 이 뮤직비디오는 실제로 메이크진(Makezine)의 DIY Movie Making 섹션에서 본 영상을 만든 메이커 조직 신 랩(Syyn Lab)과 함께 재조명되었다. Syyn Lab은 7명의 공동 창업자와 50 여명의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되며, 음악가, 엔지니어, 과학자 등 각자의 본업이 있는 개개인들이 본업 외 남는 시간에 좀 더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위해 모인다.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닌,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젝트를 함께 하기 위해 주말과 저녁 시간에 모여 작업을 주로 하고 다양한 배경의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여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OKGO의 뮤직비디오와 같은 참신한 작업을 생산해 낼 수 있었다.


<2010년 매이크진에 소개된 DIY Movie Making 섹션의 뮤직비디오 “OK Go: This Too Shall Pass(Rube Goldberg Machine버전)”>
자료출처: http://makezine.com/2010/03/04/ok-go-rube-goldberg-video-meet-the/ 


< “OK Go: This Too Shall Pass( Rube Goldberg Machine버전)”의 메이킹 과정을 온라인에서 공유한 Interactive Floor Map>
URL: http://media.okgo.net/ttsp/FloorPlan_TV.html


만들고자 하는 수단, 동기 그리고 기회가 융합되는 순간 메이커들이 갖고 있는 여유 시간과 여유 능력은 새로운 자원으로써 의미를 갖게 되며, OKGO의 뮤직비디오는 클레이 셔키(Clay Sherky)가 말한 "인지 잉여(Cognitive Surplus)는 많아지면 달라질 수 있는 자원”임을 보여주는 한 사례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하나의 사례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라는 새로운 문화 흐름으로 세계 각국에서 그 형태를 드러내고 있다.


 메이커 문화의 확산 그리고 그 시작점과 다양한 형태: 웹 문화와 DIY가 만났을 때 

메이크진(Makezine)의 창간자인 데일 도허티(Dale Dougherty)에 따르면, 메이커 운동은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사람들, ‘메이커’(Maker)가 만드는 법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흐름”이다[각주:2].

맞춤형 제품과 소비자가 직접 만드는 제품의 개념은 오래전부터 존재 했는데 새삼스레 왜 지금 메이커 운동이 각광 받고 있는 걸까?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이라는 
시공간을 초월한 지식 공유 인프라를 배경으로 탄생한 웹 문화가 DIY(Do It Yourself)문화를 만났기 때문이다. 90년대 월드 와이드 웹의 탄생 배경에는 '지식의 공유'라는 가치가 핵심 요소로 깔려 있었으며, 실제로 이러한 공유 정신은 오픈소스 개발 문화와 같은 독특한 민주주의 성격을 띠는 웹 문화를 탄생 시키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웹 문화가 DIY문화와 결합하면서 '기술의 공유, 민주화'의 움직임이 가상의 공간을 넘어서 물리적인 제조업에까지 확장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이라는 새로운 문화 현상이 되고 있다.

웹 이전의 해킹 문화와 DIY 문화는 제작을 위한 기술과 도구를 충분히 갖추고 있는 소수와 로컬 중심으로 유지 되었으며,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이 쉽게 동참하기엔 어느 정도의 진입 장벽이 존재했다. 특히 테크디아이와이(Tech DIY)의 경우 일반인들에겐 구현을 위한 장비와 새로운 최신 기술에 대한 지식 부족으로 진입 장벽이 높아, 기술에 관심이 있는 소수 마니아층의 별난 취미 생활 정도로 취급받아져 왔다. 

하지만 웹의 발전으로, 기술에 대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 지면서 자연스럽게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오프라인 모임이 지역마다 발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역 별로 생긴 오프라인 모임이 다시 온라인에서 연합하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온/오프라인 공유의 장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환경이 구축되었다.

