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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에 새롭게 설립된 C-lab은 예술, 기술, 디자인, 공연 등 여러 장르가 서로 어우러진 복합예술문화공간이다. 이곳에서 시각예술을 넘어 기술융합 프로젝트를 비롯한 다양한 실천의 영역을 이끌고 있는 디렉터 라이 샹린(Lai Hsianglin)과 큐레이터 우 다쿠엔(Wu Dakuen)을 통해 확장되는 동시대미술의 지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2018년 초쯤이었을까.  대만의 미술계 관계자 몇 명이 미술관을 방문하겠다고 연락을 했다. 오래 전부터 한국미술계와 많은 교류를 해왔던 우 다쿠엔이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함께 서울에 왔고, 새로 준비하고 있는 기관에 대해 들려주었다.  Taipei Contemporary Culture Lab, 줄여서 C-Lab이라고 부르는 기관을 타이페이 시내 중심 다안 지역에 오픈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자로는 공총대만당대예술실험장(空總臺灣當代文化實驗場)인 C-lab은 대만 문화부 소속의 생활예술기금회의 실행계획하에 2018년에 설립된 기관이다. 문화혁신을 위한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고, 문화적 실험과 사회적 혁신을 증진시키며, 문화의 미래를 탐험하는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설립 목적으로 세웠다. 소위 말하는 시각미술의 영역뿐 아니라 공연예술, 미디어아트, 나아가 테크놀로지 기반의 스타트업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수용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설계된 것이다. 

 

C-lab의 스탭과 창작자들

 

국립대만미술관과 타이페이시립미술관 큐레이터였다가 타이페이 당대미술관의 디렉터로 활동했던 라이 샹린이 디렉터로, 타이페이 아티스트 빌리지의 디렉터였던 우 다쿠엔(Wu Darkuen), 관두미술관의 큐레이터였던 예렌위(Ye Renyu) 등 국제적인 네트워크와 전문적인 경험을 가진 인력들이 모여 개관을 준비했다. 개관을 앞두고 서울과 광주 등을 방문했던 개관팀은 타이페이 중심의 다안 지구에 위치한 부지의 시설을 시간을 두고 조금씩 리노베이션하면서 확장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계획이 수립된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성과를 평가하고 그에 따라 예산지원여부 및 규모가 결정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아직 규정지어지지 않은 기관, 새롭게 만들어갈 공간을 꿈꾸며 만들어가는 그들의 목소리에서 느껴지던 설렘과 기대감이 인상 깊었다. 한국에서 다학제간 실험과 연구, 창작이 이루어지는 공간에 대해 물어와, 광주아시아문화전당, 아트센터 나비, 현대자동차의 제로원데이, 금천예술공장의 다빈치크리에이티브 등 우리 나라의 여러 예술 기관과 페스티벌에 대해 소개해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들의 꿈은 어떤 모습으로 구현되었을까. 

 

C-lab 전경

 

C-Lab이 자리잡은 터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처럼, 역사적으로 제한된 사람들만이 접근할 수 있었던 닫힌 공간이었다. 일본 식민지 시대에 타이완관할군대의 사무실로 사용되다가, 공군 사령부로 쓰였다. C-Lab이 이 곳에 들어서면서 비로소 모든 이들에게 개방된 곳이 되었다. 

 

C-lab 개관전 <재-기지전> 개막식, 2018

 

예술가이자 큐레이터인 왕 준지에가 기획한 개관전 <재-기지>은 무거운 역사적 맥락 속에 놓인 군사기지를 모두에게 열린 예술문화시설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시도했다. 모두 11명/팀의 다원예술가들이 참여했는데, 한국에서는 장영혜중공업이  <100 Fortunes>라는 야외 영상 설치 작품을 발표했으며, 슈레아쳉 등 주요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후 C-Lab은 연구를 기반으로 한 연구 프로젝트(Laboratory Project), 전시와 퍼포먼스, 스크리닝 프로그램 (Exhibition, Performance, Performance) , 그리고 교육중심의 아카데미(Academy), 그리고 레지던시를 중심으로 활동을 펼쳐왔다. 

