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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 Culture의 중심. 플래툰 쿤스트할레!!?? _aliceview

yoo8965 2009. 12. 15. 16:33


플래툰의 컨셉

3의 명품거리라고 불리 우는 도산공원 일대에 기이한 건축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건물은 언뜻 보기에도 백자 형태의 곡선이 건축 미학을 돋보이게 한다는 호림아트센터와 금빛 큐브의 럭셔리한 아뜰리에 에르메스 건물과는 상당히 달라 보입니다.

맞습니다. 이 특별한 건축물은 바로 몇 차례의 앨리스 온 Live를 통해 익숙하리라 생각되는 플래툰 쿤스트할레(이하 플래툰)’입니다.

 

 



Irritate & Communication

 

늘 편안하게 자신들만의 문화코드를 소비하던 사람들에게 불편한 자극(Irritate)을 주어 한번 더 생각하고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바로 플래툰의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입니다.”

 

플래툰의 공간. 컨테이너 박스

 

강남의 문화에 불편한 자극을 주기 위해 그 한복판에 덩그러니 놓여진 컨테이너 박스는 이미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받았는데요. 군수물자의 수송을 위해 제작된 이 28개의 해상 수송용 컨테이너 박스는 그 재료를 통해 공간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기도 합니다. 그것은 바로 문화의 이동입니다.

설계자 백지원씨의 말을 조금 더 인용해보면 선박으로 컨테이너를 옮기 듯, 그 안에 담긴 문화를 그대로 세상 어느 곳이든지 전하고자 하는 것이 플래툰의 또 다른 목표라고 합니다. 플래툰은 화이트 큐브 속에 담겨 고고하게 사람들을 맞이하는 하이아트보다 누구에게나 이동될 수 있는 그리고 늘 다양한 문제의식과 새로운 생각들을 통해 이동하고 있는 서브컬쳐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며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자리하고 있습니다.

 



플래툰의 작가들

 

외부에서 볼 수 있는 4개의 윈도우 전시장(Showcase)은 한 달에 한 번씩 새로운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데, 특히 여기 전시되는 작가들은 디자이너, 아티스트, 영화 제작자 등 미술의 영역에서 활동하기 보다는 서브 혹은 스트리트 컬쳐를 다루는 이들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집니다.

건물의 2층에는 4개의 작가 스튜디오가 있는데, 이 곳은 일종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처럼 4명의 작가들이 6개월 동안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으로서 제공됩니다. 플래툰만이 가지는 스튜디오의 특징은, 1층 전시 작가들처럼, 서로 다른 영역에서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하는 작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공간이 가지는 창조적이고 개성적인 예술의 플랫폼적 성격으로 인해 무한한 인스퍼레이션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박수미와 일러스트레이터 및 그래픽 디자이너인 정크하우스, 음반 프로듀서이자 뮤지션인 매거진 킹이 스튜디오에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작가들은 레지던시 기간 후 각각의 개인전을 갖는대요. 올해는 11 4일 정크하우스의 “Monster house”를 시작으로, 박수미“Anxiety E(A)nd”이 열렸으며, 2010년에는 매거진 킹의 “the voice oohs”가 계획되어 있습니다. 그 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서브컬쳐 예술가들에게 스튜디오 프로그램과 개인전은 많은 대중에게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그 대중의 한 사람의 입장으로 이는 신선한 충격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럼 여기서 잠깐, 스튜디오 작가 박수미의 플래툰 개인전을 감상해 보실까요?

 


작가발표회
: 박수미 _텐트 그리고 그네

 

시끌벅적한 웃음소리와 음악소리와 화려한 영상들 사이에 우뚝 솟은 텐트. 그리고 흔들리는 그네. 어두운 공간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LED. 미디어 아티스트인 박수미감성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하고 있는대요. 이것은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감성 혹은 감정에 대해 디자인을 하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Anxiety E(A)nd”(‘불안과 개인혹은 불안의 끝으로 읽혀질 수 있는)이란 주제로 불안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다루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불안 중 진정한 걱정거리는 굉장히 적은 부분만을 차지할 뿐이며 나머지는 거의 쓸데없다는 이론에서 작업을 출발한 박수미는 사람들의 불안에 대한 연구 보고서와도 같이 ‘Analog Turns, Personal Camp, Swing skirt’ 라는 3가지 프로세스를 사람들에게 보여줍니다. 3층에 전시되고 있는 Analog Turns는 사람들에게서 수집한 각자의 불안을 턴테이블과 슬라이드 영사기의 오묘한 조화로 보여주는 작업입니다. 관람자들은 턴테이블 터치에 따라 연속적으로 지나가는 불안의 경험들을 마주하고 자신의 불안을 돌아보게 됩니다.


Personal Camp는 아트 홀에 설치된 텐트입니다. 작가 박수미는 쓸데없는 걱정들에 허비하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불안을 해소하는 즉, 걱정거리를 덜어주는 전용공간으로서 텐트를 제시합니다. 사람들은 직접 그 텐트로 들어가서 자신의 걱정거리들을 고해성사하듯 쏟아내는데요. 여기서 재미난 점은, 비밀스럽게 덜어내는 그 걱정들이 텐트에 마련된 장치를 통해 외부에 전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텐트는 나만의 공간인 동시에 다른 사람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마지막 Swing Skirt 작품은 텐트 앞 천장에 매달린 그네 형상의 반짝이는 스커트입니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작품에서의 스윙(Swing)’은 해먹, 요람 등과 같이 편안한 휴식, 안정 같은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불안이 가져오는 스트레스를 달래 주는 하나의 방법으로 사람이 스커트를 입으면 LED를 통해 자신의 스트레스 정도를 시각적으로 인지하고, 그네를 타듯 몸을 움직여 편안함과 안정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하이아트라는 예술의 보편적 의미에 갖혀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았던 각 종 문화의 산물들, 예술 작품들을 모두에게 보여주리라는 플래툰의 목표는 기존 주류 예술계와 그 안의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되리라 믿습니다. 다만, 플래툰의 서브컬쳐를 지향하고 (상류문화에 길들여진 강남에) 새로운 문화를 보여주어 신선한 자극체가 되겠다는 그 특이한 성격과 매력적인 공간의 모습으로 인해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여 신선한 마케팅을 원하는 기업들의 프로모션의 장이 되고 있기도 한대요. “돈이 아닌 문화로 사람들을 바꾸고싶어했던 플래툰이 오히려 그 으로 사람들에게 문화를 소개하는 역전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심이 없는 대중을 이런 방식으로라도 새로운 문화와 접하게 하여 알리는 것이 플래툰의 또 다른 전략이라고 한다고 해도 어느 반동세력이든 흡수해서 자기화해버리는 자본주의의 질서 속에서 주류에 대한 비주류운동의 긍정적 시도마저 흡수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플래툰 쿤스트할레 홈페이지 : www.kunsthalle.com


글. 최가영 (앨리스온 수습 에디터, reason4m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