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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과 ‘저항’의 결합-아방가르드, 노명우_book review

아방가르드는 ‘새로움’과 ‘저항’의 결합이다 요즘은 아니 나 자신을 ‘어른’이라고 생각한 뒤부터 줄곧, 나는 뭔가 답답하고 ‘이건 아니잖은가’라고 회의에 빠져있었다. 이력이 난 건지, 그 회의조차도 물린 탓인지, 나는 결국 먼지 쌓인 책들을 펼쳐들고 질문하기 시작했다. 노명우의 는 그 같은 여정의 물꼬를 터준 몇 몇의 책 중 하나이다. 처음엔 그저 패션지의 상투적인 수식어가 되어버린, 본래의 궤도를 이탈한(혹은 그 위치를 박탈당한) ‘아방가르드’라는 용어의 사회적 운명이 궁금할 따름이였다. 저명한 학자가 쉬운 말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준 글을 통해 이 복잡한 개념을 간단히 소화할 수 있다면 그 얼마나 효율적인 일인가. 이 얕은 발상을 뒤집어 버린 것은 ‘척후병, 전쟁의 전위부대’ - 아방가르드의 실체를 폭..

<EXPosition of Mythology - ELectronic Technology. 신화의 전시 - 전자 테크놀로지>_exhibition review

백남준 아트 센터는 그 이름답게 거장 ‘백남준’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활동에 대한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작가 자신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한 기획전입니다. 백남준 선생님의 타계 이후 많은 백남준 관련 전시와 행사가 있어왔지만 연구를 통한 재해석을 통해 드러나는 결과물인 전시는 그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백남준의 첫 개인전이었던 독일 부퍼탈 파르나스 갤러리의 전을 재해석하여 보여주고 있습니다. 백남준은 1963년 그의 독일 유학을 정리하는 첫 개인전을 부퍼탈의 파르나스 갤러리에서 가집니다. 총 16개의 테마를 가지고 기획되었습니다. 입구를 풍선으로 막아 관객들을 기어서 들어오게 만들고 텔레비전의 영상을 조작 가능하게 하는 등 관객들의 참여를 시도하였고 음악을 공..

흑표범의 Things_exhibition review

갤러리 반디 초대로 기획된 흑표범의 세 번째 개인전《Things》는 2007년 이후 퍼포먼스를 담은 사진과 영상설치, 그리고 비디오 콜라주 영상으로 구성된다. 흑표범(Black Jaguar)은 세계와 대결하는 작가적 시선과 사유의 궤적들을 구체적인 신체행위로 표상한다. 사진과 영상 매체는 작가의 구체적인 신체 행위들을 기록하는 동시에, 행위에 대한 반성적 사유의 도구로서 존재와 경계에 대한 작가적 물음과 개념을 전개• 확장시키는 대결구도를 형성한다. 흑표범은 이번 전시의 제목이자, 넘버링된 일련의 사진 제목인《Things》에서 냉장고 안의 생고기와 달걀, 각종 야채와 가공식품들 사이 어느 지점의 사물로서 제시된다. 냉동실에서 기한을 연장하고 있는 숨이 끊긴 고기 덩어리, 애초에 부화할 수 없는 무정란들,..

필로아키텍처-현대건축과 공간 그리고 철학적 담론_박영욱_book review

지극히 근대적인 교육방식의 수혜자임을 굳이 증명이라도 하듯,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공간의 개념은 지극히 근대적, 혹은 전근대적이기까지 하다. 머릿속에는 절대적이라고 배웠던 이상적인 존재로서의 수의 개념이나 과학에서 배웠던 무수한 법칙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어서 우리의 사고방식을 제약한다. 공간에 대한 사고도 마찬가지이다. 기존 교육에서 공간에 대한 굳어진 사고방식이 자유로운 발상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 교육제도에서 수학이나 과학을 등한시 했을 때, 현대에서 이야기하는 공간의 문제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지 모른다. 현대과학에 대해서는 전혀 접근할 수 없는 현재의 교과과정에서 배우게 되는 (근대)과학에서의 공간의 개념은 뉴턴의 절대공간론에 기초하기 때문에 우리가 속한 모든 공간을 ‘절대적으로..

제3의 공간에서의 새로운 대화, 새로운 자유_www.realities-united.de_web review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과자로 만든 집을 기억하는가? 우리는 그것을 상상이 만들어낸 허구일 뿐이라고 여겨왔다. 그러나 여기, 상상을 현실로 재현해내는 디자인 그룹이 있다. 독일 베를린 출신의 에들러 형제(Jan Edler& Tim Edler)가 이끄는 realities united가 바로 그들이다. 이 그룹은 약칭 ‘realU’라고 불리우며 2002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realU는 미디어아트와 정보기술을 접목하여 건축물의 외관을 디자인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특히 그들이 디자인하는 건축물들은 주어진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건축물과 주변 환경, 인간 사이에 자극적이고 신선한, 공간적 촉매작용이 발생할 수 있도록 이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싱가폴에서 볼 수 있는 은 ‘건축..

