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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베이 감독의 2007년도作 트랜스포머(Trance formers)는 아마도 올해 여름에 나온 영화중 가장 많은 화제를 가져다준 작품일 것입니다. 막강한 특수효과와 끝도 없이 이어지는 로봇간의 전투 신은 내러티브의 정교함과는 상관없이 관객을 화면에 몰입하게 하는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지요.
영화를 보신 분들은 공감하겠지만, 이 영화는 전통적인 내러티브의 로봇 물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미지와의 조우(1977), 나 E.T.(1982)에 가까운 외계생명체에 대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죠.






트랜스포머는 로봇의 탄생과 그 생명체의 자아 획득, 고뇌 등을 다루어왔던 전통적인 로봇영화 - 스페이스 오딧세이2001(1968), 바이센티니얼맨(2000), A.I.(2001), 아이로봇(2004)등 - 과는 노선을 달리하는, 독립된 자아를 지닌 (다시 말해 앞서 말한 영화들이 지녔던 고민들이 없는) 새로운 [거대]로봇 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일본 애니메이션의 전통적인 로봇 물 분류법인 리얼 계와 슈퍼로봇 계라는 이분법에서는 슈퍼로봇계라 나눌 수 있겠지요.

리얼계 - 로봇이 도구처럼 이용되는 로봇물. 마치 전투기나 탱크와 같은 존재로 그려지며 로봇을 다루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더 중요하게 그려진다. (기동전사 건담, 초시공 요새 마크로스등)

슈퍼로봇계 - 전체적인 스토리에 로봇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들을 말한다. 로봇물에서 과학적/비과학적을 논하는것이 모순일지도 모르겠지만, 과학적인 배경보단 화려한 비주얼과 배경으로 초과학적인 활약을 펼치는 로봇물을 총칭한다.(마징가Z, 켓타로봇, 가오가이거등)




영화를 보신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즐거워하는 부분이 바로 이 [슈퍼로봇의 스크린 구현]이라는 측면일 것입니다. 어려서부터 가장 많이 접해왔던 ‘정의는 곧 승리한다’라는 주제 안에 애니메이션과 완구 등으로 우리의 어린 시절을 지배했던 문화가 대형 스크린에서 재현 되었을 때의 감동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스토리의 허술함 등을 넘는 너무나 큰 감흥일 것입니다.  





사실 이 영화가 가져온 중요한 영화적 성취중의 하나는, 이 영화의 절반 이상을 디지털 캐릭터(트랜스포머에서는 로봇들이라고 할 수 있겠죠)가 이끌어 간다는 점입니다.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2002) 속에서의 집 요정 도비의 경우 몇몇 중심장면 에서만 그 역할을 해내었지만 특유의 질감이나 표정 변화들이 잘 드러났고, 너무나 유명한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2002)의 골룸은 단순한 조역, 혹은 배경 설정에 필요한 도구로서의 캐릭터가 아닌, 바햐흐로 본격적인 디지털 배우의 등장을 예고했다고 볼 수 있겠죠. 골룸이라는 디지털 캐릭터가 지닌 다층적 갈등구조(단순히 신기한것이 아닌 연기를 합니다!)를 아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디지털 기술은 트랜스포머에 이르러  드라마의 한 축을 담당하는 배우로서의 영역을 확고히 했다고 볼 수 있겠죠. 물론, 스튜어트리틀(1999)이나 가필드(2004), 킹콩(2005)에서도 드라마의 주축, 혹은 주인공인 디지털 캐릭터가 나오지만 트랜스포머가 이들과 차별되는 이유는 영화의 주요 내용이 로봇간의 갈등, 다시 말해 인간 중심의 스토리의 서브 캐릭터가 아닌, 디지털 캐릭터간의 갈등이 영화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영화속의 로봇들은 참으로 수다스럽습니다.^^) 이러한 추세라면 - 언젠가 스티븐 스필버그가 예고했듯 - 앞으로 4~5년 후에는 디지털 배우로만 캐스팅된 영화를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트랜스포머의 원작 애니메이션을 보면, 영화보다 더 첨예한 갈등구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트랜스포머 애니메이션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낼슨 신감독의 트랜스포머 - 더무비(1986)는 오토봇과 디셉티콘으로 나뉘어진 로봇들의 투쟁과 그 안에서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갈등이 주된 내용인데, 특히 마이클 베이의 영화에서는 너무나 밋밋하게 그려진 디셉티콘 2인자인 스타스크림의 존재는 참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호시탐탐 1인자의 자리를 노리는 야심가로 그려지는 데요, 그외에도 각 로봇들간의 개성이 참으로 다채롭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애니메이션 속에서의 인간의 역할은 아주 미비하다는 것인데요, 이 점은 마이클 베이의 영화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양 진영의 로봇들이 도심에서 격투를 하고 있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인간의 존재는 아무것도 아닌것이 되지요. 물론, 일반 관객의 심리적 장벽(아동을 위한 영화라는 선입견)을 의식을 해서인지 스토리상에서는 의도적으로 인간 중심의 이야기 전개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일단 이번 영화로 그 장벽을 어느 정도 넘어선 듯 보이니 앞으로 계속될 시리즈에서는 인간의 존재가 아예 뒤로 밀려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디지털 애니메이션과 극영화의 간극도 점차 모호해 질수도 있겠구요.

 




영화 기술의 발전을 통해 새로운 장르가 태어나기도 하고, 기존의 장르가 확장되기도 하지만, 트랜스포머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기존의 장르가 새로운 국면을 맡게 되었다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습니다. 터미네이터 2(1991)가 영화속 컴퓨터그래픽의 적극적 도입을 이끌었다면, 최근의 영화들은 디지털 캐릭터들이 각자의 영역 속에서 서로 반응하는 것을 줌으로 사람이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닌, 실체가 없는 디지털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새로운 가상 공간을 경험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과연 그 영화들은 앞으로 어떠한 담론을 우리에게 가져다 주게될까요? 몇 세기에 걸쳐 논해지고 있는 예술의 가상성과 원본등에 대한 이야기들은 이러한 새로운 기술앞에서 어떠한 표정을 짓게 될지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_^


글. 류임상. 앨리스온 아트디렉터(
orange@aliceo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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