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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ing in the Virtual World : 2030 세대를 겨냥한 대중문화의 가상화 _aliceview

yoo8965 2009. 4. 20. 15:53


20대부터 30대까지의 젊은 층들은 현재 어떠한 문화적 코드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가?

 

우선, 위의 질문을 보다 명확하게 만들기 위해 몇 가지를 전제 조건을 설정해본다. 질문 속 대상은 현재,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는 2030 세대이며 일정 시간 자기 계발을 시도하고 여타의 시간에는 다양한 문화적 행위를 하는 평범한 젊은이들이다. 이러한 전제 사항을 분석에 앞서 밝히는 이유는 현대 사회에 너무나도 다양한 문화적 형태가 존재하며 2030세대의 경우, 보편적이지 않은 기준을 가진 이들도 상당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면, 현재 2030 세대들의 문화 코드는 가상화 된 문화(특히, 대중문화)속에서 생성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젊은 세대의 몇 가지의 생활 패턴으로 제시될 수 있다. 첫 번째로, 그들은 새롭게 등장한 기술적 생산물로 뒤덮여 생활한다. 핸드폰 알람으로 아침에 눈을 뜬 한 젊은이는 학교로 (혹은 회사로) 이동하며, pmp와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여 정보를 얻거나, 영상 소스로 무료한 시간을 소비한다. 또한, 학교 (혹은 직장)에서도 컴퓨터 앞에 앉아 자기 계발 및 업무를 진행하며, 틈틈이 핸드폰으로 친구들과 통화를 한다. 일과를 마친 후에는 집에 돌아와 TV 화면 앞에서 하루를 마감하게 된다. 글로 써놓고 보니 너무나도 무미건조한 일상이지만, 이것이 앞서 제기한 조건들에 해당하는 평범한 2030 세대의 일상이리라.

 

그렇다면, 이러한 젊은 세대들의 기술적 생산물과 함께 영위되는 일상이 어떠한 문화적 코드를 생산하고 있을까? 몇 가지 상황을 생각해보자. 첫 번째로, 현재의 30대 중반 이후의 젊은이?들은 핸드폰이라는 기기의 발전 상황을 몸으로 체험해 온 세대이다. 과거, 그들은 친구와 구두로 약속을 정하고현실 속에서 만남을 갖고 서로 소통하였다. (물론, 이때에도 집 전화는 존재했다. 그러나 핸드폰과집 전화는 개인용 전화 이상의 차이점을 지니므로, 이 부분은 과감히 생략하기로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과거의 행위는 현재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그들은 언제 어디서나 듣고 싶을때면, 친구들에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여, 서로의 신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통신 기기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과거, 아침에 배달되던 신문과 저녁 9시에 시작되는 뉴스로서 세상 소식을 접하던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아침과 저녁을 기다리지 않는다. 또한, 1면부터 순서대로 세상의 소식들을 접하는 것이 아닌, 본인이 관심있는 주제들로 세상의 소식을 구성한다. 이러한 변화는 앞서 제시한 현재의 30대 중반의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일일지 몰라도, 현재의 젊은 세대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자 그들의 생활 자체가 되었다. 따라서, 이러한 젊은 세대들의 사고를 규정하는 여러 가지의 제반 사항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위의 예를 계속 이용하자면, 이들에게친구란 개념과뉴스란 개념은 과거 세대들이 지닌 개념과는 미묘한 차이를 보이게 된다. 현재 젊은 세대들은 친구란 다양한 종류의 친구(인터넷 동호회 친구 및 채팅 친구 등)를 모두 지칭하는 용어이며, 뉴스는 언제 어디서나(특히 인터넷을 통해) 취사선택이 가능한 세상 소식일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세대들의 문화적 코드는 새로운 기기들이 지닌 가상적 가능성들로 점철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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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그들의 놀이 문화가 달라진 점을 들 수 있다. 현재 젊은 세대들은 컴퓨터 및 모바일 기기를 통한 음악 감상, 영화 감상, 게임, 오락프로그램 시청 등을 통해 스스로의 유희적 본능을 해소한다. 이러한 점은 현재의 대표적 놀이 문화인 TV 프로그램 및 대중 스타들의 면면으로 나타난다. 현재까지도 인기리에? 진행되고 있는 <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은 리얼 버라이어티 쇼들은 현재의 TV 프로그램이 얼마만큼 가상화 되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리얼 버라이어티란 말은 상당히 역설적이다. 얼마 전 공개되어 곤혹을 치른 <패밀리가 떳다>의 대본처럼,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철저히 리얼하지 않다. 치밀한 계산에 의해, 대중들의 기호를 반영한 구성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잡아끌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가상화 된 리얼 버라이어티가 요즘 유행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는 주요한 대상자인 젊은 세대들이 스스로의 모습을 투영할 수 있는 가상의 대상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 이 부분은 대중 스타들에 대한 젊은이들의 선호와 팬클럽 문화에서도 발견된다. 컴퓨터를 통해, 타자화된 자아(아바타) 만들기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들은 TV 속에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투영할 수 있는 대상들을 찾게 된다. 따라서 TV 프로그램들은 위와 같이 그러한 대상들을 다양한 스타들의 모습과 역할로서 중재한다. 요즘대세라고 일컬어지는 아이돌 그룹인소녀시대 9명의 멤버들로서 다양한 역할과 나름의 기능을 부여한 집단이다. 이러한 기획 의도는 현재의 시류와 잘 맞아떨어져, 각각의 소녀들은 저마다의 장기를 가지고 TV 세상 속에서 활기차게 돌아다닌다. 그 중 한 소녀는 위에 언급한 리얼 버라이어티 쇼에서 팬클럽의 새로운 문화인아저씨 부대라고 일컬어지는 층을 공략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나이 또래와는 한참 동떨어진 소위 말해, 아저씨라 불리우는 연예인과 가상의 부부 놀이를 보여주는데, 아저씨 부대는 이러한 TV 속의 가상의 쇼를 보며, 그것이 가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투영시켜 만족감을 획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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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현재의 젊은이들이 제시하고 있는 문화의 생산 코드는 어떠할까?

