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143

바람과 시간의 풍경 – 김태은 개인전 _exhibition review

거대한 바람의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반복되는 빛과 어두움. 전시장 중앙에 놓인 나무 탁자 위에서는 크고 작은 프로펠러가 제각기 돌아가고, 그 앞에 설치된 트리아드 빌딩 모형은 조각 조각 바람에 따라 흔들린다. 두 대의 카메라는 그 모습을 열심히 쫓아 전시장 벽면에 쏘아 보내고, 두 개의 시선에 잡힌 이미지는 바람과 시간의 순간성에 따라 끊임없이 변형된다. 미디어 작가이자 영화감독,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폭넓은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김태은의 3번째 개인전이 청담동 트리아드 갤러리에서 열렸다. 2000년 전, 2003년 전 이후 3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란 주제를 내세워 ‘이중적이고 상대적인 두 물질 사이의 역학관계’를 풀어내고자 한다. 바람과 시간이라는 절대적인 자연의 법칙. 유사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

접속, 되다. _exhibition review

아트센터 나비를 본 전시장으로 한 Connected 展 (2006. 12. 7. - 2006. 12. 30.)은 모바일 기기와 인터넷으로 24시간 네트워크화된 환경 속에 접속된 삶의 양상들에 대한 작가들의 시각을 보여주는 본 전시와 이와 더불어 모바일의 기기적 특성을 실험하는 Mobile It!이라는 ‘모바일 아시아 공모전’의 당선작 전시로 이루어진다. Mobile It!은 아트센터 나비뿐만 아니라 레스페스트 디지털 영화제, 휴대폰 채널인 TU DMB 채널블루, June M-갤러리를 통해 동시에 볼 수 있다. 또한 광주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사업 홍보관에서도 12월 18일부터 30일까지 다양한 도시와 공간의 소리를 담아내는 ‘Sound Transit’ 등을 통해 아트센터 나비와 접속된 전시를 진행한다. ..

구동희.개인전.<방해> _exhibition review

푼크툼을 기대하는가? 기대하시라. 곧장 무너질 것이다. 구동희의 ‘방해’ 때문이다. 展은 싱글 비디오 채널 형식의 작품 3점(, , )과 삼면화 형식의 사진작품 한 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디오 작품들은 8분에서 16분 정도의 분량으로 이루어져 있다. 매체를 중심으로 한 전시에서 관객에게 가장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은 상연시간 5분을 넘어서는 작품들이 십 수 점 있을 때, 감상이 아닌 처리를 고민하게 될 때이다. 이 점은 몸의 물리적인 한계와도 맞물리기 때문에 아마도 매체 전시에서 근본적으로 반성해 봐야하는 항목이 아닌가 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전시는 전시장의 한계에 맞추었다고 할지라도 성실하게 작품과 대화할 수 있는 적절한 전시환경이 아니었나 한다. 미디어가 메시지가 된지 이미 오래인데 우리는 변..

인터랙티브 작품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_exhibition review

당신을 기다려왔습니다! 무척이나 달콤하고 가슴 설레게 하는 제목이다. 과연 이 전시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 아닌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이다. 관객을 고려하지 않는 예술이 어디 있겠냐 마는, 미디어 아트에서 관객은 작품을 완성시키고 진행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관객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번 전시는 파프리카 연구센터 출신 미디어 아트 작가들이 최근에 작업한 인터랙티브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고, 작가와 작품 그리고 관객이 맺는 새로운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관객들은 과연 무엇을 경험하고 얻어갈 수 있을까? 미디어 아트에서 작품의 존재 방식은 변화했고 예술가의 역할 또한 달라졌다. 미디어 아트 는 표현적이거나 장식적인 것뿐만 아니라 구성적인 것이..

404 Object not found 미디어아트 데이터 아카이빙 프로젝트_exhibition review

만만치않은 일에 도전한다는 것. 미디어아트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이나 미디어 아트 프로젝트나 전시를 진행하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흔히 들을 수 있는 말 가운데 하나는 '재미있다' 라는 표현인듯 싶다. 사실 따지고 보면 재미있다기보다는 엄청나게 복잡하고 사람 지치게 하는 일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재밌겠네'라는 말을 내뱉는다. 정말 유희적으로 재미있다기 보다는 해 볼만한 일이거나 꼭 해야 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지 않은 일에 도전한다는 것을 거추장스럽지 않게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미디어아트는 새로움과 빠른 변화로 늘 우리를 긴장시킨다. 이러한 긴장에 즐겁게 대처하는 소수의 사람들 사이에는 알 수 없는 동료의식이 싹트기 마련이고, 이들이 벌이는 재미난 일들은 종종 생각보다 큰..

