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전시 202

초대되지않은(unbidden)_윤진미 개인전_exhibition review

초대되지 않은-익숙하나 낯선 불안과의 화해 비디오 작가 윤진미의 세 번째 개인전은 우리말보다 영어제목이 가진 함축이 두드러진다. 단순히 ‘초대받지 않은, 초청받지 않은’이라는 일견 수동적인 뉘앙스를 넘어 ‘요구나 명령을 받지 않은’, 그렇기 때문에 ‘자발적인’이라는 뜻 까지도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심리학에서 따왔다는 이 단어에서 그러나 우리는 어쩐지 서글픈 작가의 정체성을 떠올리게 된다. 캐나다에서의 한국인이라는 소수민족의 입장과, 한국태생의 캐나다 시민이라는 이중적 입장이 가진 작가의 상태 혹은 작가가 느끼는 감정들이 이번 전시의 제목에서 묻어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 지식 없이도 윤진미의 작품이 주는 이질적이고 낯선 느낌은 관객 스스로 비디오 속 작가의 몸짓에서 스스로 동화되는 느낌..

Sadi Space Gallery 기획전_Media Edge From the Movable Image_exhibition review

'판'의 변화, '운동'하는 이미지 대다수의 미디어 전시들을 보고 보아오며, 미디어 아트라는 장르의 다양한 범주와는 달리 그 작품들이 소재꺼리란 생각보다 단일하다는 점에 항상 못내 아쉬워 하곤 했었다. 때문에 각양각색의 미디어 관련 전시를 볼 때마다 그 어느 분야보다도 현재 현대미술의 장 안에서의 미디어 아트란 유행(fashion)의 일색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의미를 모호하게 하는 설치 작업들, 단순한 도상들을 나열한 인터렉티브한 작업… 가끔은 너무나도 쉬운 생각으로 새로운 도전인 듯이, 혹은 참신함을 내세우기도 하며, 때로는 유행의 물줄기에 편승하여 흘러가는듯 그 소재들은 일색화 되어 가는 듯 하다. 결국, 외형의 스타일을 쫓아 가는 이러한 일색의 작업들은 보는 우리로 하여금 끝내 허전함만을 남기기에 ..

color of narrative_김창겸,김해민,올리버 그림展_exhibition review

아날로그 감성의 3중주 3월은 봄의 시작이다. 눈치 없이 찾아드는 꽃샘추위도 기분 좋게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봄 햇살과 옷 속으로 파고드는 따뜻한 기운을 막을 수는 없다. 조금은 움츠려 들었던 전시장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한다. 꼼꼼히 날짜를 기억해 두지 않는다면 놓쳐버리고 마는 전시들이 많을 정도로. 그렇게 많은 전시들 가운데 그리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작가의 의기투합이 관심을 끌었다.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다는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작가들마다의 개성과 색깔이 너무나 분명하다는 의미 이상은 아니다.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떠오르는 대표작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회자되고 주목받았다는 뜻이지만, 야속하게도 '그 다음은?', '새로운 작품은?'과 같이 추궁 아닌 추궁이 될지 ..

실체변화The Transubstantiation_김신일 베다니엔 귀국 보고展_exhibition review

존재와 부재 사이에서 그려진 조각 보링거Wilhelm Worringer의 『추상과 감정이입Abstraktion und Einfeblung』을 보면 예술작품은 모방충동이 아닌 추상충동에 의해 창조된다. ‘공간공포’ 즉 텅 빈 공간에 속에서 느끼는,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는 그런 불안함은 필연성과 합법칙성을 만들고자 하는 추상충동을 일으킨다. 이때 예술가는 공간을 재현해 내지 못하고 평면으로 돌아가서 유기적인 자연의 모습을 제거하고 기하학적인 선과 형태로 평면에 합법칙성을 부여한다. 만일 이러한 그의 논리를 따르자면 텅 빈 캔버스 앞에 선 작가들이 긋는, 최초의 선은 그것이 기하학적인 선이든 아니든 간에 추상적인 선일 것이다. 김신일의 작품은 이와 같은 보링거의 주장에 적합해 보인다. 공간을 표현하거나 대상..

