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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_TAG 10. 미디어아트를 교육하는 공간들 _ #3 상상마당

알 수 없는 사용자 2013. 9. 30. 17:37


상상마당 _ 인터뷰

상상마당은 홍대 오프라인 공간이 생기기 이전인 2000년대 초중반에는 온라인 상상마당으로 존재했다. 주로 사진, 영화, 만화, 문학 분야의 예술인들이 모이는 공간이었으며, 특히 외부에서 아마추어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았다. 이러한 온라인 상상마당을 기반으로 2007 9월에 오프라인 상상마당이 탄생하게 되었다.

KT&G에서 후원하는 상상마당은 활발한 문화소비를 통해 작가들의 안정적 창작활동 기반 제공에 역점을 두고 있다. 또한 작가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가치 있는 작품을 주목하고 발굴하며, 디자인/사진/음악밴드 등 젊은 아티스트를 지원하고, 열린 기획으로 기획, 전시, 공연을 직접 제안하고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기획 취지로 삼고 있다. 현재 상상마당은 영화, 공연, 디자인, 시각예술, 교육사업 등에서 문화예술을 지원하고 있다.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진행중인 상상마당 아카데미는 성인 문화예술교육, 청소년의 창의적 체험활동, 기업연수, 강사 매니지먼트, 작가양성, 대관 등을 담당하고 있다. 2007년 아카데미를 시작했을 때에는 철학, 미술사, 글쓰기 3개의 강의로 시작하여, 현재는 7개 분야에 총 70개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다.

이번 인터뷰에는 양미숙 교육 사업팀 팀장이 답변해주었다. 추가로 상상마당 홈페이지의 자료를 기사 내용에 덧붙였다.

상상마당 홈페이지 : http://www.sangsangmadang.com/



1. 미디어아트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목적은 무엇인가요?

상상마당은 기본적으로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 인재육성을 위해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일반인과 예술가의 경계는 모호합니다. 처음부터 예술가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요즘은 누구나 취향을 드러내는 시대입니다. 본인이 잘 하는 취향에 따라 취미가 생기게 마련인데, 이것을 열심히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재능이 생길 것입니다. 상상마당의 경우 이렇게 일반인 육성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아티스트 양성과정이 파생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전자음악 만들기 과정 중에 여러 강사 분들이 계시는데, 2인조 그룹 캐스커의 리더인 이준오씨가 맡은 강의의 경우 10주간 강의를 듣고 음악을 만들면 수강자 중에 디지털 싱글로 낼 수 있을 정도로 질 좋은 음악이 나오기도 합니다. 수강생분들이 MIDI로 작업을 하다보니 조금 더 고급반을 원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뮤지션을 만드는 과정이 되는 식인 것이죠. 상상마당이 음악교육을 한다고 해서 뮤지션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이웃에 있는 파스텔뮤직(캐스커 소속)과 협력 하여 수강자 분들의 디지털 싱글을 만들었고, 실제로 음원을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2. 과거에 진행했던 미디어아트 교육 프로그램 혹은 커리큘럼이 어떻게 되나요?

상상마당 아카데미 강좌 목록 : http://www.sangsangmadang.com/academy/main.asp

상상마당의 교육 프로그램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인재 육성 프로그램으로 창작 지원프로그램과 같은 전문과정입니다. 다른 하나는 일반과정으로 이는 누구나 관심이 있으면 들을 수 있는 강좌입니다. 인문학, 글쓰기, 영상비주얼, 디자인, 일러스트, 사진, 사운드, 기획실무, 문화예술로 나눠집니다. 이중 앨리스온 독자분들이 관심을 가질 영상비주얼과 사운드 부분의 경우 2010년부터 미디어랩실을 확장하여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아트라고 하면, 영화나 애니메이션이라는 기존 장르가 있고 이 사이에 실험장르가 붙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미디어아트 수업을 설계하다 보면 내가 애니메이션 툴이나 동영상을 다룰 줄 알면 본인이 미디어아트로 표현할 줄 아는 세계가 훨씬 더 넓어집니다. 마찬가지로 드로잉을 할 줄 알거나 사진을 잘 찍는 분이면 또 여기에도 미디어아트에 접목을 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처음에 상상마당은 사운드와 결합하는 이미지를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랩을 만들었습니다. 상상마당 아카데미의 영상비주얼과 사운드 부분 강좌들은 음악에서 파생된 듯한 느낌을 주는데, 강좌를 요구한 수강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와 반대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뷰직(VIEWZIC, VIEW+MUSIC)이 있습니다. 상상마당 내 다른 사운드 강좌의 경우 Ableton Live 8이나 Apple Logic Studio같은 프로그램을 쓰지만, 뷰직 강좌의 경우 VDMX, Garageband, Motion4, MadMapper, inalCut Pro, Soundtrack, GrandVJ, Ableton Live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사용합니다. 뷰직 강좌 같은 경우 기존의 미디어아트 툴에 천착하는 개념을 넘어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확장된 세계를 표현하는 것이라 보면 됩니다. 때로는 뷰직을 수강하시던 분들이 애니메이션을 하고 싶어 해서 무빙이미지 수업을 개설하기도 했습니다. 이 경우 전통적 의미의 애니메이션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뷰직이 사운드를 위한 영상도 추구하다 보니 뮤직 그래픽이라는 수업이 개설되기도 했습니다. 결국엔 모든 장르가 크로스오버 되면서 다양한 수업이 연계되어 만들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3. 미디어아트 교육의 목표로 삼는 주요 대상은 어떻게 되나요?

