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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마당에서 실험실 시리즈가 펼쳐지고 있다. <실험실>은 전시 뿐 아니라 퍼포먼스/ 세미나/ 워크샵/ 아티스트 토크 등이 결합된 페스티벌과 같은 형태의 다원적 프로그램이다. 2008년 11월 15일부터 12월 10일까지 ‘사회적 개입’이라는 주제 아래 첫 번째 실험이 시도된다. 이 프로그램을 단순한 전시라고 부를 수 없는 이유는 공간에서부터 드러난다. 전시장의 중심부에 벽을 세워 만든 5각형의 공간은 이 프로그램 기간 동안 작업실로 활용되는 동시에, 세미나, 퍼포먼스 등의 복합적인 행사가 진행되고, 그 외부의 공간에서는 영상 작품과 오브제가 설치된다. 외부 공간에 설치된 전시 작품들이 사회적 개입의 과거형을 보여주는 것이라면, 내부 공간에서 벌어지는 활동들은 사회적 개입의 현재진행형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첫 번째 실험실에서는 12팀의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하였다. 쥴리어스 본 비스마르크(Julius Von Bismarck)와 양아치는 퍼포먼스로, 크리스 칙센트미하이(Chris Csikszentmihályi),  조나 부르커-코헨 & 케서린 모리와키(Jonah Brucker-Cohen & Katherine Moriwaki), 최태윤은 워크샵으로, 그래피티 리서치 랩(Graffiti Research Lab), 난나 최현주, 돗플레이 텔레콤, 더 예스맨(The Yes Man), 오재우, 진상태는 작품 전시를 통해 실험실을 꾸몄다. 이 실험에 참여한 작가들은 우리의 현실을 관통하고 있는 진지한 주제들을 가볍고 재치 있게 다루고 있으나, 정치적 또는 이념적인 색채로 사회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그래피티 리서치 랩의 영상 <GRL: The Complete First Season>을 처음 만나게 된다. 그래피티 리서치 랩은 이반 로스(Evan Roth)와 제임스 파우더리(James Powerly)에 의해 설립된 그룹으로 그래피티 도구인 LED Throwie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다. LED Throwie란 뒷면에 자석이 붙어있는 손톱만큼 작은 LED 조명으로, 어디에든 손쉽게 부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들은 사람들에게 LED Throwie를 나누어주고 뉴욕 맨해튼에 설치된 철제 조각 Alamo에 던지게 했던 캠페인으로부터 시작하여, LED Throwie를 이용하여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새로운 개념의 그래피티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상영되는 <GRL: The Complete First Season>은 그들 작업의 발전 과정을 소형 디지털 카메라로 기록한 것인데, 로스와 파우더리의 나레이션으로 공적 발언의 자유에 대한 유머러스하고 통찰력 있는 관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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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피티 리스치 랩(Graffiti Research Lab)

난나 최현주는 <시간 매매>와 <시간 기부>라는 두 영상 작품을 통해 시간 개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영상 속의 작가는 ‘당신의 3분을 1000원에 삽니다.’라는 표지판을 들고 거리의 사람들에게 다가가 자신의 시간을 팔겠다고 하는 사람에게 모래시계를 들고 서있도록 한다. 모래시계의 모래가 떨어지는 3분 동안 그 사람의 행동은 촬영되고 있고, 주변에서는 흘끔흘끔 쳐다보지만 그는 자신의 시간을 팔았기에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다. 어색한 3분이 흐르고 나면 작가는 1000원이 든 봉투를 내밀며 사례를 한다. 이 퍼포먼스에 참여한 사람들은 각 초마다 물리적 시간을 체감하며, 그 의미를 되새겨보게 된다. <시간 기부>는 더욱 재미있는 퍼포먼스로 작가가 직접 만든 장치를 매고 다니며 시간 기부를 권한다. 누군가 10분을 기부하고자 하면 그 장치의 버튼을 10분간 누르고 있어야 하며, 기부된 시간만큼 장치에는 불빛이 하나씩 늘어간다. 그 반대로 시간을 기부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시간을 기부 받는 것 역시 그 시간만큼 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한다. 버튼을 누르는 동안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시간을 준다는 것과 받는다는 것이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고, 시간을 주고 받는 것이란 곧 누군가와 소통하는 것임을 깨닫게 하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퍼포먼스 당시에 사용하였던 시간 매매 표지판과 시간 기부 장치는 사회적 개입의 증거물로 각각의 영상 옆에 설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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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나현주 <시간기부>, <시간매매>
 

MIT 미디어랩 Computing Culture Lab의 디렉터, 크리스 칙센트미하이의 아티스트 토크는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금속실로 섬유를 만들어 옷 전체가 센서가 되는 기술로 보안 심문시 몸의 터치 정도를 측정하는가 하면, 화가 난 사람의 호흡 속도를 감지해 그보다 약간 더 느린 속도로 숨을 쉬어 기분을 가라앉게 하는 쿠션을 제작한다. 이런 낯선 작업을 하는 Computing Culture Lab의 목적은 문화적 접목이 가능한 미디어 기술을 개발하여 한 걸음 더 민주화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들의 활동은 표면상 최첨단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지만 그 취지는 철저히 사회적이다.

 

첫 번째 실험실의 사회적 개입은 전시의 측면에 있어서는 성공적이다. 아니, 성공적으로 사회적 개입이 이루어진 것들의 기록물을 보여준다. 다만 제품의 텍스트를 가지고 한 편의 시를 만드는 오재우의 <오일>과 소음들을 음악적으로 재구성하는 진상태의 작업 <연주운전>은 여타의 작품들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전체적인 작업들이 작가가 사회에 개입하여 대중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이끌어 내는 반면에, 오재우와 진상태는 작품 안에 사회를 끌어들인다. 예술이 사회에 개입한 것과 사회가 예술에 개입된 차이랄까. 후자가 제도권 내에 머무르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아쉽긴 하지만, ‘사회적 개입’이라는 모호한이 경계를 지닌 주제가 두 입장 모두를 아우를 수는 있을 것 같다. 또한 현재진행형인 사회적 개입은 이 프로그램 동안 진행된 워크샵과 퍼포먼스들이 후일 기록물이 되어 다시 상영될 때에 진정한 평가가 내려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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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상태, <연주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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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재우 <정지된 일상 Still Life>

글. 박하나 (제5회 서울 국제 미디어 아트 비엔날레 코디네이터) s97120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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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sss 2010.04.13 0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재우 저쓰레기만 빼고 괜찬은 데 팔리진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