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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리뷰] 문화원형을 활용한 융합형 감성미디어아트 展, 2010.01.13-24

우리가 사용하는 문화'한류'라는 말이 생경하게 들리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그 현상에 대한 주목도 높았습니다. 우리나라는 문화수입국이지 수출국은 아니라는 생각에 익숙했기에 더 그랬습니다. 당시처럼 안방에 놓인 TV나 책상 위에 놓인 PC가 아닌, 한 손으로 쥘 수 있는 작은 디지털 제품을 통해 전 세계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지금도, 우리에게 향유하는 문화나 사용하는 기술에 대해 '국가'나 '민족'적인 자의식이 강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백남준 선생의 말처럼 다양한 재료를 잘 배합하는 '비빔밥 정신'에 어울릴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눈 앞의 새로움이 넘칠 때, 등 뒤에 지난 것을 되돌아보는 일도 필요할 것입니다. 비단 특정 국가나 민족에 속한 개인이라는 정체성의 근거로 삼지 않더라도 ..

미디어아트: 예술의 최전선_진중권_book review

미디어아트: 예술의 최전선, 진중권 엮음/휴머니스트 로 잘 알려져 있는 진중권이 8명의 미디어 아티스트들을 만났다. 로이 애스콧, 도널드 마리넬리, 히로세 미치타카, 제프리 쇼, 후지하타 마사키, 사이먼 페니, 가와구치 요이치로, 최우람이 그들이다. 이 작가들은 미디어 아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들이지만, 유명한 작가들을 소개한다고 해서 책의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다. 대중을 위한 미디어 아트 개론서라기보다는 오히려 미디어 아트에서 논의되는 이슈들에 대해 고민해온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시원한 답을 주는 책이다. 그러나 미디어 아트에 대해 잘 모른다 해도 두려워하지는 말자. 이 책을 통해 미디어 아트라는 장르에서만 생각해볼 수 있는 새로운 개념과 사고들을 만나는 신선함을 누릴 수 ..

낯익지만 새로운 세라믹 탐구생활_건축도자 Now & New : 예술, 디자인 그리고 도시展_exhibition review

부산으로 향하는 남해고속도로 주변으로 펼쳐지는 김해의 넓은 들녘에 낙동강의 지류인 화포천이 흐른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은 바로 이곳이 바라보이는 진례면 송정리의 작은 마을에 안착한 건축도자 전문 미술관이다. 주지하였듯 지리적 접근성이 다소 떨어져 이름만 들어서는 어디에 있는지, 어떤 작품을 주로 전시하는지 감을 잡기 쉽지가 않다. 하지만 일단 알고 나면 근사하다며 하나같이 입을 모는 곳이기도 하다. 클레아아크 미술관 전경 클레이아크는 흙을 뜻하는 ‘클레이Clay’와 건축을 뜻하는 ‘아키텍쳐Architecture’에서 따온 합성어로 과학과 예술, 산업의 상호협력을 통해 건축도자Architectural Ceramic분야의 발전을 추구한다는 미술관의 기본정신을 담고 있다. 그런데 건축도자가 뭘까? 건축도자는..

Jason Kahn Sound Installation @ SEOUL_exhibition review

# 서교예술실험센터, "서교(Seokyo)" 휑한 공간. 문을 열고 들어선 관객은 공간이 비어있는 것을 보고 전시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건가 싶어 의아해진다. 그러나 그가 바로 그 곳을 떠나지 않는다면, 그는 이내 그 썰렁해 보이던 공간이 묘한 소리들로 채워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취리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운드 아티스트, Jason Kahn이 조성한 음향 환경, "서교(seokyo)". 전시 공간의 천장에는 전선으로 연결된 60개의 피에조 스피커가 매달려 있다. 서교예술실험센터 외부에 숨겨 둔 스테레오 마이크에 의해 외부 공간의 소리들―오토바이 소리, 자동차 바퀴와 아스팔트 바닥 사이의 마찰음, 누군가의 목소리 등과 같은―이 채집되고, 그 소리가 앰프를 통과하면서 변조, 증폭되어 60개의 스피커로 분..

