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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시간의 지적유희-클랏사신_스탠 더글라스 개인전_exhibition review

클랏사신. 1984년 칠코틴 부족 족장인 그는 일군의 전사들을 이끌고 자신들의 영토를 가로질러 해안도로를 건설하려는 백인 노동자들을 공격하여 많은 사상자를 일으켰다. 그 후 백인들의 추적을 피해 다니며 저항했지만, 결국 붙잡혀 일곱 명의 부하와 함께 포로가 되었다. 클라사신을 포함한 다섯 명은 살인죄로 교수형에 처해졌고, 두 명은 풀려났으며, 한 명은 호송도중 탈출에 탈출해 다시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바로 이 사건이 스탠 더글라스의 의 단초가 되었다. 스탠 더글라스. 국내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2005년 슈트트가르트 슈타츠갤러리와 뷔템베르기셔 쿤스트페어라인에서 대대적인 회고전이 열릴 만큼 국제무대에서는 이미 그 인지도가 확고한 작가이다. 국제적인 인지도에 비해 국내에 본격적인 소개가 늦어진 데..

<달뜬극장> 반달 - 그 가장자리 나머지 / 단편애니메이션 상영회_aliceview

미디어 문화예술 채널 앨리스온(AliceOn)은 서교예술실험센터의 단편영상제-을 통해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더 차오를 것인지 저물 것인지 알 수 없는 시간, 어제가 무슨 달이었는지 기억해야 알 수 있는 시간인 ‘반달’ 파트에서 앨리스온은 조금은 기억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작품들을 모아 보았답니다^^ 우리가 처음 보았던 애니메이션을 기억해봅시다. 디즈니의 초기작이나 와 같은 작품을 떠올려보세요. 그들 작품 속 캐릭터는 현실의 물리법칙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몸이 납작해지면 바람을 불어넣으면 되고, 몸이 잘리면 갖다 붙이면 멀쩡해집니다. 그래도 우리는 그 세계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건 우리가 처음 그리는 그림과 닮았으며, 그와 같은 방식 : 고정된 배경 앞에서 꼭 필요한 사물만 ..

review/Aliceview 2009.10.23

곳곳에서 발견하는 은폐된 기억_플랫폼 인 기무사 _exhibition review

기무사. 국군기무사령부를 줄어 부르는 이 단어는 우리에게 낯설고도 지울 수 없는 어릴 적 트라우마처럼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리고 왠지, 기무사 건물은 두텁고 높은 회색 담벼락으로 둘러쳐져있고, 누군가 들어가면 자신의 의지로 나올 수 없는 미로와 아무리 소리쳐도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는 깊고 깊은 지하가 있을 것만 같다. 그래서 도심에 있지만, 마치 도심 속 성곽처럼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그리고 들어가는 것조차 원치 않을 장소로 여겨졌다. 그런데 이곳의 문이 활짝 열렸다. 여전히 그 음산한 기운과 회색빛 외벽에 둘러 싸여 있지만, 수많은 기괴한 이야기와 두려움을 묻어버린 채 우리의 발걸음을 막지 않는다. 사무소(SAMUSO:)에서 주최한 ‘플랫폼 2009’의 메인행사인 ‘플랫폼 인 기무사’전을 통해 ..

단순함과 위트의 미 www.newrafael.com _web review

20세기 후반 인터넷의 등장으로 달라진 수-많은 사회의 변화들 가운데에는 world wide web이라는 가상공간 속에 사뿐히 둥지를 틀고 대안적 공간이라는 알을 낳기 시작한 예술 형식 - 웹아트가 있다. 웹아트라는 단어를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일지라도 만약 그가 인터넷 사용자라면 이미 웹아트를 충분히 경험해 보았다고 할 수 있다. 웹아트, 혹은 웹아트의 본성은 웹의 곳곳에 산재해 있다.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발전으로 웹 상에서 향유되는 컨텐츠들의 미적 수준도 어마어마하게 향상되어왔다. 가상공간을 실재처럼 느끼는 혼란을 줄 수 있을 만큼 웹 이미지들은 우리의 시각을 지배하고 있다. 웹아트라는 장르로 분류되는 아티스트들의 작품 뿐만 아니라 정보공간으로서의 웹사이트 역시 예술적 요소들을 적극 차용하여 사용자들..

review/Application 2009.10.23

낯선 침묵의 시간, 4 Minutes and 33 Seconds of Uniqueness_web review

존 케이지(John Cage)가 4분 33초의 침묵을 지켰을 때, 음악은 새로운 역사를 시작했다. 현대 음악의 가장 위대한 침묵의 시간. 누군가는 ‘절대 0도’를 향한 한 음악가의 혁명적인 시도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청중을 우롱하는 엘리트 음악가의 영특함에 기분 나빠하기도 했다. 그렇게 4분 33초의 시간은 현대 예술의 텅 빈, ‘空’의 상징이 되었다. 바쁜 현재를 살다보면, 4분 33초 역시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만약 당신에게 4분 33초 동안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누군가 명령한다면, 당신은 분명 자신 있게 그 시간을 버텨낼 수 있다고 확신할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 시간을 참아내는 동안 시계를 몇 번 쳐다보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거나, 또는 온갖 잡생..