메이커 운동 이전의 Tech DIY 운동 사례: 도크봇(Dorkbot) http://en.wikipedia.org/wiki/Dorkbot
도크봇(Dorkbot)은 로봇 기술에 관심 있거나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함께 참여할 수 있으며, 각자의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공유하는 Tech DIY 공동체이다. 더글라스 리페토(Douglas Repetto)가 자신의 작업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2000년에 도크봇을, 2002년에 아트봇을 뉴욕에서 시작한 이후 두 행사는 국제적인 차원으로 확대되어 도크봇 지부가 샌프란시스코, 부다페스트 등 세계 각지에서 만들어졌고 2009년엔 도크봇 서울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활동 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의 공유와 확산을 배경으로 Tech DIY는 이제 괴짜들을 위한 별난 취미에서 벗어나, 일반인들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대중성을 서서히 확보하기 시작한다. 2005년 집에서 누구나 만들어 볼 수 있는 Tech DIY 프로젝트를 소개하는데 중점을 둔 '메이크진(Makezine)'의 창간은 메이커 운동의 시금석으로 자리매김 하고, 2006년 제1회 메이커 페어가 캘리포니아 산 마테오에서 개최되면서 메이커 운동은 빠르게 퍼져나가게 된다. 메이커 운동을 통해 새로운 기술의 사용이 더욱 쉬워지게 되면서, 처음 '메이커'를 지칭하는 대상자는 취미 공학자라는 의미가 강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만들기 활동을 하는 대중을 지칭하게 되었다.

"뭔가 만드는 사람을 메이커라고 한다." 2005년 창간된 <메이크> 매거진을 통해 대중화되기 시작한 말로, 새로운 만들기를 이끄는 새로운 제작 인구를 가리킨다. 발명가, 공예가, 기술자 등 기존의 제작자 카테고리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손쉬워진 기술을 응용해서 폭넓은 만들기 활동을 하는 대중을 지칭한다. 처음에 쓰일 때는 취미공학자라는 의미가 강했지만, 지금은 공유와 발전으로 새로운 기술의 사용이 더더욱 쉬워졌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 전부를 포괄하는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 <메이커 운동 선언>, 마크 해치 (2014) 16p.


 메이커 스페이스 Maker Space의 탄생과 역할 

2006년에 제1회 메이커 페어가 개최된 이후, 8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의 여러 도시와 주에서 독립 조직 행사인 미니 메이커 페어가 개최되고 있다. 매년 수 만명의 메이커들이 만드는 즐거움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모이는 이 행사는 메이커 운동의 메카와도 같다. 하지만 메이커 문화의 지속성은, 단지 1년에 한번 있는 메이커 페어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 기저에는 이들의 꾸준한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협력자를 구할 수 있는 물리적인 커뮤니티 터전,'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 라 불리는 메이커들을 위한 공동작업 공간이 있었다. 
메이킹을 위한 물리적 공간은, 제작을 위해 필요한 고가의 장비 제공, 그 장비를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동시에 메이커들 간의 실제적 지식교류의 장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전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의 일원들이 정기적인 오프라인 모임을 갖고, 물리적인 공간에서 지식 교류를 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하지만 메이커 스페이스는 아예 물리적인 공간 자체가 상설화 되고, 이 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커뮤니티의 주요 이벤트가 되며, 온라인 커뮤니티는 부수적인 요소로 전복 된다.물리적인 장소를 중심으로 지식의 교류와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는 현상은,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Agora)'[각주:3]에서 부터 근현대에 이르러서는 하버마스가 말한 공론장[각주:4]-'카페와 살롱'[각주:5]을 통한 지적 교류와 커뮤니티 형성에서 살펴 볼수 있다. 그리고 지금, 메이커 스페이스는 '공학 기술'이라는 지식을 주제로,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직접 무엇인가를 구현하고 문제점을 토론하는 21세기 형 기술 공론장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메이커 운동을 지속적으로 유지 시키는 거점인 메이커 스페이스는 어디에서 부터 시작된 것일까?
메이커 스페이스가 지향하는 커뮤니티 모델이자, 공간의 특성은 유럽의 해커들을 위한 해커 스페이스
(Hackerspace)에서 많은 참조를 하였으며 독일의 해커 스페이스인 c-base는 최초의 메이커 스페이스로 알려져 있다. 