 

C-lab 입구

 

지난 해 말, 타이페이에서 C-Lab을 마침내 들렀을 때, 연 단위로 사업을 운영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업을 11월 말에 마친 상태로, 사운드 아티스트들의 프로젝트를 관람할 수 있었다. 타이페이 기차역과 영화관, 전시실, 디자인 스토어가 입점해있는 송산문화창조지구 등 시내 중심에서 택시로 10분 남짓이면 도착할 수 있어, 짧은 여행 일정이어도 방문이 어렵지 않다.

 

위 사진에서 붉은 색과 흰색의 모자이크가 채색된 넓은 부지가 C-lab이다. 20개가 채 안 되는 건물 중 창작자들을 위한 공간, 사무실, 전시동과 기숙사 등 일부는 리노베이션을 거쳐 현재 사용중이시만, 일부 공간은 현 단계에서는 사용하고 있지 않다.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종료된 상태이지만, 타이완 사운드랩( Taiwan Soundlab) 건물에서는 다이버소닉(Diversonic)의 일부 작품들을 전시 중이어서 볼 수 있었다. C-lab은 개관 초기 프랑스의 IRCAM(Institute for Research and Coordination in Acoustics/Music)과 협약을 맺고 교류를 하고 있으며, 특히 타이완사운드랩에서 고성능의 장비를 갖추고, 관련 창작자들의 연구를 지원하고 정기적인 페스티벌을 통해 발표의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전시중인 작품이 바로 협력기관인 IRCAM과 퐁피두센터가 공동제작한 OpenendedGroup의 VR 사운드 설치 작품인 <Pockets of Space>(2018)이다. (아래 사진)

 

 

Pockets of Space 제작 과정

 

2016년 9월 타이페이 예술대학 내 관두미술관에서의 레지던시를 할 때, 타이페이예술대학을 비롯한 타이완의 예술 제도 내에서 첨단 테크놀로지와 사운드를 접목시킨 작품, 그리고 공연예술과의 연계가 활발하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동시에 테크놀로지와 예술의 접목에 대해 유토피아적 비전, 더 정확하게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하는 관 주도의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공통점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실험과 실천이 상대적으로 더 활발해보이는 이유는 사운드나 VR 등을 실험하고 공유하는 예술가 및 크레이에터들의 커뮤니티, 그리고 페스티벌이 더 활발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타이페이 디지털 아트센터의 경우에도 공공기금의 지원을 받지만, 예술가 중심으로  운영되던 단체가 공공기금의 투입으로 더 안정적인 형태로 진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예술가 중심의 의사결정과 운영, 더 탄탄한 창작자 집단이 존재한다. c-lab의 페스티벌이나 주요 프로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 역시 해외에서 주요 작가들이 초청되지만, 타이완의 역량있는 작가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큐레이터인 우 다쿠엔에게 2020년 새해에 가장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물었다. 망설이지 않고 바로, 2019년에 이어 해마다 진행되는 <City Flip Flop 2020> 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2019년 <City Flip Flop>에는 우리 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Blast Theory를 비롯해 정연두, 그리고 Ku Kuangyi, House Peace 등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정연두 작가는 <Noise Quartet>을 제작, 발표했다. 4채널로 제작된 이 영상은 각각 대만의 가오슝, 지노완, 광주, 홍콩 등 아시아의 네 도시에서 촬영되었으며, 각 도시를 가로지르는 화자의 기억을 추적했다. (아래 사진)

 

상 | 2019 City Flip-Flop, 정연두 작가 아티스트 토크 장면

중, 하 | 정연두, <Noise Quartet>, 2019 

 

도시 내에서 역사, 그리고 기술과 사람들의 삶을 서로 연결하는 영상, 사운드, 설치 작업 등을 총 망라하는 <City Flip Flop>은 c-lab의 전 방위적 실험이 펼쳐지는 축제이면서 한 해의 프로젝트와 성과를 평가받는 장이기도 하다. 중국어와 영어로 이루어진 온라인 저널 CLABO(https://clab.org.tw/en/city-flip-flop-news/)도 발간하므로, 관심 있는 작가 및 연구자라면 참고해볼 수 있을 것이다.  

