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report

Muenster sculpter project_#01_world report

aliceon 2007. 10. 2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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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furt Mainz station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입니다. 국제공항에 바로 기차역이 붙어있어 이동이 아주 편했습니다.
언제나 쾌적한 ICE!! ㅡㅡb


1st day
녜녜 여행의 시작입니다. 시작은 프랑크푸르트로 들어와 카셀을 방문하고 뮌스터를 들른 후 베니스로 가는 순서였습니다만... 글은 뮌스터가 가장 처음입니다. 아무래도 쓰기 쉬운걸 먼저 건드리다보니;; 이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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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셀에는 국제공항이 없는고로 한국에서 바로 카셀 혹은 뮌스터로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제가 택한 루트는 프랑크푸르트-카셀-뮌스터-베니스였습니다.
프랑크푸르트-카셀간 이동은 2시간 30분 정도(ICE기준)이며
카셀Kassel-함Hamm-뮌스터Muenster(카셀-뮌스터간 직행은 없습니다.) 역시 3시간이 조금 안걸립니다.
(자세한 기차 타임테이블 및 이동경로 검색은 Diebahn.de를 검색하시면 됩니다.)
서론은 이만. 슬슬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작품을 위주로 본다기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즐기며 잡담 형식으로 나아갈 예정입니다. 맘편히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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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셀-뮌스터 간 기차 이동중입니다. 독일의 기차 시스템은 부러울 정도로 잘 갖춰져 있습니다. 깔끔한 시간 엄수와 역시 깔끔한 차량과 플랫폼, 그리고 역시 깔끔하게 비치되어 있거나 디스플레이되고 있는 각종 차량 정보들. 유럽내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건 각 열차마다 비치되어 있었던 열차의 기착지 정보입니다. 멈추는 역부터 시작해 각 출발착 시간까지 상세하게 열거되어 있습니다. 여기가 어딘지, 언제 내려야 하는지 초조해하거나 불안해할 필요가 전혀 없도록 세심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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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열차를 갈아타는 Hamm 역입니다. 유럽의 시골은 으레껏 생각하기 쉬운 우리나라 시골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릅니다. 대도시보다는 오히려 시골이 더 깨끗하고 살기 좋은듯 보입니다. 잠시 역 주변 두리번거리며 시간 보내다가 뮌스터로 가는 열차로 갈아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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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 반이상이 구름끼고 비온다고 하는게 독일날씨... 카셀때와는 다르게 다행히 날이 좋았습니다.

