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전시 202

Virtual Mapping on the Body_exhibition review

는 미술계의 본격적인 봄을 알리기 전, 하나의 신호탄처럼 미리 쏘아 올려진 전시였다. 적어도 추위에 발을 동동 굴러가며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 앞에 모여 있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그러했으리라 본다. 본 전시는 미디어 아트와 무용 그리고 비주얼 아트에 이르기까지 10명의 작가들의 협업을 표방한 기획의도가 매우 크고 야심찬 전시로 보여졌다. 그리고 그러한 기획 의도가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의 공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여 그림을 펼쳐 보일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사전에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본 전시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건물 자체에 영상을 투사하는 ex[Medium]의 이고, 두 번째는 역시 ex[Medium]의 영상을 무용가의 몸에 투사하는 즉 가상의 인간주의, 휴머니즘에 대한 것이다. 마지막..

영상과 소리 관계. 크리스찬 마클레이_exhibition

사진 : leeum museum Space 특정 형태의 작품은 작품을 감상하기에 이상적인 특정 환경을 가진다. 우리가 '화이트 큐브Whire Cube'라고 부르는 미술관 및 갤러리의 흰색 전시 공간은 회화, 조각 등의 작품이 가지는 분위기와 존재감을 이상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상정된 공간이다. 리움미술관의 블랙 박스Black Box는 건축가 렘 쿨하스가 영상 매체 작품을 감상하는데 알맞은 어두운 공간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장소이다. 이곳은 그동안 리움 미술관 내 다른 공간과 연계된 기획전의 장소로서 사용되다가 최근 라는 이름 아래 공간에 특화된 매체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그 첫 발걸음인 이번 크리스찬 마클레이의 개인전 전은 영상 작업들로 구성되어있다. Artist 크리스찬 마클레 Christian Marc..

육태진 회고전 | 미디어를 통하여 인간은 실존한다

우리는 쇼윈도를 들여다보는 것에 의해 끊임없는 변화에의 적응성과 사회에의 순응성을 테스트받고 또 유도된 자기투영능력을 시험당한다. - Text in the 최근 출시되는 텔레비전 수납/장식장의 전면은 투명하게 만들어진다. 일단 리모컨 신호가 관통할 수 있어야 하고, 셋톱박스 외에도 다른 외부입력 장치가 추가될 경우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스크린이 놓일 자리는 개방적인 곳으로 상정되어 있다. 처음 텔레비전이 가정으로 보급되었을 당시의 다른 가구들도 육중했지만, 어린 시절 보았던 텔레비전 수납장은 마치 단단한 갑옷과 같은 모습으로 기억한다. 시청하지 않을 때는 브라운관 전면부를 닫아 놓을 수도 있었는데, 문을 열었을 때 금고가 나타난다고 해도 좋았을 법한 그 모습에는, 지금이라면 고가의 홈시어터 시..

대중을 주목시킨 ‘예쁜’ 미디어 아트_이이남 선미술상 수상기념전 (10.13-30, 선화랑)

지난 달 30일까지 선화랑에서 작가 이이남의 개인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는 선화랑에서 매년 개최하는 선미술상 수상자전으로 이이남 작가는 올해부터 신설된〈설치 및 디지털 테크놀로지〉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선미술상은 선화랑에서 제정한 상으로 매 해 35-45세의 작가 중 선정하여 상 수여와 개인전을 연다. 과거의 수상작가로는 서도호, 김 범 등 한국화-서양화-조각 순으로 근대적 방식의 기준에서 이름이 알려진 미술가들에게 상이 주어졌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부문에 있어 시대의 변화를 수용한 설치 및 디지털 테크놀로지 부문이 신설되었고, 이 부문의 작가가 선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선정된 이이남 작가는 미디어를 다루는 아티스트로서 대중과 새로운 매체 모두를 겸비한 작가로 첫 설치 및 디지털 테크놀로..

일방적인 텍스트들의 향연! 내 가슴을 친다!_장영혜 중공업_exhibition review

‘장영혜중공업(YOUNG-HAE CHANG HEAVY INDUSTRIES)’은 1999년 서울에서 창립한 2인조 웹 아티스트 그룹이다. 자칭 CEO(최고 경영자) 장영혜와 CIO(지식총괄책임자) 마크 보주(미국인) 두 명이 초창기 들고 나온 작품은 “삼성은 나를 죽음으로부터 구해 주리라 믿는다”는 구절이 섬뜩했던 ‘삼성(SAMSUNG)’ 연작이었다. 도발적인 이들의 웹아트는 관람객이 따라가기가 다소 벅찬 속도로 앞서 지나가는 단어와 문장은 조용한 듯하면서도 비트 있는 사운드와 어울려 관람객의 정신을 빼놓는다. 예측할 수 없는 패턴으로 지나가는 텍스트와 점멸하는 속도에 맞춰 흐르는 사운드의 능수능란한 향연에 관람객은 일방적으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장영혜중공업의 작품은 일종의 상호작용 없는 디지털 아트인데..