*해커 스페이스(Haker Space)? 메이커 스페이스(Maker Space)?
해커 스페이스=메이커 스페이스로 보면 된다. 기술 기반 메이킹을 위한 공동 작업 공간의 시초는 해커 스페이스로, 메이커 스페이스란 명칭은 메이크진에서 유래되었다. 세계적인 메이커 문화 확산에 기여한 메이크진과 메이커페어를 만든 데일 도허티는 아이들에게 해커(hacker) 또는 핵(hack)[각주:6]이라는 말이 좋은 의미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해킹이란 말을 버리고 메이커라는 말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메이크진의 대중화로 공동 작업을 하는 공간을 지칭하는 대명사는 기존의 해커 스페이스보다 메이커 스페이스란 용어로 대중화 되었다.
(http://makezine.com/2013/05/22/the-difference-between-hackerspaces-makerspaces-techshops-and-fablabs/ 인용)

*해커 스페이스는 "사람들이 만나 자신의 프로젝트를 작업하며 구성원들이 운영하는 물리적인 창작 장소이다"라고 hackerspaces.org에 정의되어 있다. 공간의 정확한 기능은 만드는 장소에서 구성원에 의해 결정되며, 가이드라인이 설정되어 있다. 자율성과 자유로운 접근 및 정보의 순환을 중시하며 기관의 불신, 조직의 전통, 산업 하향식(top-down) 스타일을 반대한다. 학습모드는 공식적인것을 반대하며, 동료 간(peer to peer) 학습 과정을 좋아하고 학습의 개념 공유, 연대 협력을 강조한다.


메이커 스페이스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는 메이커 스페이스의 시초가 된 해커 스페이스의 가이드 라인에 기반을 두고 생성된, 기업이나 학교, 기관의 지원을 받지 않는 자생적인 비영리 단체 이며,  산업 기관 및 교육기관과 연계되어 생성된 테크숍(TechShop), 팹랩(Fablab)과 같은 프랜차이즈형 메이커 스페이스가 존재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최근에는 고등학교, 도서관 등 공공 기관 내부에 설치되는 정부 주도의 메이커 스페이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메이커 스페이스의 형성과 확산 연대기를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 위의 메이커 스페이스 형성과 확산 연대기표는 본 기사의 레퍼런스 자료들을 기반으로 정리 되었으며, 메이커 스페이스 초기 문화를 이끈 유럽과 북미 메이커 스페이스의 확산 흐름을 주로 보여주며 여기에 한,중,일의 메이커 스페이스 확산 연대기를 추가하여 정리한 표임을 밝힙니다.)

다음으로 대표적인 해외의 민간 주도 비영리 메이커 스페이스 몇 곳들을 살펴봄으로써, 각 공간 별 운영 특징과 생성 흐름을 알아보도록 하자.  


 *[민간 주도의 비영리 메이커 스페이스] 


1995년 독일 베를린에 오픈한 c-base는, 해킹 문화에 관심이 있는 프로그래머의 모임으로 시작하여 아이디어를 나누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제작을 꾀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된다. 이러한 독일 해킹 문화와 해커들을 위한 공간 문화에 영향을 받아 2006년 폴 뵘(Paul Bohm)이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독일 외 지역으로는 처음으로 해커 스페이스인 메타랩(MetaLab)을 만들었고, 해커 스페이스 운영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메타랩은 타 지역에 해커 스페이스를 처음 만들기 위한 가이드와 조언을 해주면서 해커 스페이스가 확산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2007년 유럽의 해커 커뮤니티인 카오스 컴퓨터 클럽(Chaos Computer Club)이 주최하는 해킹 커뮤니티 컨퍼런스(Chaos Communication Camp)에 미국의 해커들이 참석하고, 당시 독일의 C-base와 같은 해커 스페이스를 방문하면서 이에 영감을 받아 NYC Resister, HanDC, Noisebridge와 같은 민간 주도의 메이커 스페이스들이 연달아 미국에 형성 되게 되었다. 이후 해커 스페이스의 정보 교류 플랫폼인 Hackerspaces.org 를 통해 해커 스페이스 제작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공유 되고, 전 세계 해커 스페이스에서 진행되는 Tech DIY 프로젝트 및 워크샵 정보가 공유되기 시작한다.그리고 각 해커 스페이스 간의 활발한 네트워킹과 교류를 통해 전세계로 해커스페이스- 즉 민간 주도형 메이커 스페이스가 확장되게 된다.

