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전시 202

네트워크된 도시의 빛_exhibition review

색은 혼합하면 할수록 탁해지고 어두워지는데 반해 여러 가지 색깔의 빛은 한데 모여서 다른 새로운 색으로 빛난다. 도시는 온갖 색의 빛이 모여 새로운 빛을 만들어내는 무대이다. 수 만가지 색깔의 빛은 예상치 못한 조합을 이루며 도시를 채운다. 다만 현기증이 날만큼 넘쳐나는 무수히 많은 색깔의 빛은 본래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 또 연결되고 새롭게 빛난다. 작은 조각 하나하나가 모여 색 조합을 만들고 큰 그림을 구성해내는 모자이크 같다. 단, 빛의 모자이크는 훨씬 더 유연하게 연결되고 유동적으로 결합된다. ≪2007 대전FAST : 모자이크 시티≫ 전은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요소들이 연결되고 결합하면서 빚어내는 새로운 빛에 주목한다. 도시를 구성하는 환경, 그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펼쳐가는 이야기..

방송80년 KSB특별전-백남준 비디오 광시곡_exhibition review

19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X세대라면 MTV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경쾌한 VJ들의 따발총 같은 수다, 그리고 이와 함께 어우러진 의미 없이 현란하게 움직이는 빠른 TV화면은 내러티브에 집중하던 기존의 방송들과 차별화 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었다. 지루한 토요일 오후, 저 멀리 홍콩에서 보내오는 쾅쾅거리는 록 음악은 십대의 심장을 뒤흔들고, 빠르게 변하는 감각적인 화면들은 십대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홍콩 VJ들은 아시아 십대들의 우상이었고, 우리는 같은 음악에, 같은 화면에 함께 함성을 지르고 함께 몸을 흔들어댔다. 방송 80주년을 기념하는 KBS의 백남준 특별전이자 작가의 죽음을 애도하며 바치는 헌정 추모전인 ‘백남준 광시곡’전은 그 시절 ..

레베카호른전;자유를 향한 낯선 몸짓_exhibition review

이번 로댕갤러리에서 펼쳐진 레베카 호른展은 최초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독일 최고의 여류작가의 의미 있는 전시였다고 기억한다.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상징적이고 심리적인 접근방법을 통해 생경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레베카 호른은 다양한 장르와 매체의 혼합을 통한 관객과의 대화를 유도하고 있다.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소개되어지는 재료라 함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그녀가 연출하는 작품의 분위기는 상징적이고 심리적이며 때론 극단적이기까지 하다. 그것은 익숙함보다는 상징과 비유의 난해함이 낯선 상황으로 연출되어 소개되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움직이는 조각이나 소리, 퍼포먼스, 영화 등의 제작은 작품의 영속성으로 관람객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되어 펼쳐지게 된다. 특히, 깃털, ..

brand new school;새로운 대중 미술의 탄생_exhibition review

디자인은 계약을 통한 서비스이다. 예술은 스스로를 위해 존재한다. 디자인은 객관성을 요구한다. 예술은 주관적이다. 디자인은 지적 타협이다. 예술은 타협을 배제한다. -쿠르트 바이데만(Kurt Weidemann) 디자인과 예술의 관계는 어떻게 정의 되어야 할까? 독일의 유명한 디자이너인 쿠르트 바이데만의 말에 의하면 디자인과 예술의 간극은 제법 뚜렷해 보인다. 주관적이고 타협이 없는, 스스로만을 위한 예술에 비해 태생적으로 대중을 향한 목적성을 지니고 있는 디자인은 예술과는 가까이 할 수 없는, 어쩌면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해 서 있는 말 같기도 하다. 하지만 요즘 우리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는 디자인 제품들과 그것을 감싸고 있는 문화의 흐름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바이데만의 주장이 과연 맞는 것인가 라는 ..

Lincoln Schatz 展: 스스로 변형된 이미지와 시간을 모아가는 독특한 아카이브_exhibition review

갤러리 bitforms는 우리나라의 미디어 관련 갤러리 및 기관들 중에서 유독 관심이 많이 가는 공간이다. 정말 상업 갤러리로서의 충실함이 보이는 곳이랄까. 그 곳에서 볼 수 있는 작품들은 작품의 의도와 충격, 창의성의 감상 이상의 즐거움이 있다. ‘와아, 이거 잘 팔리겠다’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작품들. 물론 단순히 ‘팔릴 수 있는 작품이다’ 라는 1차원적 의미는 아니다. 좀 과장해서 이 곳의 작품과 다른 곳의 작품간의 질적인 차이로 보일 지경일 만큼 매끈하게 마무리되어 있는 작업이며 그러한 작업들을 볼 수 있는 공간인 것이다. 물론 작 작품들이 가지고 있는 창의성이나 의도들을 잘 간직한 상태에서 유통될 수 있는 형태로의 마무리인 것이고. 그러한 기대를 가지고 찾아간 비트폼 갤러리에서 뉴미디어와 ..

