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전시 202

[기획리뷰] 홍대 앞, 젊음의 에너지로 폭발하는 실험영상축제 : 제 9회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

‘‘홍대(앞)’ 거리는 항상 젊은이들의 에너지가 분출되는 공간이다. 혹자는 젊은 세대들의 자유로운 클럽 문화로서 홍대(앞) 거리를 정의하고, 또 다른 이들은 예술의 거리로 명명한다. 현재의 홍대, 정확히 말하여 홍대 앞 거리는 한 두 가지의 정의로 규정되지 않는 복잡하고 다양한 문화들이 얽혀있는 새로운 문화 지역이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요소들이 산재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꼬집지 않아도 느껴지는 공통된 두 가지의 키워드가 있다. 바로 ‘젊음’과 ‘실험’이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는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Seoul International New Media Festival, 이하 네마프 nemaf)은 이러한 홍대 앞을 규정하는 두 개의 키워드를 충실하게 담아내고 있는 영상 축제이다. 2000년 ‘..

[기획리뷰] VISTAS;Vision of U-city : 인천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_exhibition review

미술관이라는 장소는 여전히 접근하기 쉽지 않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계층의식을 느끼게 하는 공간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작년 즈음 국내 모 신문기사에서는 미술관람객의 유형을 지식축적형, 나들이형, 블로그형, 실험지향형의 4가지로 분류해 분석한 적이 있었다. 이러한 유형을 분류하는 기사에서는 의식적이던 무의식적이던, 미술이라는 분야에 대한 접근이 그리 쉽지 않다는 사실과 대중에게 미술관이 넘기 힘든 사회적, 정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읽어낼 수 있다. 예술사회학자 부르디외 역시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화이트월’이 가지는 사회정치적 입장에 대한 관람객의 태도를 가지고 관람객의 사회계층 구분의 중요한 지표로 삼는다. 한국에서 예술과 대중과의 관계는 대개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사이로 비춰지..

<EXPosition of Mythology - ELectronic Technology. 신화의 전시 - 전자 테크놀로지>_exhibition review

백남준 아트 센터는 그 이름답게 거장 ‘백남준’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활동에 대한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작가 자신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한 기획전입니다. 백남준 선생님의 타계 이후 많은 백남준 관련 전시와 행사가 있어왔지만 연구를 통한 재해석을 통해 드러나는 결과물인 전시는 그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백남준의 첫 개인전이었던 독일 부퍼탈 파르나스 갤러리의 전을 재해석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백남준은 1963년 그의 독일 유학을 정리하는 첫 개인전을 부퍼탈의 파르나스 갤러리에서 가집니다. 총 16개의 테마를 가지고 기획되었습니다. 입구를 풍선으로 막아 관객들을 기어서 들어오게 만들고 텔레비전의 영상을 조작 가능하게 하는 등 관객들의 참여를 시도하였고 음악을 공..

흑표범의 Things_exhibition review

갤러리 반디 초대로 기획된 흑표범의 세 번째 개인전《Things》는 2007년 이후 퍼포먼스를 담은 사진과 영상설치, 그리고 비디오 콜라주 영상으로 구성된다. 흑표범(Black Jaguar)은 세계와 대결하는 작가적 시선과 사유의 궤적들을 구체적인 신체행위로 표상한다. 사진과 영상 매체는 작가의 구체적인 신체 행위들을 기록하는 동시에, 행위에 대한 반성적 사유의 도구로서 존재와 경계에 대한 작가적 물음과 개념을 전개• 확장시키는 대결구도를 형성한다. 흑표범은 이번 전시의 제목이자, 넘버링된 일련의 사진 제목인《Things》에서 냉장고 안의 생고기와 달걀, 각종 야채와 가공식품들 사이 어느 지점의 사물로서 제시된다. 냉동실에서 기한을 연장하고 있는 숨이 끊긴 고기 덩어리, 애초에 부화할 수 없는 무정란들,..

몽타주라는 은유 _ 감각의 몽타주 展_exhibition review

展을 관람하기 위해 사당역 근처에서 위치한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을 찾았다. 흥미로웠던 전시 제목 못지 않게 남서울분관과의 첫 만남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건물에 대한 서울시립미술관의 설명을 인용해 본다. 이 건물은 대한제국 주재 벨기에 영사관이었고 원래 위치는 한옥 밀집 지역인 회현동이었지만 1905년 준공된 이후 재개발 사업으로 1983년에 현재의 위치로 이전 · 복원되었고 이후 2004년 9월부터 서울시립미술관 분관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1900년대 고전주의 양식의 이 건물은 외부뿐만 아니라 전시장으로 사용되는 내부 공간 역시 가능한 있는 그대로의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이 전시는 미술관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무료였기 때문에 티켓 부스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시장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돈..

