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report

Muenster sculpter project_#00_world report

aliceon 2007. 10. 22. 10:48
#live에서 aliceview로 옮겨 재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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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일 북서부에 위치한 인구 27만여명의 작은 도시 뮌스터Muenster는 여러모로 특이한 곳입니다. 이 곳은 대학의 도시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전체 대학생 수가 4만 8천여명으로 도시 인구에 비해 상당히 많은 비율이기 때문입니다. 대학생 이외의 고교이하 학생수도 3만여명이나 되니, 전체인구의 30% 이상이 학생인 셈입니다.
인구가 수원부산은 고사하고 일산이나 분당보다도 작은 도시임에도 미술관 및 박물관은 총 23개에 정상급의 음악회와 오페라, 연극 등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지난해에는 800여 점의 피카소의 석판화를 소장한 독일 유일의 피카소 미술관이 개장했고, 또한 국제수준의 현대 미술관이 건립계획에 있다고 합니다. 제대로 된 문화테마 도시라고 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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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스터 중앙에 위치한 호수입니다. 공원둘레로 커다란 공원이 있습니다.
산책로, 자전거 길, 요트시설과 같은 레포츠 시설로부터 조각 프로젝트의 작품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함께 어우러져 있습니다.

또한 커다란 호수를 낀 공원이 도시 한가운데 위치해 있고, 해마다 국제 승마대회, 국제 열기구 대회, 국제 스케이트 보드 대회 등 큼직한 스포츠 행사들도 열립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뮌스터를 특별하게 해주는 것은 바로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Muenster Sculpture Project입니다.

뭔스터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다른 여러 미술행사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10년에 한 번 열리는 행사라는 점은 둘째치고서라도 특정 공간-주로 미술관이겠죠-에 초대한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놓고 전시하는 방법이 아닌, 뮌스터라는 도시 공간을 작가들에게 제시하고 그 공간 곳곳을 다니며 작업을 구상하게 한다는 점이 가장 커다란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즉 도시라는 공공의 공간이 작품의 기본 구상부터 시작해 그 위치에 놓이기까지가 작가의 프로세싱 안에 포함되며 그 것은 도시공간 자체를 고민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조각이라는 공통주제 아래, 이것이 도시라는 공공 공간에서 어떻게 사회적으로 표현되며 또한 어떤 사회적 반응과 결과를 낳는지에 관해 다루는 거대한 프로젝트인 것입니다.

공공 설치 행사이다보니 도시공간 사이사이에 설치된 작품들 중 상당수를 지자체 당국 혹은 후원자들이 구입해 영구 보존함으로써, 행사가 끝난 이후에도 시민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현대미술을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는 도시 전체가 전시공간, 예술 체험 공간, 예술 자체가 되는 것이겠지요. 현재 뮌스터에는 1977년 작 4점, 1987년 작 22점, 1997년 작 13점과 함께 2007년 올해 출품된 작품 34개 까지 총 73개의 작품들을 도시 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도시공간을 차지하는 작품들은 제작시부터의 공간고려라는 점과 맞물려 정말로 도시 내에 스며들어가 있는 미술을 체험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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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고 한적한 도시의 모습이 바로 뮌스터입니다. 그리고 제가 다녔던 어느 도시보다도 자전거 교통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자전거 도로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또한 보도 통행자보다 많은 자전거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 도로위에 서 있으면 위험할 정도로요^^

또한 굉장히 잘 정립되어 있는 자전거 교통 시스템을 통해 이렇게 도시 곳곳에 스며있는 작품들을 찾아다니며 탐험^^할 수 있다는 점은 이 행사를 더더욱 흥미롭고 재미있게 만들어 줍니다. 실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지도 한 장을 들고 도시 곳곳을 구석구석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워낙 예측불가인 것이 현대미술인 데다가 또한 너무 잘 스며있어 보물찾기보다 더 힘들게 찾아다녀야만 했던 작품들도 있고, 실제로 못찾아 포기한 작품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과 더불어 행사 기간중 다채롭게, 그리고 심도있게 열리는 많은 세미나들은 학술적 깊이를 더욱 깊게 해 주고 있습니다.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는 공공미술의 -프로젝트의 시작, 마찰, 그리고 현재의 모습을 아우르는 -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익숙치 않은 낯섦을 가장 먼저 보여주게 되는 현대미술을 일상의 한가운데 위치시킴은 당연한 논란과 반발을 불러 일으키게 마련입니다. 오랜 기간동안 철거요구를 받아온 에펠탑(넓은 의미에서 포함)이 그렇고 또한 이 뮌스터가 그랬습니다. "이 훌륭한 작업(품)이 왜 받아들여지지 않을까"와 "괴상망측하고 보기싫은 걸 좋다고 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가 부딪치는 현장이었고
그 간극을 좁히기 위한 실험이자 시도였으며
그 간극이 좁아지며 새로운 흥미를 만들어 내는 현재진행형의 장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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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년 출품작 중 하나입니다. 그냥 봐서는 당최 감이 안오는거죠;; 뭔 살수차가 시끄럽게 물만 주구장창 뿜어대고 있으니까요. 전혀 아름답지 않은 모습. 생뚱맞은 모습. 무언가 괴상한 모습. 다양화, 다변화가 일상이 된 지금도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게 예술의 모습입니다.

뮌스터의 현장에는 뮌 스터 주립미술관 관장이자 뮌스터조각프로젝트의 기획자인 클라우스 부스만(Klaus Bussmann)을 위시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특히 그는 뮌스터 프로젝트의 초반 시 당국과 더불어 근 3개월여의 기간동안 방송을 통해 낯선 현대미술을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으며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는 공공미술의 공공성과 동시에 지역주민이라는 사적인 주체를 밝히며 동시에 영속적이여야 하는 당위성을 밝힙니다. 그의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는 다음의 인터뷰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뮌스터조각프로젝트는 국제적인 각축장인 카셀 도쿠멘타와도 다르며, 국제적인 방문객을 위한 비엔날레 전시도 아닙니다. 그것은 장소와의 접촉이며, 따라서 이 행사의 목적은 뮌스터에 설치된 작품들과 일상적으로 만나게 되는 뮌스터 지역 주민들에 있습니다. 말하자면 뮌스터조각프로젝트는 우선적으로 뮌스터 시민들을 위한 것입니다."

     “뮌스터조각프로젝트의 카탈로그는 양적 팽창이 아닌, 지속적으로 복사되고, 고서(古書)로서 십년이나 이십년이 흘러도 읽혀질 수 있는 책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뮌스터 시민이나 타 지역 방문객이 이 조각프로젝트를 통해 미적(美的) 경험을 할 수 있는, 그들을 동요시킬 수 있는 것이 되길 바라며, 그들을 위해 중요한 사적(私的)인 것이 되기를 바란다”.

자~ 이야기는 이쯤에서 끝내고,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이 행사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 이 도시에서 2일하고 반나절을 머물렀습니다. 하루 하루를 돌아보며 편하게 작품들을 보며 이야기하는 형태로 진행해 나가겠습니다.^^
그럼 첫째날로 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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