테크놀로지를 피하려다 걸려든 개인 이데올로기의 함정-2010 미디어시티_exhibition review

테크놀로지를 거부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2010년 가을은 비엔날레의 계절이다. 비교적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광주비엔날레와 아직도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는 부산비엔날레와 더불어 ‘미디어 시티 서울’로 지칭되는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는 올 가을을 미술의 축제로 수놓고 있다. 특히 미디어아트 비엔날레는 서울 한 복판에서 예술의 최전선에 있는 작품들을 접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라서 전문가와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과 어린이들이 즐겨 찾았던 행사이다. 어렵게 느껴지던 현대미술의 문턱을 미디어아트가 교감 가능한 영역으로 낮춰 놓았다. 두 번이나 찾아갔던 이번 미디어 시티 서울 전시관에서 나는 수상한 분위기를 느꼈다. 2년 전에는 쉽게 눈에 띄었던 어린 아이들이나 가족 단위의 관람객이 한 명도 없었던 것이다. 폴..

Media City Seoul 2010: TRUST 믿거나 말거나_exhibition review

“상상력이 부족한 이들은 무엇이 부족한지 상상할 수 없다.” (68혁명 구호, 잘랄 투픽의 “베이루트의 불문율과 쓰여지지 않은 슬로건들”에서 재인용) 1. 비엔날레가 성업중이다. 9월호는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미디어시티를 비엔날레 ‘빅쓰리’로 꼽아서 소개했다. 이 외에 군소규모의 비엔날레도 두 개 정도 있으며, 비엔날레는 아니지만 인천에서 열리는 인다프(INDAF, 인천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도 있다. 이름만 건 듯한 두 곳을 제외해도, 한 해에 대규모 국제미술전시가 자그마치 네 개나 열리는 셈이다. 한 때는 비엔날레에 이름 석자 올리는 것만으로 언론에 기사가 났을 정도였는데, 이제는 국제전시를 개최하는 나라가 되었으니, 참으로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어느덧 광주비엔날레가 15살, 부산비..

인천디지털아트페스티벌 2010 <모바일 비전: 무한미학>_exhibition review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은 지난해 인천도시축전과 함께 첫 선을 보인 이후 두 번째 개최되는 인천지역의 디지털아트 행사였다. 인천광역시는 국제신도시로 개발 중인 송도가 지향하는 미래도시의 단면을 인다프에서 소개되는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고 있다. 좀 더 대중적인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 인다프는 특히 인천 시민들에게 디지털 문화를 예술적 체험을 통해 경험하게 하고 이 경험을 토대로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도시를 그려보게 하는 행사이다. 지난해에는 다수의 유명한 국내외 미디어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동시에 인천도시축전 행사의 일부로 전개되었던 인천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은 (기존 서울지역 중심의 미디어씨티서울 등의 미디어아트페스티벌과는 달리) 결과적으로 더 대중적인 미디어아트페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순환, 마르코스 노박 개인전_exhibition review

마르코스 노박(Markos Novak)은 스스로 인정했듯 전지구적 유목민(Global Nomad)의 정의에 어울리는 인물이다. 물리적으로도 스스로 많은 시간을 여행에 할애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건축과 음악, 컴퓨터, 예술, 과학, 기술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사유하며 그 결과물을 선보이는, 범주화의 영역을 넘나들고 있다. 이번 전시는

빛의 흔적_exhibition review

롯데백화점 서울 청량리점에서 8월 22일~29일까지 진행된 미디어 아티스트 최종범 작가의 전시는 민자역사로 거듭난 청량리역과 새로운 롯데백화점의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작품 주제는 ‘빛의 흔적’. 청량리역사를 위해 작가가 특별 제작한 비주얼 퍼포먼스 ‘choi57 -light trail’은 청량리역 광장에 임시 설치 된 7개의 LEC 미디어폴에서 전시되었다. 한편 롯데백화점은 청량리역사점 개관을 기념해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등 대중이 쉽게 접하기 힘든 한국 근대미술 대표 작가 3인의 작품을 선보이는 ‘거장의 숨결’전(20일~9월 26일 롯데갤러리)도 개최하였는데, 근대와 현대의 대비와 조화를 동시에 보여주는 독특한 구성이었다. 그렇다면 이 일곱개의 기둥들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