 

 

타이페이에 오기전 타이중에서 만난 우다쿠엔은 연말이라 직원들 모두 중부 지역에 위치한 산으로 새해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연수를 떠나는 길이라고 했다. 창립 멤버 몇몇의 안부를 뭍자,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그만뒀다고 했다. 신생기관이고 실험장인 만큼 새로운 일들이 많지만 그만큼 업무 강도도 높을 수밖에 없다고. 그래도 새해의 계획을 함께 세우기 위해 떠나는 그들이 살짝 부럽기도 했다. 개인도, 기관도, 처음의 마음을 기억하는 것, 그리고 그 첫 마음을 현재의 상황에 비춰 점검하고 새롭게 정비하는 일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연수를 다녀온 뒤 이메일로 우 다쿠엔에게 C-LAB의 새해 계획을 물었다. 

 

Q. 초창기에 준비했던 직원들 중 일부는 떠났다고 들었다. 현재 C-lab을 기획,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소개해줄 수 있을까. 스탭들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A. 2020년에는 전체적으로 5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모두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왔다. CEO 아래에 5~6명의 큐레이터가 있다. 제작실행팀에는 8명의 스탭이 있다. 타이완 사운드 랩에는 6명의 테크니션과 1명의 디렉터가 있다. 이와는 별도로 공원 운영팀이 있고, 행정팀에 1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Q. c-lab이 개관되어 운영한 지도 시간이 좀 흘렀다. 새롭고 실험적인 작업이 많은데, 관객들의 반응은 어떤가? c-lab에서 주 관객층으로 설정한 대상은 누구인가? 다분야의 창작자들인가? 아니면 예술계, 혹은 일반관람객도 모두 포괄하는 것인가? 

 

A.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다.... 우리는 각 프로젝트마다 다른 관객층을 상정한다. 한 프로젝트 내에서도 프로젝트의 단계에 따라 주 관객층을 다르게 세팅한다. 만약 전문적인 리서치 프로젝트라면, 시작 단계에서는 대상 관객층이 존재하지 않으며, 관련된 예술가와 전문가들만을 초청한다. 하지만 C-Lab은 또한 일반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실행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Q. 올해 광주 비엔날레에서 C-Lab 파빌리온이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확정되었는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A. 정연두 작가의 작품을 광주비엔날레 2020 C-lab 파빌리온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과 타이완 예술가들 사이에 협력 프로젝트도 있을 예정이다. 

 

Q. 몇 년 전 보여준 C-lab의 준비안에는 세계 각국의 주요 미디어 아트센터들과 파트너쉽을 운영할 계획이 있었다. 한국의 어떤 기관과 협력하고 있는가. 

 

A. 한국에서는 ACC와 광주 비엔날레와 현재 협력하고 있다. 앞으로 다른 조직과도 협력할 생각이다. 

 

Q. 지난 해에는 정연두 작가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가까운 시일에 다른 한국작가들과도 협업 계획이 있는가. 

 

A. 광주 비엔날레의 C-LAB 파빌리온에서 작품의 필요에 따라 협업할 한국 작가들을 초청하려고 한다. 

 

글. 이수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연재글 목록 | 변화하는 사회, 확장하는 예술, 그 속의 창조자들

#1 C-lab: 문화혁신을 위한 새로운 시도, 라이샹린과 우 다쿠엔

#2 MAAP: 아시아 태평양의 관점으로 아시아의 미디어아트를 추적하는 여정, 킴 마찬

#3 비디오브라질: 비디오 예술의 관계와 영향 연구, 솔랑주 파르카스

 

참고자료

C-lab (Taipei Contemporary Culture Lab) 공식 웹페이지 : https://clab.org.tw/en/

IRCAM(Institute for Research and Coordination in Acoustics/Music) 공식 웹페이지 : https://www.ircam.fr/lircam/

<City Flip Flop> 프로젝트 온라인저널 CLABO : https://clab.org.tw/en/city-flip-flop-news/)

 

 

* 본 원고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19 비평 지원을 받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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