Mirrored and Connected – 미디어로 연결된 예술 그리고 사람들_exhibition review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만화경을 손에 쥐고, 신기하게 들여다보고 흔들어보고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거울에 부딪힌 색색의 종이조각들은 서로 얽히고 설켜서 매번 새로운 예쁜 모양을 만들어낸다. 정교하게 각을 맞춘 거울에 비춰진 종이조각들은 서로 연결되고 섞여 들어가면서 신기할 정도로 훌륭한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예술과 젊음의 감각이 스며 나오는 홍대라는 지역은 도드라진 색색의 종이조각들처럼 개성과 스타일을 가진 젊은 예술가들이 서로를 비추고 연결하면서 새로운 예술과 문화의 꽃을 피우고 있다. 이곳에 둥지를 튼 서교예술실험센터 개관과 함께 개최된 이번 전시는 미디어를 매개로 예술과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만화경과 같은 공간과 다름 아니었다. 홍대를 아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쇼핑스트리트나 카페 ..

컴퓨테이션의 우주 속으로_기계가 꾸는 꿈_exhibition review

기계가 꾸는 꿈_기계와 생명에 대한 확장된 시각과 융합예술의 가능성, 스페이스 CAN & 숭실대학교 정보과학과 미디어스페이스, 2009. 6. 16 ~ 7. 2 1 더하기 1은 2가 아닌 무한대이다. 1 빼기 1이 0 이 아닐 수도 있다. 문득 수수께끼같이 들리는 이러한 논리가 세상의 많은 문제들을 설명해 준다. 인과론적 결정론이나 환원주의로 집약되는 근대의 과학은 복잡하고 신비로운 세계에 관한 수 많은 물음들에 답을 주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청난 연산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놀라운 발명품 컴퓨터가 탄생했고, 운동, 생명, 진화, 우주... 설명할 수 없었던 복잡한 세계들은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온갖 궁금증을 풀기 위해 세계를 모방하는데 쓰였던 컴퓨터는 어느 순간부터 스스..

아녜스바르다 회고전, 미디어극장 아이공 개관 3주년 특별 기획전_exhibition review

부드럽고 포근해 보이는 푸른 의자들이 놓여있다. 의자들 사이를 끄물거리며 차지할 수 있는 아늑하고 자유로운. 살포시 자리에 앉는다. 스크린을 바라보며 멍한 머리를 달랜다. 앞으로 90분 정도의 시간동안은 이곳을 보아야만 한다. 시각은 여러 감각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하지만 시선은 금세 자리를 옮기고 흩어지는 영상들은 피곤하기만 하다. 하지만 촉각은 사라지지 않고 몸의 한 자리 어딘가에 자리 잡아 느슨하면서 분명하게 기억된다. 바라보아야 한다는 시선의 강박에서 조금 여유를 찾는다. 모두가 바라보고 있는 스크린은 무겁게 가라앉는 것이 아니라 어디론가 흘러갈 것만 같다. 암전. 귀여운 고양이. 빛의 알갱이들을 통해 서서히 보이는 영화의 첫 장면에서의 긴 흐름은, 조용한 바람을 타고 관객들의 피부에 ..

아이들의 창의력 공작소 _ 앨리스 뮤지엄 2009 : 퓨쳐 스쿨_exhibition review

요즘 전시의 대세 중 하나가 바로 어린이를 대상으로한 교육과 전시가 합쳐진 체험형 전시다. 특히나 이런 체험형 전시는 아이들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주제를 아이들이 흥미를 일으킬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이나 재료들을 이용해 최대한으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가정의 달인 5월을 시작으로 여름방학과 겨울방학때 많이 선보이고 있으며, 갈수록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체험형 전시를 찾는 빈도도 높아지고 있다. 체험형 전시에서 가장 큰게 주안점을 주고 있는 창의성 개발은 예술 작품을 통해서 더욱 높아질 수 있는데 몇 년 전만해도 단순한 회화나 설치에만 그치던 것에서 넘어 미디어아트 작품을 활용한 체험형 전시가 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시발점이 바로 아트센터 나비에서 기획한 전시들 중에 하나를 ..

So nature, The Irony 展, 키미아트, _exhibition review

아이러니라는 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즉 괴리감을 인정하는 태도다. 별로 맘에 들지는 않지만 그래도 난 당신을 사랑해, 라는 같은 이름의 노래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수긍할 기분. 카페랑 겸하고 있어 커피에 파니니를 우물거리며 둘러볼 수 있는 키미아트 갤러리에서도 그런 아이러니를 볼 수 있다. 1층에는 강현선과 김민정 그리고 김아영의 작업이 전시돼 있으며, 카페 공간이기도 한 2층에는 금혜원과 이수연의 작품이 걸려있다. 이 전시는 '인간의 사실 재현과 기록이라는 욕망의 정점에서 사용되는 사진과 영상이 어떻게 예술적 기능을 하는지 보고자 하는' 기획으로 묶여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원근법 규칙의 패러디로 드러나고 있다. 키미아트에 들어서면 바로 마주치는 강현선의 작품은 원근법적 평면을 3차원으로 실현시켰다.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