상상마당은 기본적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강하시는 분들의 경우 관련 전공학과 학생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러 오는 경우도 있고, 강사 분들의 팬 분들이 수강하러 오시거나, 직장인분들이 자기계발을 위해서 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수강연령은 20대 이상 성인만 받는데 특별히 학부모의 면담 등의 과정을 거쳐 고등학생 수강자 분이 등록을 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20대 초반에서 40대사이의 연령대입니다.

 

4. 미디어아트 교육을 위한 기반이 되는 자금은 어디서 충당하나요

상상마당은 KT&G가 운영하는 복합 문화공간이기 때문에 사회문화공헌으로 운영됩니다. 수업료가 있는데 10강에 30-40만원 정도로 싸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강사료나 장비, 공간에 대한 감가상각을 따지다 보면 실제로 8-100만원이 되어야 가능한 수업입니다. 이를 30만원 정도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지원을 받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즉 일종의 사회적 투자로 KT&G측에서 생각해주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그 외에 외부에서 지원받는 기금은 전혀 없습니다. 방금 말씀 드렸다시피 KT&G에서 기반설비나 시설의 운영을 다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실제 운영비, 수강료, 강사 인건비만 수강료에서 충당을 하고 있습니다.

 

5. 미디어아트 교육환경에서 주요한 요인으로 무엇을 꼽으시나요?

아무래도 제도권 교육은 커리큘럼이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교육은 하기가 어렵지요. 하지만 상상마당은 외부의 어디에 얽매어있지 않아서 단기간에 자유롭게 강좌를 개설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대학교 보다는 실전에서 좀 더 빨리 쉽게 새로운 정보나 소문을 빨리 접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프로그램을 구성하기도 쉽습니다. 대학교 같은 경우에는 한 학기 수업을 구성하려면 적어도 전전학기에는 커리큘럼을 구성하고 여러 행정적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상상마당은 2-3개월만 준비를 하면 바로 강좌 개설을 할 수 있으니 상대적으로 움직이기 가벼운 것 같습니다.

교육 환경에서는 실습을 할 수 있는 물리적인 공간 보다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열린 시선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를테면 잘 모르겠지만 봐서 신나고 재미있으면 그게 할만하다고 인정해주는 지지 같은 것들 말이죠.

물론 그것이 무조건적으로 새로운 것에 대한 옹호여서는 안될 것입니다. 옛 것이 있어야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요즘 세대는 기술적인 감각은 뛰어나지만 그 안에 자기만의 생각을 담아내는데 서투릅니다. 사실 이것이 미디어아트 교육에 있어서 더 큰 문제입니다. 도구는 잘 쓸 줄 알더라도 그걸 가지고 뭘 만들지 모른다면 문제일 테니 말이죠. 물론 깊이 있고 자기세계가 갖춰진 어린 작가들도 있지만, 새로운 세대다운 독창적인 세계관을 담아냈으면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술가 선배들이 봤을 때 영상 가지고 장난치는 것 같고, 마치 후크송 같은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설적이지만 책을 많이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신기술의 향연이라지만, 결국 아무 생각 없이는 뛰어난 결과물을 내놓을 수 없습니다. 미디어아트라도 이는 이전 예술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면에서 미디어아트가 절대적으로 이미지의 향연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6. 현재 하고 있는 미디어아트 교육활동의 장단점이나 애로사항은 무엇인가요?

미디어아트는 결국 캔버스가 바뀐 것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결국 기술의 문제인데 기계를 잘 다루면 그만큼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를 구현하기가 쉬워집니다. 기계적 장치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훨씬 쉬워지죠. 그런데 익숙하지 않은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갖고 중도포기를 하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일종의 울렁증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런 점이 애로사항이라면 애로사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점은, 상상하면 상상하는 대로 다양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미디어아트를 넘어서 굉장히 광범위하게 넓은 영역으로 다가간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7.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상상마당의 프로그램을 잘 봐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상상마당 측도 이러한 프로그램 기획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가령 새로운 장르나 아티스트를 소개하더라도 검증이 안된 것들은 지양합니다. 이슈가 되고 있으니까 대중들에게 빨리 소개하는 것 보다는, 항상 자기 작업을 꾸준히 하시던 분들이 어떤 툴을 이용한다 했을 때 그 부분을 소개하고 싶은 부분이 사실 더 큽니다. 뷰직 때문에 작가 박홍규씨와 자주 이야기를 하는데 유럽에는 아이들을 위한 미디어아트 교육이 많이 이루어져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상상마당은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청소년 내지는 아이를 위한 미디어아트 교육을 차근히 준비하려고 합니다. 뷰직 주니어과정을 방학 때 하려고 준비하고 있지만 성인 대상 기관이기 때문에 차근히 준비해서 제대로 준비하고 싶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소개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을 눈치 안보고 소개하는 것을 계속해서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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