이러한 민간 주도형 메이커 스페이스들의 경우, 정보와 지식의 공유, 오픈 소스 개발, 자발적인 참여, 연대 협력을 추구하는 '해커문화'라는 뿌리깊은 서브컬쳐 자양분을 바탕으로 형성 되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카오스 컴퓨터 클럽의 경우, 1980년대 해커그룹의 소규모 커뮤니티에서 시작되어 독일 전역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의 로컬 해커그룹들과 연계 되어 매년 해커 커뮤니티 컨퍼런스를 주최할 정도로 자발성과 지속성을 유지하고 있다.커 커뮤니티에는 자율성과 커뮤니티를 위한 지침이 동시에 존재하며, 커뮤니티를 위한 구성원의 기여도가 명예처럼 중요시 여겨진다.

이런 해커 정신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메이커 스페이스들은 위에서 살펴본 공간별 특징에서도 보면 알 수 있다시피, 구성원은 회원비를 내고 동시에 커뮤니티를 위해 자신의 재능을 어느 정도 기부하고 공유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 되어있다. 신입 메이커는 공간에 들어와 만들고, 구성원들 누구에게나 묻는 과정에서 시니어 메이커로 성장하며 자율적으로 다른 신입 메이커와 지식을 나누고 싶어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녹아든 지식 공유와 기부의 분위기는 커뮤니티의 신입 메이커를 키우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카오스 컴퓨터 클럽(Chaos Computer Club)의 각 지역 그룹 분포도 (독일 전역과, 스위스,오스트리아등으로 로컬 해커그룹들이 연계 되어 운영되고 있다)


반면, 이러한 비영리 메이커 스페이스 외에 학교와 기업이 연계된 프랜차이즈형 메이커 스페이스는 해커 스페이스의 해커 문화에 영향 받았다기 보다, 차고에 실험실을 차리고 뭔가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실리콘 밸리 차고문화에 더 가까워 보인다.
실제로 테크숍과 팹랩을 통하여, 빠르게 혁신적인 제품을 프로토타이핑 하여 투자를 받거나 상품의 상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룬 사례를 꽤 찾아 볼 수 있다. 아이패드 용 케이스인 도도 케이스(Dodo case)의 성공,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가 미니 카드리더기 스퀘어드(Squared)의 시제품을 테크숍을 이용해 만들어 성공적인 투자를 얻은 사례 등은 메이커 스페이스를 통한 새로운 경제적 가치 창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학교, 기업과 연계된 프랜차이즈 형 메이커 스페이스] 


민간 주도로 메이커 운동이 일어난 지 10여년이 된 지금, 미국 정부는 향후 미래의 혁신적 제품의 인큐베이터이자, 다 품종 소량생산에 이은 제 3차 산업혁명의 베이스 캠프로써 메이커 스페이스의 역할을 기대하고 메이커 운동을 후원하고 있다. 2012년 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늘의 DIY가 내일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가 된다” 라고 말하며 향후 4년 동안 미국 학교 1000곳에 3D 프린터,레이저 커터와 같은 디지털 제작 도구를 갖춘 메이커 스페이스를 개소 하겠다고 선언하였다. 또한 각 주의 주립 도서관에는 정부 주도의 메이커 스페이스들이 빠르게 들어서고 있다.









*[시카고 공공도서관에 들어선 메이커 스페이스] 시카고 공공 도서관(CPL) 해럴드 워싱턴 라이브러리 센터 3층에 개소된 첫 번째 ‘CPL 이노베이션 랩’. 시카고 시민은 무료로 3D 프린터 및 기타 디지털 도구 사용이 가능하다.



