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Artist

SUDA,인터랙티브 애니메이션을 통해 무의식과 만나다_interview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5. 19. 01:47



『‘SUDA’는 미디어 아트 작가 송희경과 유주현이 결성한 미디어 아트 프로젝트 그룹이다. 도양화를 전공했던 송희경과 미술을 전공하지도 않았던 유주현은 어떻게 컴퓨터라는 매체와 예술의 결합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어떻게 미디어 아트 그룹 ‘SUDA’를 결성하고, 기계적인 차가움 대신 관객의 정서와 무의식을 건드리는 SUDA만의 독특한 인터랙티브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작품을 선보이게 되었을까? ‘Super Digital Art’를 향한 야심 찬 포부를 가진, 그리고 여성들만의 강한 발산의 무기인 ‘수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과 에너지를 가진 ‘SUDA’와 유쾌한 수다에서 그 답을 들을 수 있었다.』



*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터뷰는 송희경 작가와 단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점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 드립니다.


앨리스온: 미디어 아트와 관련된 세부적인 전공이나 교육이 시작되기 전에 학교를 다녔던 대부분의 30대 미디어 아트 작가들이 그렇듯이, 송희경 작가의 경우도 처음에는 회화를 전공했고, 미국에 유학을 가서 컴퓨터 아트를 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미디어 아트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화에서 컴퓨터를 사용한 미디어 작업으로 전환하게 된 동기나 유학을 가서 미디어 아트 공부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SUDA(송희경): 그리고 회화전공을 하면서 답답함이 있었어요. 특히 동양화를 하면서 먹이라는 재료에 한정되어야 했죠. 그것에 다른 것들을 어떻게 접목시킬까라는 생각을 늘 하던 중에 컴퓨터가 저에게는 딱 맞는 미디어였던 것 같아요. 그야말로 멀티미디어이니까요. 개인적으로 기계적인 것에 관심도 많았고요. 워낙 기계적인 것을 좋아했고 그런 것들을 배우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던 것 같아요. 애초에 동양화를 선택했던 것은 제 기질에는 그렇게 잘 맞지는 않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리고 대학을 막 졸업했던 즈음에 한창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기 시작했고, 컴퓨터도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컴퓨터를 배워보려고 했죠. 그래서 학원에도 다녀보았지만, 그런 곳에서는 디자인 툴 교육을 주로 했기 때문에 거기서 배운 것을 작업으로 연결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 차에 미국으로 건너가게 되었고, 우연치 않게 뉴욕 쪽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 갈 때는 뚜렷이 학교를 정하고 간 것은 아니었고, 그곳에 있으면서 학교에 들어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학교들을 조사하기 시작했어요.         학교들을 알아보던 중에 컴퓨터 아트 전공이 있는 학교를 발견하게 되었고, 바로 이거다 싶었죠. School of Visual Arts 라는 학교였는데, 그 학교만을 목표를 준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막상 들어가 보니 컴퓨터 아트라고는 하지만 컴퓨터를 가지고 상업적인 비주얼 만들거나 거기에 필요한 테크닉을 가리키는 부분이 많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대학원이란 곳이 어차피 어떻게 방향을 정하고 공부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는 것이고, 제 경우는 컴퓨터를 활용한 예술의 영역을 구축하려고 계속 노력을 했죠.








앨리스온: 먼저 SUDA라는 팀은 어떻게 결성이 되었나요?


SUDA: 유주현씨는 학교에서 만난 친구인데, 유주현씨는 저보다 1년 정도 먼저 한국에 들어와서 상업적인 부분의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런 정말 작업을 하고 싶다고 토로한 적이 있어요. 굉장히 작가로서 기질이 많은 친구였거든요. 그런데 특히 미대 출신이 아니어서 막막한 부분이 있었죠. 그래서 저는 나는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을 가지고 인터랙티브한 작업을 꼭 해보고 싶었고, 유주현씨는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 되고 저는 하드웨어적인 부분이 되니까 같이 작업을 해보자고 한 것이요. 언제까지가 될 지는 모르지만 그렇게 공동 작업을 해보기로 한 거고, 벌써 2년이란 시간이 지나는 동안 함께 작업을 해오게 되었습니다. 물론
각자의 작업은 별도로 진행을 하면서, 저 같은 경우는 영상 작업을 개인적으로 진행하면서, SUDA라는 이름으로 유주현씨와 함께 애니메이션 인터랙티브 설치 작업을 해온 것이죠. 사람들이 우리가 같이한 작업들을 재미있어하고 작업들이 전시로 이어지면서 계속 함께 작업을 하게 되었죠.



