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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

덤타입의 멤버인 후지모토 다카유키藤本隆行가 연출과 조명을 담당하였다. 작년 도요타 안무 어워드에서 ‘차세대를 이끌 안무가’ 상과 올해 제1회 일본 댄스 포럼상을 수상한 안무가 겸 댄서 시라이 츠요시白井剛 (AbsT/바네토発条ト) 와 덤타입의 멤버이자, 솔로 활동을 통해 댄스와 연극을 넘나드는 역량을 보이고 있는 댄서 가와구치 다카오川口隆夫가 안무를 맡았다. 음향과 시각디자인은 음향영상그룹 소프트패드softpad의 미나미 타쿠야南琢也, 음향과 프로그래밍은 마나베 다이토真鍋大度, 영상과 프로그래밍은 호리이 사토시堀井哲史(리조마틱스rhizomatiks), 기구 설계는 사이토 세이치로齋藤精一(리조마틱스)와 이시바시 모토이石橋素(DGN), 센서 시스템은 테루오카 마사키照岡正樹 (VPP), 의상 디자인은 기타무라 노리코北村教子가 담당하였다. 제작전반의 지원은 YCAM 인터랩으로부터 이루어졌다.


What is real? How do you define real?

If real is what you can feel, smell, taste and see, then real is simply electrical signals interpreted by your brain

 모피어스, 영화the Matrix 중.


한 남자(시라이 츠요시)가 부시시 서 있다. 아마 일어난 지 얼마 안된 모양이다. 어슬렁어슬렁 테이블 주변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만져보기도 하고, 담배를 피우려고도 하지만, 라이터에 가스가 없다. 물.. 물… 그런데 컵이 멀리 바닥에 있다. 왜 저기 있지? 어쨌거나 가지러 간다. 컵을 집으려는데... 컵이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세게 당기니 겨우 떨어져 나오는 컵.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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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e – 진짜라는 것

이렇게 일상적인 상황의 작은 뒤틀림들로부터 멀티미디어 공연 true-진짜라는 것이 시작된다. 이해할 수 없는 감각적인 사건들이 일어나고, 공간에는 구멍이 나고, 얼굴이 뒤바뀐다. 이 남자가 살고 있는 현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상’인가? 도대체 이 곳에서는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무대 위에서 남자는 끊임없이 양분된다. 무대 위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과 무대 바닥에 비친 모습, 자신과 그림자, 그리고 방향감각을 상실한 그와 대조적으로 선악이 불분명한 또 하나의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가와구치 다카오). true는 다양한 대비들을 축으로, 남자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상식적인 일상 – 현실 – 과 비일상적인 감각들이 형성하는 다른 세계들을 병치시키고, 혼재시켜가면서 진행된다.


서두에 덧붙인 모피어스의 대사는 이제 섣불리 가져다 쓰기 부끄러울 만큼 흔한 인용구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true는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그리고 매트릭스와는 다른 맥락에서 익숙하지 않은 감각을 통해 우리에게 실체화되는 현실에 지속적인 의문을 던진다. 우리가 느낀다고 믿는, 기억한다고 믿는 것들, 존재한다고 믿는 현실의 모습은 각자의 뇌 속을 바삐 오가고 있는 전기 신호들에 의해 인지된 것이지, 그것들이 반드시 ‘실재하는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사람의 눈은 다양한 파장들을 빨강, 초록, 파랑의 비율로 해석하고, 그것들이 뇌 속에서 여러 색깔들로 재구성된다. 달리 말하자면, ‘색깔’은 빨강, 초록, 파랑에 의한 자극들을 우리의 뇌가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통해 각자의 머리 속에 어떤 색깔들이 만들어졌는지는 알 방법이 없다. 이렇게 세상을 덮고 있는 ‘색깔’이 모호한 것이라면, 아무리 열심히 그리고 자세히 세상을 들여다본다 한들,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는 얼마나 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각자 안에서 ‘세상’은 탄생하게 되고, 매일매일 습득하는 경험과 지식을 통해서 모습을 갖추어 간다. 세상을 알아갈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 정제된 색깔들Refined Colors (2004-,)의 작품 컨셉 중