채미현 개인전_exhibition review

빛의 선, 그 마술적인 향연 빛(레이져)는 고정되거나 나선형을 그리면서 하나, 또는 여러 개의 규칙적인 파동에 의해 움직이는 거울에 반사된다. 움직이는 반사장치에 의해 열 개가 된 이 광선은 벽, 바닥, 천장에 여러 회로를 그린다. 빛의 캐스터네츠와 같이 조절되는 거울들은 관람자가 캐치된 광선을 이용하여 직접 개입하게 된다. "칼 프레드릭 로이터스베르트. , 1970년 * 페이지를 클릭하시면 내용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mutualism, symbiosis_exhibition review

당신은 테크놀로지를 차분하게 대면할 수 있는가?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당신은 이미 새로운 기술 매체 환경에서 예술가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테크놀로지의 효과들은 견해나 개념의 차원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아무런 저항 없이 우리의 감각 비율이나 지각 패텬을 서서히 변화시키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테크놀로지' 자체로 인식하여 비평적인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고 때로는 그것에 감탄하고, 집중하며, 동화되어 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요즘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새로운 예술 형태에서 발견되는 모습들이다. 이제 예술 감상은 그저 보고 듣는 차원을 벗어나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미디어를 통해 '체험'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 페이지를 클릭하시면 내용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Rolling ART_신기운, Jeremaih Teipen_exhibition review

이주연(앨리스온 에디터) 세상을 녹여버릴 듯 작열하는 태양아래 이정표는커녕 길이란 것 조차 없는 무심한 사막 한가운데를 걷어가고 있다고 상상해 보자. 의지할 것이라곤 그저 자신이라고 하는 연약한 존재뿐이지만, 그나마 의식과 의지란 녀석은 이미 고개를 숙인 지 오래. 멈출 수 없는 운명에 처한 두 다리에 의지해 볼 뿐. 이 순간 불현듯 나타난 오아시스는 뼈 속 깊은 곳에 숨어들었던 마지막 에너지를 끄집어내어 다시 한번 나를 일으켜 세운다. 그런데 그 분명했던 영상이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버린 신기루에 불과했다면…… 그런데 사막 한가운데에서나 만날듯한 신기루가 마치 우리를 둘러싼 이미지 세계와 닮아있지는 않을까.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의식과 감각을 통해 생생하게 경험되는 이미지 세계..

illusion in Blue_Marco Foltran, 이완섭, 이규만 단체전_exhibition review

이미지, 문턱에서 변하다 전혜현(홍대 예술학) a. 현재로서는 신생아트에 속하는 뉴-미디어아트를 전통 미술사의 맥락에서 보아야 할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한창 갑론을박하던 때가 있었다. 여전히 유효한 질문이기는 하나, 아무튼 당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강력한 반론이 요목조목 제기되었고, 그 강권에 밀려 술잔만 꼼지락거리던 기억이 있다. 그러면서도 내심 수긍하지 못하고 맴도는 말이 있었으니... 새 술이라 해도 그것 역시 술이요, 새 부대 또한 부대다. 진화의 일부이기는 매한가지다. 그런데 묵혀두었던 그 비굴을 간만에 달랬다. 트리아드 뉴-미디어갤러리의 전시 illusion in Blue는 그간의 찜찜함을 이미지 하나로 단박에 날려 버렸다. 진정 예술이 없다면 세상이 얼마나 벅벅거릴까. *..

distance_진시영展_exhibition review

조주현(창동미술스튜디오 프로그램 매니져) 우리에게 많이 이름이 익숙하지 않은 작가 진시영은 뉴욕 플랫 대학원에서 뉴 폼(New Form)을 전공하고 2005년 귀국하여 국내에서 활동을 시작한지 이제 1년 남짓이다. 작년 창동 스튜디오에 입주할 당시만 해도 한국 미술계가 어떤 곳인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던 그는 요즘 광주 비엔날레와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준비로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며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 중 하나이다. 1971년 광주 출생으로 조선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이후 2000년 뉴욕으로 유학을 떠났다. 당시 그의 페인팅 작업들 역시 다양한 오브제와 재료 등 여러 기법들을 사용하여 실험적인 작품 활동을 해오던 중 뉴 폼 전공을 통해 본격적인 영상 설치 작업을 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