앨리스온: 요즘 컴퓨터는 많은 작업들에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상업적인 작업들을 만드는 툴로서도 활용되는데, SUDA의 경우 순수예술과 컴퓨터 기술의 결합을 지향하고 있다면, 이 두 가지를 결합하는 방식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수다의 경우는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가고 있나요?


SUDA: 일단 지금까지 보여준 작업들을 보면, 지금 하고 있는 <오토마틱 드로잉> 시리즈가 현재 단계에서 SUDA가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결합을 보여주는 작업의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회화 그리고 드로잉을 컴퓨터 기술을 통해 움직이는 이미지로 만든 것이 지금으로서는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부분이고, 알맞은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앨리스온: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2차원 평면 작업에 컴퓨터 기술을 결합하는 작업들에 특히 주목을 하셨는데, 그럼 앞으로도 그런 방향의 작업들을 진행하실 예정이신지요?


SUDA: 그렇지는 않아요. 처음에 SADI에서 있었던 <Media Edge from the Moving Image>전시에 참여했었는데, 당시 전시 주제가 판화라는 이차적인 스틸 이미지와 무빙 이미지가 어떻게 결합 될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었어요. 그런 구체적인 주제에 맞는 작품을 시작한 것이었고요. 앞으로는 드로잉에 스토리 텔링을 첨가하는 방향으로 가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인터랙티브하게 어떤 행동이 가해지면 무엇인가가 떠오르고 보여주고 하는 형태였다면, 앞으로는 간단하지만 스토리 있으면서 이미지가 전개되는 방향으로 가고 싶습니다.
유주현씨가 저에게 동기를 부여해 준 부분이 많았어요. 그 친구는 꿈에 관한 작업을 했는데, 유주현씨 같은 경우는 자기 꿈 속의 이미지가 너무 선명하기 기억되고 그 이미지가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거에요. 그리고 바로 그것을 그려내는 것이었고, 그 안에는 나름대로의 스토리들이 있었어요. 그걸 보면서 저런 방식으로도 작업을 풀어내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저 나름대로 자아의 숨겨진 내면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싱글채널 작품들을 통해서도 그런 부분들을 영상으로 풀어내고 있고, 오토마틱 드로잉이라는 것도 바로 또 다른 잠재된 이미지를 나타낸 것입니다. 이번에는 이야기가 있는 자신의 이중적인 모습을 탐구하는 이미지를 그려보고 싶어요.








앨리스온: 저도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송희경 작가나 수다의 작품을 보면서 무의식의 탐구라는 부분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SUDA: 네, 저 같은 경우는 무의식에 관심이 많아요. 내 안에 숨겨진 무의식이 너무 궁금하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오토마틱 드로잉> 작업에 더 애착이 가기도 하고요. <오토마틱 드로잉> 작업을 할 때 마음이 편해지고, 작업을 한다기 보다는 발산의 과정이란 생각이 들어요. 일종의 치유의 작업이라고 할까요? 작업을 그리고 나면 마음이 굉장히 편해지고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거든요. 오토마틱 드로잉을 그리다 보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내 안에 무언가가 끌어올려진 듯이 전혀 예상치 못한 의외면서 이미지들이 나와서 깜짝 놀라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보면서 내가 이런 것을 그려낼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고, 나에 대해서 점점 더 궁금해지더라고요.
앞으로는 여기에 스토리가 더해지면 또 다른 재미있는 것들이 나올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까지처럼 비디오 작업과 애니메이션 작품을 병행해서 진행해가고 있는데, 앞으로도 두 가지 매체 모두 놓고 싶지 않고 같이 진행해가고 싶습니다. 애니메이션을 통한 인터랙티브 작업은 시간이 상당히 필요한테, 그 사이에 작업으로 발산할 길이 없어서 애니메이션 작업을 진행하는 사이 사이에 영상작업을 완성시키는 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유주현씨 같은 경우도 SUDA 작업을 하면서 개인적인 애니메이션 작업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앨리스온: 보통 미디어 아트 부분에서 협업이라고 하면, 작가들이 테크니션들에게 기술적인 부분을 지원 받는 형태의 협업이 많은데, 작가 대 작가가 만나서 협업을 할 경우에 쉽지 않은 부분도 있을 것 같습니다.