review/Application 2009.07.21

몽타주라는 은유 _ 감각의 몽타주 展_exhibition review

展을 관람하기 위해 사당역 근처에서 위치한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을 찾았다. 흥미로웠던 전시 제목 못지 않게 남서울분관과의 첫 만남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건물에 대한 서울시립미술관의 설명을 인용해 본다. 이 건물은 대한제국 주재 벨기에 영사관이었고 원래 위치는 한옥 밀집 지역인 회현동이었지만 1905년 준공된 이후 재개발 사업으로 1983년에 현재의 위치로 이전 · 복원되었고 이후 2004년 9월부터 서울시립미술관 분관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1900년대 고전주의 양식의 이 건물은 외부뿐만 아니라 전시장으로 사용되는 내부 공간 역시 가능한 있는 그대로의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이 전시는 미술관 전시임에도 불구하고 무료였기 때문에 티켓 부스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시장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돈..

Mirrored and Connected – 미디어로 연결된 예술 그리고 사람들_exhibition review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만화경을 손에 쥐고, 신기하게 들여다보고 흔들어보고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거울에 부딪힌 색색의 종이조각들은 서로 얽히고 설켜서 매번 새로운 예쁜 모양을 만들어낸다. 정교하게 각을 맞춘 거울에 비춰진 종이조각들은 서로 연결되고 섞여 들어가면서 신기할 정도로 훌륭한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예술과 젊음의 감각이 스며 나오는 홍대라는 지역은 도드라진 색색의 종이조각들처럼 개성과 스타일을 가진 젊은 예술가들이 서로를 비추고 연결하면서 새로운 예술과 문화의 꽃을 피우고 있다. 이곳에 둥지를 튼 서교예술실험센터 개관과 함께 개최된 이번 전시는 미디어를 매개로 예술과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만화경과 같은 공간과 다름 아니었다. 홍대를 아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쇼핑스트리트나 카페 ..

전자음악의 새로운 도전,Hobnox_Audio tool_www.hobnox.com_web review

기술의 발전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예술에는 어떤것이 있을까요? 아마도 가장 변화한 예술 장르는 '사진'이 아닐까 합니다. '전문가'들만이 쓸 수 있었던 장비가 대중화되고, 디지털 기반으로 매체가 바뀌면서 '인화'가 무한정 가능하게 되자 사진에 관심있던 많은 사람들이 비용 걱정없이 '찍어'보고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올리며'데뷔'를 하게 되었지요. 물론, 이러한 디지털 '폭풍'(!) 속에서도 사진 나름의 예술적 행보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사진이라는 예술 자체가 더욱 더 폭넓어져 가고 있는 듯 보입니다. 사실, 누구나 다 마음만 먹으면 캔버스와 물감을 가질 수 있지만 화가는 아무나 되는게 이니니깐 말이지요. :) 음악계에도 이와같은 흐름이 보입니다. 일단 고가의 장비가 많이 대중화 되었구요. 무엇보다..

review/Application 2009.07.13

진동_오실레이션 : 디지털 아트, 인터랙션 디자인 이야기, 제이 데이비드 볼터 & 다이앤 그로맬라 _book review

아름다움과 기술, 다른 말로 아트와 테크네 사이를 연결하고픈 당신이라면, 이 책은 당신과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의 견문록이다.가령 예술을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임상실험으로 본다면, 그 이상향은 지금도 충분히 이뤄지고 있지 않을까? 개인이 다룰수 있는 정보의 질과 양이 상승한 현실은, 모두를 예술가로 보이게 하면서도, 예술의 오라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을까. 아직낭만적이고 계시적인 예술의 운명(혹은 비극성)을 그리워하는 당신이라면, 만족감과 서글픔을 동시에 갖는, 누군가의 말처럼 행복을그리운 가치관이라고 들으며 그에 반박할 수 없는 입장은 아닌지. 그렇다면 이 책은 당신이 의지하고 있던 자의식을 산산조각내고 그 조각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는 하나의 파괴식이 될것이다. 여기서 나는 그 역시 재미..

컴퓨테이션의 우주 속으로_기계가 꾸는 꿈_exhibition review

기계가 꾸는 꿈_기계와 생명에 대한 확장된 시각과 융합예술의 가능성, 스페이스 CAN & 숭실대학교 정보과학과 미디어스페이스, 2009. 6. 16 ~ 7. 2 1 더하기 1은 2가 아닌 무한대이다. 1 빼기 1이 0 이 아닐 수도 있다. 문득 수수께끼같이 들리는 이러한 논리가 세상의 많은 문제들을 설명해 준다. 인과론적 결정론이나 환원주의로 집약되는 근대의 과학은 복잡하고 신비로운 세계에 관한 수 많은 물음들에 답을 주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청난 연산과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놀라운 발명품 컴퓨터가 탄생했고, 운동, 생명, 진화, 우주... 설명할 수 없었던 복잡한 세계들은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온갖 궁금증을 풀기 위해 세계를 모방하는데 쓰였던 컴퓨터는 어느 순간부터 스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