만든다는 단순한 즐거움에서 시작된 메이커 운동이 창출한 경제적 가치에 각종 기업과 기관이 주목하면서, 점차 메이커 문화는 해커 문화의 비영리적, 비목적성과는 다른 새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메이커 페어의 경우 이전까지는 비영리단체들이 주체가 되어 외부의 자금 지원 없이 행사가 개최되어 왔지만, 2012년 부터 국방고등연구기획국(DARPA)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샌프란시스코의 민간 주도 메이커 스페이스인 노이즈브릿지(Noisebridge)의 창립자 미치 알트먼(Mitch Altman)은 DARPA의 지원을 받아 비영리성에서 벗어난 메이크진과 메이커페어를 강하게 비판하며, 메이커페어 행사 지원 자원봉사를 더 이상 하지 않겠음을 선언하였다. 비영리성에서 벗어난 특정 단체와 상업적 목적이 메이커 문화에 개입되면서, 메이커들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이 자본에 좌지우지 되거나 그 순수성을 잃고 군사적 목적을 위해 악용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민간 주도 메이커 스페이스 진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메이커 문화는 이제 ‘만드는 즐거움’의 순수한 본질을 유지하려는 민간 메이커 스페이스의 자율성만이 아닌, 밀려 들어오는 정부와 각종 산업 자본의 영향을 받아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도 비영리 민간 주도 메이커 스페이스 중심의 메이커 문화 외에 정부 주도의 메이커 육성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2010년 국내 첫 번째 메이커 스페이스인 '해커스페이스 서울(Hackerspace Seoul)'의 개소 이후,한국의 메이커 문화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을까? 다음 편 <메이커 문화와 메이커 스페이스 2부- 한국편>에서는 2014 메이커 페어 현장 스케치와 더불어 국내의 메이커 스페이스들 그리고 정부지원 정책 등을 알아보고 한국의 메이커 문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가까운 나라 일본의 사례를 함께 들여다보고 한국의 메이커 문화 흐름을 되짚어본다.


글. 문명진 (앨리스온 에디터)




  1. *루브 골드버그 머신(Rube Goldberg Machine)은 단순한 태스크를 복잡한 과정을 통해 실행하는 장치를 의미한다. 전세계에서 다양한 루브 골드버그 머신 대회가 개최되며 광고나 예술 분야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본문으로]
  2. 1) THE MAKER MINDSET,Dale Dougherty:https://llk.media.mit.edu/courses/readings/maker-mindset.pdf 2) Makers & Maker Movement, Dale Dougherty: http://vimeo.com/88184836 [본문으로]
  3. 아고라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들에 있었던 열린 '회의의 장소'였다. 초기 그리스 시대에(BC 900-700년 경)에 고대 그리스의 시민으로 분류되던 자유민인 남성은 아고라에서 국방의 의무를 위해 모이거나, 왕, 의회의 통치의 발언을 듣곤 했다. 후기 그리스 시대에, 아고라는 상인들이 콜로네이드 아래에서 그들의 상품을 팔기 위한 노점, 상점 등을 운영하는 시장의 기능을 제공했다. [본문으로]
  4. 일찍이 하버마스는 18세기 영국과 프랑스에서 널리 유행한 카페와 살롱을 중심으로 한 토론 문화를 통해 '공론장(public sphere)'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여론의 담지자로서의 공중’들이 주축을 이룬 공론장은 사적 개인들의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다. 공론장은 주권의지를 지닌 사적 개인들이 모여 스스로의 의지를 표현하는 공개된 장소이다. 하버마스는 공론장에 대해 '공중으로 결집한 사적 개인들의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하버마스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의 공론장은 ‘신분에 따른 특권 의식이 작용하지 않으며, 누구나 참여하며, 토론 주제에서도 성역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이었다. [본문으로]
  5. 17세기 후반부터 신문과 주간지 등 다양한 간행물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 고, 이 지면 위에서 공개적인 토론과 논쟁이 벌어졌다. 이는 지식인 사회의 비판적 담론을 크게 증가시켰으며,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에 대한 공론의 형성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비 슷한 무렵 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된 카페와 살롱, 클럽 역시 귀족주의적 사교계와 부르주아 지식인들이 서로 접촉하고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는 새로운 장소였다. [본문으로]
  6. 그러나 실제 핵(hack)이란 말은 50년대부터 MIT에서 통용된 은어로 ‘작업 과정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순수한 즐거움 이외에는 어떠한 건설적인 목표도 갖지 않은 프로젝트 혹은 그에 따른 결과물’ 이라는 의미였다고 한다.(풀뿌리 기술 문화 연구 집단http://hack.jinbo.net 인용) [본문으로]
  7. 트랜스미디알레(Transmediale)는 매년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페스티발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