SUDA: 물론 처음에는 기술적인 부분에 도움을 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유주현씨가 작업에 대한 생각이 굉장히 절실했고, 작업을 함께 작업에 참여하게 함으로써 제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어요. 아무래도 저는 미술을 전공했고 그런 부분에서 작가로서의 길을 찾아가는데 유주현씨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같이 하는 과정에서 저 또한 유주현씨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들이 충분히 있다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우리는 동등한 입장에서 팀이라는 점을 강조했죠. 


앨리스온: ‘SUDA’라는 제목은 어떻게 짖게 되었나요?


SUDA: SUDA는 ‘Super digital art’의 줄임말이에요. 그런데 말 그대로 ‘수다를 떨다’라는 의미도 담겨있는데, 수다란 것은 여성만이 가진 아주 강한 발산의 무기인 것 같아요. 실제로 작업을 함께하면서 수다를 많이 떠는 편인데, 작업에 관해 대화를 굉장히 많이 하고, 직접 만나지 못할 때에는 메일이나 메신저를 통해서라도 소통을 많이 합니다. 작은 부분들까지도 꼭 합의를 하고 넘어가는 편이고요.







앨리스온: 그렇게 작은 부분들까지 충분히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에 팀으로서 활동할 수 있지 않나 싶네요.


SUDA: 그렇죠. 약간이라도 오해가 생기기 시작하면 점점 어려워지는 부분들이 분명히 생길테니까요. 작가로서 민감하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도 분명히 정리를 하는 편이구요. 작품 저작권에 대해서도 공동의 저작권임을 분명히 하고, 각자의 포트폴리오에도 분명히 하고요. 간혹 공모전을 낼 때 서로 협의해서 기회를 나누는 편입니다. 어떻게 보면 작품 자체가 우리의 노하우라고도 할 수 있는데, 간혹 서로 다른 루트를 통해서 작품에 대한 제안이 들어오면, 늘 상의를 하고 서로 동의 하에 진행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룹 작업이 많지 않아서인지, 걱정을 하시는 분들도 간혹 있기는 하죠. 하지만 외국 같은 경우에는 이런 협업이 많은 것 같아요.


앨리서온: 두 분의 경우 서로 플러스가 되는 부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인터랙티브 작업에서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고 인터랙션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모색하는 것은 미디어 아트 작가라면 누구나 해고 있는, 그리고 해야 할 고민일 텐데요, 수다의 경우는 어떻게 해법을 찾아가고 있나요?


SUDA: 그렇죠. 관객들의 자연스러운 참여와 인터렉션을 유도하는 것이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기술적으로도 작가들에게 굉장히 소모적인 에너지를 요구하는 부분이 많고, 저희도 완전한 해법을 찾은 것 같지는 않고, 계속해서 노력해야 할 부분 인 것 같습니다. 스토리 텔링이 첨가된 이야기가 있는 애니메이션도 한 방향이겠죠.


앨리스온: 그럼 끝으로 앞으로 작업 계획이나 전시 계획이 있으시다면요?


SUDA: 9월경에 빗트폼 갤러리 서울에서 진행하는 패션과 미디어 아트를 접목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당분간은 유주현씨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작업을 진행할 수 없어서, 저의 개인 작업들도 진행할 예정이고요.  


앨리스온: 오늘 ‘SUDA’에 대해 알 수 있는 유쾌한 수다를 나눈 것 같습니다. 그럼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이주연 (앨리스온 에디터)



[Flash] http://www.aliceon.net/swf/under.sw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