사운드 아트 101: 재미에서 난해, 무시무시까지_exhibition review

2007년은 ‘사운드의 해’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지 오래다. 그 동안 소수 매니아와 작가, 뮤지션들의 리그라고 여겨졌던 사운드 아트, 실험전자음악, 현대음악 등에 관한 미술계의 동시다발적인 관심과 기획행사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올 한해 줄지어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 첫 신호탄인 ‘사운드 아트 101: 재미에서 난해, 무시무시까지’. 무엇보다 그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101’, 대학의 수업 시스템에서 가장 기초반임을 표시하는 이 숫자는 이번 전시의 출발점을 명확히 해준다. 즉 ‘사운드 아트란 무엇인가. 그 a, b, c를 알려주마’라는 ‘개론 전시’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는 무엇보다 공부하듯이 사운드 아트란 무엇이고 어떤 세부 장르와 접근들이 있는지를 분류하고 차근히 설명하려 애쓴 흔..

알려지지 않은 도시들展_exhibition review

유럽과 한국의 젊은 작가들의 미디어아트와 사진을 소개하는 전이 지난 4월 11일 ‘한국국제교류재단 문화센터’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전시는 2006년 5월 파리에서, 그리고 같은 해 7월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후, 2007년 서울에서 개최되는 순회 전시로서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유럽 출신의 작가 12명과 한국 작가 6명이 참여하고 있다. 다양한 국적의 작가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어떠한 알려지지 않은 도시들의 모습을 우리에게 전달하는 것일까? 도시는 현대 문명인들의 생활의 터전이며, 현대 문화의 발생 공간이다. 때문에 도시가 담고 있는 기억과 공간, 시간은 어쩌면 우리를 말해주는 근원이자 본질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하고, 알고 있는 도시의 모습은 과연 진실한 것일까. 우리는 새로운 매체 환경에서..

ACD85展. 물신 예찬의 화려한 디자인 축제_exhibition review

국민대학교 제로원디자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ACD85’전은 뉴욕 아트 디렉터스 클럽에서 주최하는 ADC 어워드 85회 수상작들의 전시회이다. ADC 어워드는 전 세계 크리에이티브 아트 디렉터들에게 주워지는 가장 권위있는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로 광고, 그래픽 디자인, 인터랙티브 미디어,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하이브리드의 6개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ADC 어워드 85회의 6개 부문의 수상작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TV 및 라디오 광고, 포스터, 사진, 일러스트, 인쇄물, 인터랙티브 설치물 등 다양한 디자인 산물들을 선보이고 있다. ‘ADC85’전의 가장 큰 특징은 디자인이라는 익숙한 개념을 확장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 있다. 보도사진이라고 볼 수 있는 여러 사진 작품들과 회화에 가까..

흑백사진아래 켜켜이 쌓인 그의 자취 <백남준 in Wuppertal>展_exhibition review

* 본 전시 리뷰는 케이블TV-ch.ART의 [앨리스온TV]와 연동됩니다. 백남준. 세계적인 아티스트,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미디어 아트의 아버지. 그리고 수많은 그의 업적들과 기담들. 예술분야 이외의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알 정도로 그는 한 분야의 거인이다. 그의 사후, 그의 작업세계와 발걸음을 되짚어보며, 정리하는 전시들이 이어져왔다. 이번 전시 또한 백남준이라는 거성의 자취를 밟아보고, 미술사에 있어 그의 위치를 되새겨보는 그러한 전시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그의 작업세계 중 초기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전시의 제목에 등장하는 ‘부퍼탈Wuppertal’은 독일 서부에 위치한 인구 37만명의 작은 도시의 이름이다. 1936년 3월 11일 백남준의 첫 개인전이자 비디오 아트의 출발을..

미디어만다라_‘색’에 대한 인류학적 도상 <Jason Salavon>展_exhibition review

오늘날의 미술은 사회 내에서 하나의 문화 산업으로써 확산된 대중적 예술형식을 갖추려 하고 있으며 이것은 미술이 대중적 욕망의 기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정보와 통신의 발달은 동시성을 가져옴과 동시에 대중성을 유발하고 개개인의 차이를 없앨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대중사회는 문화적 '소비의 사회'이자 '조작의 사회'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전시가 ‘가인갤러리’에서 열렸다. 제이슨 샐러번은 대중사회에서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접하게 되는 화면과 사물의 평균적인 색채를 제시하여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게 되는 ‘색’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컴퓨터와 예술_JASON SALAVON이 사용하는 방식은 회화처럼 보이지만 회화가 아니고 사진처럼 보이지만 직접 사진을 찍은 것이 아니고, 비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