위에서 살펴 본 것처럼, 현재의 젊은 세대들을 둘러싸고 있는 기술적 기기들은 생산적 관점에서도 과거와는 차별화된 관점을 제공한다. 일반화된 컴퓨터 및 디지털 기기들은 과거 일부 예술가들이 자행했던 이미지의 조작과 영상의 편집을 가능케 하였으며, 인터넷 기술의 보급은 이렇게 만들어진 생산물들을 별다른 절차없이 유통시키는 채널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UCC라 불리우는 사용자가 생산한 컨텐츠들이 새로운 문화적 코드로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생산 코드의 변화는 또 다시 대중 문화를 형성하는 전반적인 사항들의 변화를 예고한다. 일방적인 전파를 내보내던 과거의 매체들은 상호작용적인 컨텐츠를 개발하기에 여념이 없고, 너무나도 상업화된 대중 문화는 그러한 사용자들에 기호를 파악한다는 대의명분으로 젊은 세대들의 에너지를 자기화하고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새로운 기술적 환경이 가능케 한 이러한 흐름들이 현실을 가상적 이미지로 둔갑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자신들의 역할 및 기능들을 대리할 아바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그 아바타가 지닌이미지이다. 따라서, 2030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유저들은 자신들을 치장할 다양한 이미지를 필요로 하게 된다. 과거 기능으로 물건을 구입하던 양상은 물건이 지닌 기능화 된 이미지를 구입하는 행위로 변화하고 있으며(현재 mac의 아이팟 등을 보면 그러한 흐름을 감지할 수 있다), 자신을 뒤덮고 있는 여러 가지의 요소들을 보다 스스로를 어필하거나, 혹은 아예 다른 이미지로서 새로운 자아를 구축하는 용도로서 점검하게 된다. 이러한 지점은 어쩌면 필연적인 기술 환경에 의한 변화라고 치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여기서 고려해야 할 지점 또한 발견된다. ‘현재의 가상화 된 이미지의 세상이 과연 실재하는가?’라는 것이다. 앞서 줄기차게 설명했던 가상화된 대중 문화들이 여기저기서 예쁘고, 멋진 가상의 이미지들을 우리에게 권하고 있지만, 실제 우리의 삶이 과거의 것과 본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는가를 냉정하게 관찰해 볼 시기란 것이다. 더군다나, 인생 전체의 향방을 판가름하는 2030 세대에게 있어 현재의 가상화 된 문화가 각자의 정체성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 수도 있으리라 짐작한다. 때문에, 이러한 상항에서 즉시 반응이 가능한 가상의 달콤한 이미지에만 목매달고 있지는 않을까 반성해 볼 일이다. 중요한 점은 아마도 2030 세대 각자가 짊어져야할 균형감이다. 아직 환경은 완전히 변화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가상의 이미지를 100% 신용하고, 그것에 몸을 맡기는 행위는 잠시 유보하자. 가상화 된 현재의 시대는 역설적으로 아무런 책임감 없이 현실화 된 가상을 우리에게 강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유원준(앨리스온 편집장) 

*** 위의 글은 지난 4월 15일 진행되었던 문화체육부 주최 '젊은문화포럼 1회 : 2030 젊은이는 무엇을 필요로 하며, 언제 감격하는가'에서의 발표 내용을 글로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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