Angel Soldier_ 이용백 개인展_exhibition review

Inter_SpFace 급진적인 미디어이론가 볼츠(Norbert Bolz)는 이른바 하이-테크놀로지 시대의 예술가에게는 기존과는 전연 다른 의미가 부여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는데, 그에 따르면 앞으로 예술가는 테크놀로지컬 디자이너 내지는 프로그래머이거나 아니면 영적인 영역을 맴도는 주술사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다분히 파격적인 발상이지만, 짚어보면 일면 수긍이 가는 통찰이다. 미디어아트의 여러 속성들 중에서도 가장 기본에 해당하는 비물질성은 기실 테크놀로지라 통칭되는 물리적 메커니즘을 기저로 해서 발현되기 때문이다. 미디어를 활용하는 이용백은 테크놀로지에 기반한 이미지를 창출하는 디자이너 혹은 연출자이자 동시에 논리적인 언어로는 풀이할 수 없는 관념의 세계를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볼츠가 제시한 극단적..

Bitmap_International Digital Photo Project展_exhibition review

갈 곳 잃은 디지털 이미지 이번 전시의 의도는 기획자의 설명에 따르자면, 웹상에 비트맵으로 존재하는 디지털 이미지 혹은 디지털 사진이 미술관이나 갤러리 같은 기존의 예술 공간에 물체로 구현되었을 때의 양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애초에 전시는 온라인 전시와 함께 여러 나라의 미술관에서 같은 기간동안 똑같이 출력된 디지털 사진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즉, 전시의 요점은 같은 시간에 다른 장소에 존재하는 출력된 디지털 사진이 야기하는 다양한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디지털 이미지의 문제는 출력이나 인쇄의 문제가 아니다. 디지털 이미지 혹은 사진의 존재론이나 위상을 다루기 위해서는 원론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사진’이라는 단어에서 기인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에겐 새로운 예술..

Resfest 디지털 영화제_exhibition review

미디어와 공생하기 남산 드라마센터, 서울 애니시네마_2005.11.10~11.19 지금은 미디어의 시대이다. 도처에 매체가 있고, 그러한 매체와 분리되어 세상을 인식하기란 매우 어렵다. 더구나 개술과 매체는 사람을 위하고, 세상을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생겼다고 일제히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아우성이 무색하도록 인간은 점점 더 고립되고 점점 더 소외되어 가고 있다. 그 때문일까? 최근 들어 주목받고 있는 뉴 미디어 아트 작품들은 현대인의 고독과 상실을 표현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뉴 미디어 아트가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 인터렉티브(interactivity)이고 관객의 참여가 필수적인 작품이 많지만, 실제로 그러한 작품에 대한 일반 관객의 거부감은 여전하다. * 페이지를 클릭하시면 내용을 ..

모홀리나기展_exhibition review

모호이너지의 새로운 시각하기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_2005.11.5~12.4 이른바 미디어 아티스트(혹은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로 분류되는 많은 작가들은 반짝이는 것, 투명한 것, 흘러가는 것에 열광한다. 평면 회화 작품이나 고전적인 조각 작품에서보다 미디어 아트 앞에서 우리가 좀 더 오랜 시간을 머물게 되는 것도 사실은 그것이 반짝이고, 투명하고, 흘러가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 한 블로그에서 가져온 아래 구절은 이러한 나의 추측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 페이지를 클릭하시면 내용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진화공간_exhibition review

voronoi diagram - evolution space 점.선.면.공간.진화공간 아트파크_2005.10.10~10.20 과학이나 공학적 개념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단지 개념적인 차원의 '혁신'이 아니라 응용 가능한 형태로 현실화하고 실용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과학이나 공학에서 뿐 만 아니라 추상적 개념들을 가시화하고 현실화하는 다양한 작업들에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예술 창작 활동은 그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를 활용한 새로운 도구(tool)들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방식과 이미지의 저장, 압축과 같은 디지털 이미지의 생산과 분배의 새로운 방법들을 제인하고 있다. * 페이지를 클릭하시면 내용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도시의 바이브(Urban Vibe)展_exhibition review

모바일 미디어에 기반한 예술 아트센터 나비_2005.10.12~10.28 최근 모바일 미디어(이동성을 가진 미디어)의 재매개화 된 미디어로서의 가능성들(다른 미디어의 전통들을 차용하는)에 대한 논의가 이제 막 시작되는 시점에서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호 작용성", 개인화, 소형화, 공존성(co-presence)(여기와 저기에 동시적으로 현전함, 가상과 실재의 병존)과 같은 모바일 미디어의 핵심적이고 근본적인측면들에 접근해 감으로써 연구를 진행해왔다. 예를 들어 "돌풍 이론(blast theory, 영국)", 프로보식스(Proboscis, 영국)", "하이퍼 미디어 랩(hyper media lab, 핀란드)"과 같은 학제간 연구집단과 개발자들은 유비쿼터스(위치 인식)모바일 기술의 역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