2004년 제작되었던 정제된 색깔들의 컨셉을 확장시켜 현실에 대한 인식으로까지 구체화시킨 것이 true다. 평범한 어떤 날에, 감각을 통해 형성된 상식의 세계 속에서 어슬렁거리던 남자는 갑작스럽게 그 세계가 흔들리고,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 현장을 바라보고 있는 관객들에게도 남자가 겪는 혼란과 세계를 대하는 인식의 기반이 무너졌을 때의 방황이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으로 직접 와 닿는다. 세계를 이해하는 나의 감각들을, 감각들이 뇌를 통해 구축한 것들을 나는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


true는 우리가 자연적으로 타고나는 감각들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교육되는 감각들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true는 덤타입 특유의 집단적인 작업과정을 통해서 제작되었는데, 이들의 제작 방식을 처음으로 경험했던 나에게 공연을 3주 정도 앞두고 처음 받아 본 공연의 Q시트는 꽤나 당황스러웠다. 전체적인 진행이 있긴 했으나, 시트의 60% 이상이 비어있었다. 좀더 자세히 보니, 전체적인 진행을 나타내는 부분에도 일관성이 없어 보이는 커다란 단어들이 잔뜩 들어 있었는데, 일본식을 그대로 옮기자면, ‘인트로, 이과, 음악, 체육, 국어, 사회, 도화공작, 산수, 생존’ 이었다. 즉, ‘자연, 음악, 체육, 국어, 사회, 미술, 산수’.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의 이름들이다.


질문1: 여러 가지 테마가 있었다.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인가? [1]

후지모토 다카유키 (이하 후지모토): 생존은 마지막에 덧붙인 것인데, 그 이외에는 일본 소학교(초등학교)의 수업과목들이다. 소학교 때는 그런 방식으로 세상의 여러 가지 것들을 늘어놓지 않는가? 물론 세상이 그렇게 나뉘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학교 때는 국어, 산수, 이과, 사회, 음악, 도화공작, 체육이라고 해서 한 사람이 사회에 나가서 생존할 수 있도록 세상을 가르친다. 기본적으로는 우리가 여러 가지 것들을 공부하게 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회에 나가서 혼자 생존하기 위해서이다. 그런 방식들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보고 싶었다.

질문2: 그렇다면 마지막의 생존은 모든 것들을 종합하는 것인가?

후지모토: 그렇다기보다는 생존을 위해서는 좀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우리가 교육제도를 통해 습득하는 인식의 기반들은 자연적으로 타고나는 감각들을 길들이는 역할을 하고, 감각들의 기준점을 형성한다. 그렇다면 세상의 모습을 그대로 보기보다는 교육 시스템을 통해서 편향되어 버린 관점을 통해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세계를 그대로 신뢰할 것인가? 하지만, 안타깝게도 신뢰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일 것이다. 특히 생존을 위해서는 더군다나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질문3: 그렇다면 true의 경우, 인간의 감각이 약하다는 면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가?

후지모토: 약하고 강하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상황이라는 것, 미국이 전쟁을 계속한다든가 하는 것들은 한 사람이 반대해서 없앨 수 있는 게 전혀 아니다. 그런 커다란 이야기 대신에, 상대적으로 작은 예를 들자면, 일본에는 방에 틀어박혀서 안 나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전쟁이 아니라, 자신의 가까이에 있는 무엇을 하더라도, 전혀 반대할 수 없는 감각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 입장이 되어 보지는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회에 대해서, 혹은 자신의 주변에 대해서 전혀 영향을 줄 수 없다는 기분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을 뇌를 중심으로 생각해보면, 그런 상황은 어쩌면 자기가 만들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이 뇌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외부에 존재하는 세계에 대해서 )전혀 다른 감각이 가능해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모습들이 일상의 남자와 정체불명의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 두 캐릭터에 의해 형상화되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일상의 남자가 평범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정체불명의 남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일상의 남자보다 많은 지식을 갖고, 그를 제어하면서 그의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물이라는 인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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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구치 다카오(좌)와 시라이 츠요시(우)

질문3: 시라이상(일상의 남자)과 가와구치상(정체불명의 남자)의 캐릭터를 묘사해달라.