2007년 현재 열리고 있는 제 4회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는 25개국 37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주제는 '무엇이 현 시대의 조각인가? 그리고 어떻게 공공장소에 위치되며 또한 변화될 수 있는가?' 입니다.
30년에 걸쳐 풍부하고 다양하게, 그리고 동시에 지속적으로제기되는 공공미술에 대한 탐구와 연구. 그것이 이 프로젝트를 이끌어가고 있는 강한 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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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숙소에서 짐을 풀고 나서 본격적인 뮌스터 산책^^길에 올라가겠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뮌스터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뮌스터 시민의 휴식장소로 사랑받고 있는 Aa 호수를 둘러보겠습니다. 홍수방지를 위해 조성된 인공호수인 이곳은 대단위로 조성된 주변 공원과,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의 작품들로 잘 어우러진 멋진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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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초입입니다. 느긋이 시간을 즐기시는 사람이 많군요^^멀리 올덴버그의 Big Ball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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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에 들어서고 바로 눈에 띄는 것이 이 이상한 분무차 같은 것이었습니다. 덴마크 출신 작가 Tue Greenfort의 'Diffuse Eintraege'라는 작업입니다. '불확실한 성과'라고 번역되는 제목인데 공공미술의 현장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Aa 호수는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주변 환경의 모습과 어울리지 않게 꽤나 지저분한 색깔을 띄고 있습니다. 이는 뮌스터 주변의 목장에서 기르는 십 오만 두가 넘는 가축에서 나오는 분뇨 등이 이 호수에 축적되어 그 결과 매년 녹조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시 당국은 이러한 호수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응집침하제를 살포, 호수의 녹조를 가라앉히려 시도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작가는 이를 거름살포 차량으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의 근본원인에 대해 조치하지 않은 채 즉각적인 효과와 성과를 보이는 처치와 이에 환호하는 일반의 행태를 비꼬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회와 그 모습에 직접적으로 닿아있는 모습들이 뮌스터의 여러 곳에서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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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올덴버그 Claes Thure Oldenburg의 The Big Ball입니다. 그는 청계천의 시작점에 설치되어있는 The Spring이라는 작업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유명하죠^^ 이 작품은 처음 설치되었을 당시에는 흉물스럽다, 혐오스럽다 등의 빈축을 샀다고 합니다. 지금이야 뮌스터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명물 중 하나로 대접받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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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어가고 싶은 이미지를 펄펄 날리는 모습입니다. 잘 가꾸어진 중소도시의 모습들 중 하나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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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프로젝트 출품작 이외에도 상당히 많은 설치작품들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제약회사같아 보이는 건물 앞에 위치한 설치물인데요, 이곳도 우리나라처럼 1%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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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가를 둘러싸고 있는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는 게 오늘 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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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눈에 들어온 이 작품은 jorge Pardo의 97년 참여작 Pier입니다. 말그대로 배를 정박하는 곳인 Pier는 이곳에서는 그 본연의 기능보다 사람들이 들어가 앉거나 발을 물에 담그고, 드러누워 하늘과 호수를 구경하는 색다른 경험과 휴식의 장소로서 위치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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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유독 97년 작들이 많이 보이네요. 일리야 카바노프Ilya Kavanov의 작품입니다. 거대한 안테나 사이에 와이어로 싯구를 세겨넣은 작품입니다. 물리적으로 새겨넣은 시가 안테나라는 비물질적 매체이자 광범위 전달매체인 전파를 송-수신하는 장치를 통해 전달한다는 것의 형상화인 듯합니다. 아쉽게도 영어가 아닌 터라 읽지는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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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기존의 조각 프로젝트에 참여한 작품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원칙상 행사기간이 끝난 후의 작품들은 작가들이 회수해 간다고 합니다. 참여 작품 중 현재 남아있는 것들은 뮌스터 시 당국이나 콜렉터들 혹은 작가 본인이 구입 또는 기증한 것들이고요. 지금 보이는 로즈마리 트로클Rosemarie Trockel의 작품 Weniger wild als andere 다른 것들보다 덜 야생적인...은 2007년 출품작 중 처음으로 팔린 것이라고 하네요. 뮌스터 출신 부부가 구입한 이 작품은 뮌스터 시에 기증되어 앞으로도 계속 우리들에게 보여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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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미니멀리스트 도널드 저드Donald Judd의 97년 작 Loch im Aasee입니다. 지름 10m정도의 커다란 콘크리트 덩어리가 숲 경계에 그 모습을 늘어놓고 있었습니다.