review/Application 2009.09.23

[기획리뷰]sharing experiences 2009. 화려한 시작, 절반의 성공? - part I

본 기사는 총 2부의 구성으로 진행됩니다. 1부에서는 컨퍼런스와 워크샵, 전시로 구성된 일주일간의 SharingExperiences 2009 행사에 대한 소개가 진행되며, 2부에서는 워크샵 체험기와 참가자들의 인터뷰들이 수록됩니다. 열정으로 가득 차 숨가쁘게 진행되었던 일주일간의 여정, 그리고 내년의 기대, 기약. PART I. 근래들어 open source 개념에 근간한 다양한 공유 활동이 눈에 많이 띄인다. TED.com의 국내 라이선싱 발표모임인TEDxSEOUL과 TEDxMyeongdong, 비슷한 지식 공유 발표 행사인 페차쿠차와 igniteSEOUL, 제주도에서개최될 제 3회 리프트 아시아 컨퍼런스 lift asia 09 등 많은 행사들이 국내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들 행사는 단지 한 ..

[기획리뷰] 홍대 앞, 젊음의 에너지로 폭발하는 실험영상축제 : 제 9회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

‘‘홍대(앞)’ 거리는 항상 젊은이들의 에너지가 분출되는 공간이다. 혹자는 젊은 세대들의 자유로운 클럽 문화로서 홍대(앞) 거리를 정의하고, 또 다른 이들은 예술의 거리로 명명한다. 현재의 홍대, 정확히 말하여 홍대 앞 거리는 한 두 가지의 정의로 규정되지 않는 복잡하고 다양한 문화들이 얽혀있는 새로운 문화 지역이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요소들이 산재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꼬집지 않아도 느껴지는 공통된 두 가지의 키워드가 있다. 바로 ‘젊음’과 ‘실험’이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는 서울뉴미디어페스티벌(Seoul International New Media Festival, 이하 네마프 nemaf)은 이러한 홍대 앞을 규정하는 두 개의 키워드를 충실하게 담아내고 있는 영상 축제이다. 2000년 ‘..

지도의 현실되기 현실의 지도되기 : 지도와 상상력_와카바야시 미키오_book review

"지도가 현실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이 지도를 모방한다." 필자 와카바야시 미키오는 보드리야르의 저서 에서 언급된 다음 우화를 인용한다. 이는 보르헤스의 소설집 에 실려있는 이야기로 '아주 정확했던' 제국의 지도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떤 제국에서 황제의 명령을 받은 지도 전문가가 대단히 정확한 지도를 완성했다. 그 지도는 정말 정확해서 그 크기가 제국의 영토를 뒤덮어버렸다. 시간이 흘러 지도가 낡아 너덜너덜해져가는 것과 같이 제국 역시 쇠퇴해갔고 마침내 제국의 붕괴 후 지도는 그 흔적만을 부분부분 남겼다. 현대의 우리 삶이 매체 의존적이라는 점은 이미 일반적 사실이다. 우리가 직접 보고 듣고 걷는 세상보다는 여러가지 다른 매체를 통해 알게 되는 세상이 더욱 넓다. 우리동네, 우리나라, 세계 각국, ..

[기획리뷰] VISTAS;Vision of U-city : 인천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_exhibition review

미술관이라는 장소는 여전히 접근하기 쉽지 않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계층의식을 느끼게 하는 공간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작년 즈음 국내 모 신문기사에서는 미술관람객의 유형을 지식축적형, 나들이형, 블로그형, 실험지향형의 4가지로 분류해 분석한 적이 있었다. 이러한 유형을 분류하는 기사에서는 의식적이던 무의식적이던, 미술이라는 분야에 대한 접근이 그리 쉽지 않다는 사실과 대중에게 미술관이 넘기 힘든 사회적, 정치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읽어낼 수 있다. 예술사회학자 부르디외 역시 미술관이나 갤러리의 ‘화이트월’이 가지는 사회정치적 입장에 대한 관람객의 태도를 가지고 관람객의 사회계층 구분의 중요한 지표로 삼는다. 한국에서 예술과 대중과의 관계는 대개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사이로 비춰지..

21세기를 위한 하이드리브 뮤지엄 www.streamingmuseum.org_web review

네트워크의 발달로 인한 다양한 양상들은 이제 우리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는 세상이 왔습니다. 특히 네트워크가 만들어낸 인터넷 사이버 세상에서의 무궁무진함은 또 다른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는데요, 앨리스온에서 매월 소개되고 있는 웹 사이트에 대한 리뷰를 보더라도 네트워크의 한계가 어디까지 인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사이트인 스트리밍 뮤지엄(www.streamingmuseum.org) 또한 그 궁금증 중에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스트리밍 뮤지엄은 꼭 미술관을 찾아야만 전시를 볼 수 있었던 것을 넘어 실시간 인터넷으로 미디어 아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사이트 입니다. 또한 이 사이트에서는 7개의 대륙-Africa, Antarctica, Asia, Austra..

review/Application 2009.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