후지모토: 시라이는 평범한 젊은이이다. 세상을 즐기기도, 두려워하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 그에 반해 가와구치는 언어, 법, 사회처럼 좀더 일반적인 것들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사회의 시스템인가? 그렇거나, 개인의 밖. 신과 같은 존재?

 아니다. 예를 들어, 언어는 – 우리 모두 각자의 언어들을 갖고 있지만 – 일반적인common, 사회적인 것이다. 그것은 내 자신의 안이 아니라 밖에 기인한다. 하지만, 내재되어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것들을 형상화하는 캐릭터이다.

그렇다면 개인의 내부에 있는 것인가? 외부에 있는 것인가?

둘 다다.

언어를 예로 들었는데, 언어는 사회적으로 학습된 결과이기도 하지만, 머리 속에 그것을 발전시킬 수 있는 씨앗들을 우리는 갖고 있다. 가와구치 상은 둘 모두를 의미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그래서 시라이와 가와구치의 관계를 대립적인 축으로 보고 싶지는 않다. 둘 간의 역학관계 – 위치라든가, 선악의 관계라든가 – 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대 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품들에는 일상의 소소한 물건들 – 시간을 나타내는 달력과 시계, 기억을 보여주는 사진, 먹는 것과 관련된 접시 – 과 커다란 테이블이 있다. 컴퓨터 운영시스템 자체와 그것의 인터페이스가 메타포로 책상desktop을 활용하고 있는 것처럼, 이 공연에서도 테이블은 여러 가지 물건들이나 생각들을 올려놓을 수 있는 뇌를 상징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구멍이 늘어나는 테이블은 뇌의 손상으로 성격이 바뀌어버렸다는 유명한 일화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기억을 잃어가는 뇌의 모습, 또는 그렇게 비어가는 과정 중에 탄생할 수 있는 새로운 인식의 가능성들을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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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색의 조명을 보여줄 수 있는 조명 시스템

YCAM에서 제작된 작품인 만큼, 기술적인 요인들도 공연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후지모토 다카유키의 발명품인 LED 조명은 RGB의 조합으로 1670만 가지 색깔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으로, 조명 기기의 양을 최소화하고, 컴퓨터 제어를 통해 세밀한 부분까지 컨트롤할 수 있게 한다. true에서 이러한 조명은 그림자를 여러 색으로 분리하기도 하고 무대를 원색으로 물들이기도 하면서, 같은 공간에서 다른 차원을 보여주고 일상과 다른 세계의 분위기를 극대화시키는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댄서들의 몸에 부착된 센서로 조명과 음향을 조작할 수 있는 기술도 활용되었다. 이 센서는 근전도 센서로, 뇌로부터의 지령에 따라 움직이는 근육을 감지했던 이전의 근전도 센서와 달리, 뇌에서 근육으로 신호가 전달되는 순간의 전기를 포착하여 그것을 음향과 조명을 조절하기 때문에 댄서의 움직임과 동시에 빛을 변화시키고, 소리를 변화시킬 수 있게 한다. 공연장 좌우에 설치되어 있는 비계(아시바)에는 진동자가 붙어 있는데, 이것을 센서로 작동시켜 비계에 사람이 직접 물리적인 힘을 가하지 않더라도, 진동자의 초음파로 비계가 떨리게 하여 소리를 내도록 하는 기술도 활용하였다. 이외에도 테이블이나 오브제들도 기술적인 고민의 결과들이다. 하지만, 공연에 활용된 이런 첨단 기술들은 공연 내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공연들에 있어서, 기술의 맨 얼굴을 보면서 극에의 몰입을 방해 받거나, 불편해지거나, 당황스러워지고, 극 자체가 기술의 나열 이상의 어떤 것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true는 첨단 기술을 활용하면서도 그것을 아날로그의 표면으로 완벽하게 가려 관객들이 기술 자체에 대한 의식 없이 기술의 효과들을 (기술의 효과라는 것을 모르는 채로) 즐기면서, 극에 몰입할 수 있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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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동자, 천정의 조명시스템과 그것들을 제어하는 컴퓨터들