이어서  Aa 호수의 모습들 계속 보시겠습니다. 고즈너기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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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기묘한 아리아 소리가 들려 잠시 발을 멈췄습니다. 두개의 다리 사이에서 사람들도 그 음악소리를 듣고 있더랍니다. 마치 사이렌의 소리처럼, 물가에서 들려오는, 다리의 그림자를 타고 울리며 대기를 공명하는 소리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생뚱맞은 공간에서 울리는 그 소리에 대한 호기심도 그 힘을 더해 어떻게든 멈춰서게 되더라고요^^ 이 작품은 독일출신의 작가 수잔 필립스Susan Philipsz의 The Lost reflaction입니다. 그녀가  오페라 The Tales of Hoffmann 중 "lovely night, oh night of love, smile upon our joys!"를 직접 부르고 녹음해서 재생하고 있는 작업입니다.  예상치 못한 공간, 하지만 전설상의 모티브로 익숙한,  기묘하게 울리는  노래는  무의식적으로 사람을 이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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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녀석으로부터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죠. 어떻게보면 굉장히 볼품없는 작업입니다;;
작품 본신의 비주얼로만 결정되는게 미술이 아닌거죠.
청각을 통해 공간까지 포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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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건너편에도 같은 규격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강을 사이에 두고 양 쪽에서 음악이 교차되어 입체적으로 들리는게 참 듣기 좋았습니다. 다들 걸음을 멈추고 자리를 잡고 반대편을 응시하며 몸으로 음악을, 작품을 즐기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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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한바퀴를 다 도니 상당히 지칩니다. 슬슬 숙소로 돌아가볼까 하고 방향을 돌립니다. 창가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설치물이 보이네요. 하도 작품들이 숨겨져 있는 것들이 많다보니 모든걸 다 의심해보게 된다는^^ 버스의 전면외장 광고는 이제 흔한 것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97년 버스외장에 작업을 했던 전례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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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작가 수잔 기노시타Suchan Kinoshita의 07년 작업 Chinese Whispers (Stille Post)입니다.
돌아가는 길에 걸쳐 표시되어 있던 터라 마지막으로 보고 가자... 생각한 것이었는데. 이건 찾을때부터 고생했습니다. 바깥에서 봤을 때 이정도로 수수한 건물에 수수한 방일지도 몰랐고(심지어 건물외관에 어떤 표시도 없습니다.) 입구 자체도 전면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옆건물을 끼고 한참을 빙 둘러 뒤쪽으로 돌아가야 했으니까요. 지도에 표시되어있는 위치에서 한참을 서성이다가 방 안에 있던 어떤 노부부 관광객이 한참을 들어오라 손짓하는 걸 간신히 알아듣고 입구찾아 들어갔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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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있는 조그만 방이 작품이 설치되어 있는 공간입니다.  오른쪽 건물을 비잉 돌아 들어가야 뒷쪽에 입구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렵네요;

이 작품은 Chinese whispers로 알려져 있는, 하나의 내용을 정하고 옆 사람에게 귓속말로 이해한 바를 계속 전달해 나가는 게임을 기반으로 합니다. 보통 이러한 전달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 어린이 게임을 바탕으로 그녀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그녀는 프로젝트의 참가자들에게 잡지나 여러 철학자 및 언어학자들의 글에서 몇 가지를 골라 문장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선택된 문장을 다른 나라의 언어로 번역해 다른사람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그 결과를 이 방안에서 재생해 들려주는 것입니다. 들으면서 내용이 하나도 이해되지 않던 것-당최 완전 귀신 시나락 까먹는 소리였다는게 당시 느낌;;;-이 바로 그 이유였군요. 이를 통해 쓰여진 말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것, 변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강하게 보여줍니다.
무언가 있는듯한데 당최 내용을 캐치할 수 없어서 상당히 오랫동안 머물렀습니다. 처음에는 가끔씩 열렸다 닫히는 블라인드에만 시선이 간 상태였고요. 들려오는 건 낮은 독어뿐이었으니... 다행히 한 가이드분의 호의로 영어버젼을 들려주는 헤드폰을 얻을 수 있어서 간신히 무슨 작품인지 이해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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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의 반응과 표정이 재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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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지칩니다 반나절 내내 돌아다녔더니 피곤하네요. 얼마 찾지 못한 거 같은데... 바로바로 찾을 수 있는것도 아니고 이리저리 헤매이며 물어보며 돌아다녔더니 그새 시간이 다 가버렸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던 중 갑자기 만난 소나기. 케밥집에 들어가 간단히 끼니를 때우며 비가 지나가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무슨 놈에 날씨가... 엄청나가 쏟아붓고 있는 소나기인데 그날 한참을 돌아다닌 호수쪽은 쨍쨍합니다...;; 한 300m정도 떨어져 있는 곳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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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가 지나간 후 청~량한 하늘이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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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해가 늦게 지는 중북부 유럽입니다.
멀리 뮌스터 중앙역과 자전거 주차장 및 대여소가 보이네요. 뮌스터 여행의 출발지.
여튼 이 날의 일정은 끝났습니다. 들어가서 좀 쉬다가 저녁때 어슬렁 어슬렁 돌아다니고, 그러고 일찌감치 잠들었지요. 다음날을 위하여^^
조만간 둘째날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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