처음에 빈 칸 투성이였던 Q시트는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3주간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면서, 모양을 갖추어 나가기 시작했다. 처음에 받았던 버전이 3번째였는데, 마지막 8번째에 이르기까지, 글 서두에 소개되어 있는 여러 스탭들이 각자 맡은 부분들에 아이디어들을 제안하고, 끊임없는 정정 과정을 거치면서, 아주 세세한 기술적인 디테일들로부터, 전체적인 구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분들을 완성해 갔다. 흥미로웠던 것은, 이러한 과정에서 이메일로 의사소통하면서, 직접적으로 연관된 스탭들은 물론,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시어터팀과 다른 YCAM의 스탭들에게도 공연과 관련된 모든 정보들을 공유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경우, 누구라도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는 열린 체계로 진행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작업방식은 덤타입 특유의 것으로,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나가는 데 중요한 구성원들의 전문성과 아이디어들, 한 분야의 전문가가 가질 수 없는 다른 구성원의 새로운 시각들을 아우르면서 진화하는 작품을 만들어간다. 실제로 리허설부터 초연까지 3차례에 걸쳐 true를 볼 수 있었는데, 전체적인 틀을 지키는 가운데서도 똑 같은 공연은 없었다. 한 공연이 무대에 올려진 뒤, 2-3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즈음에야,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정제되어, 공연의 정형적인 모습이 갖추어지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정형화되기 시작하면, 모두들 새로운 작품을 하고 싶어하기 시작한다고… 

지난 9월 1일 YCAM에서 초연된 true는 아직 많은 공연들이 예정되어 있고, YCAM에서 보여주었던 것과는또 다른 느낌으로, 항상 변화하고 발전하는 공연의 모습으로 매회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일본 국내에서의 다음 공연은 카나자와 21세기 미술관 씨어터21(http://www.kanazawa21.jp)에서 12월 8일과 9일, 요코하마 아카렌가 창고 1호관(http://www.yokohama-akarenga.jp/hall_space/calendar0712.html#3) 3층 홀에서12월 14,15,16일로 예정되어 있다. 감히 강추한다.

* 이 글의 인터뷰는 연출인 후지모토 다카유키와 2007년 10월 31일 YCAM에서 진행된 것이다.

참고 사이트

true                                                                      http://www.true.gr.jp  

Refined Colors                                                       http://www.refinedcolors.com 

Dumb Type                                                           http://www.dumbtype.com

시라이 츠요시 (안무, 댄서/Beneto)                           http://www.baneto.topolog.jp/cws  

가와구치 다카오 (안무, 댄서/덤타입)                        http://www.kawaguchitakao.com/ 

미나미 타쿠야 (음향, 영상, 프로그래밍/ softpad)        http://www.softpad.org/

마나베 다이토 (음향, 프로그래밍)                             http://www.daito.ws/

호리이 사토시 (영상, 프로그래밍)                             http://satcy.net/#

사이토 세이이치 (기구설계/rhizomatiks)                    http://www.rhizomatiks.com/#

이시바시 모토이 (기구설계/DGN)                             http://www.dgn.jp/

테루오카 마사키 (센서 시스템/VPP)                          http://www.suac.net/v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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