Sub Culture의 중심. 플래툰 쿤스트할레!!?? _aliceview

플래툰의 컨셉 제3의 명품거리라고 불리 우는 ‘도산공원 일대’에 기이한 건축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건물은 언뜻 보기에도 백자 형태의 곡선이 건축 미학을 돋보이게 한다는 호림아트센터와 금빛 큐브의 럭셔리한 아뜰리에 에르메스 건물과는 상당히 달라 보입니다. 맞습니다. 이 특별한 건축물은 바로 몇 차례의 앨리스 온 Live를 통해 익숙하리라 생각되는 ‘플래툰 쿤스트할레(이하 플래툰)’입니다. Irritate & Communication “늘 편안하게 자신들만의 문화코드를 소비하던 사람들에게 불편한 자극(Irritate)을 주어 한번 더 생각하고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바로 플래툰의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입니다.” 플래툰의 공간. 컨테이너 박스 강남의 문화에 “불편한 자극”을 주기 위해 그 ..

review/Aliceview 2009.12.15

소리기호 연습 1장_exhibition review

Carpenters의 음악이 전시장 저 아래로부터 흘러나온다. 부드러운 멜로디와 편안한 그들의 음악을 개인적으로 ‘착한 음악’이라고 생각하곤 했다. 무척이나 귀에 익은, 하지만 가사는 물론이고 제목조차 알 수 없는 이 음악을 어찌하여 이 전시장으로 가져왔는지는, 작가가 제시하고 있는 기호연습의 지침들을 따라가 보며 확인 할 수 있었다. 김영은이라는 작가를 생각하면 소리(또는 음악), 텍스트, 설치, 그리고 퍼포먼스와 같은 형식들 혹은 소재들이 떠오른다. 특히 소리와 언어는 작품의 중심이다. 미디어 아트라는 용어만큼이나 포괄적이고 유보적인 용어로 사용되는 ‘사운드 아트’라는 범주, 혹은 장르를 생각해볼 때, 김영은의 작업에서 소리는 언어와 관계를 매고 있다. 소리는 언어의 한계, 즉 언어가 고착화시킨 확고..

크리에이티브 인터랙션의 거장 유고 나카무라의 tha.jp _web review

THA LTD.는 웹사이트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개발 영역에서 여러 클라이언트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일본의 한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동시에 이미지 아카이브 블로그인 ffffound!와 새로운 레이블인 SCR을 운영하고 있는 는 곳이기도 하다. FFFFOUND!는 이미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매우 익숙한 유명 사이트로 자리잡았으며, SCR은 현재의 디지털-네트워크 미디어의 흐름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디자인 작업물 및 아트웍들의 플랫폼 구현을 목적으로 새롭게 런칭한 웹사이트로, 인터랙티브 아트 및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여 판매하기도 한다. 이렇게 일반 웹디자인 에이전시의 활동영역이나 방법론을 답습하지 않고 보다 크리에이티브한 활동들과 톡톡 튀는 작업물들로 주목받고 있는 THA LTD의 중심에는 ..

review/Application 2009.12.05

Alice think piece #1_ 영화에 관한 여섯가지 잡설_aliceview

새로운 기술과 미디어가 자신들을 사용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지닌 매체는 텔레비전입니다. 영화도 그렇죠. 영화에는 백 년 전에 소설이 가졌던 역할이 보입니다. 빠르게 전파 가능하고, 유행에 민감합니다. 또 영화관은 사적으로 몰입이 허용된 장소이기도 하지만, 다른 누군가와 그 감각을 공유한다는 느낌을 아름다운 추억처럼 간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마 시대가 아무리 흘러도,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매체는 바뀌겠지만 의 감수성은 남아 있겠죠. 앨리스온 멤버들에게 있어서도 영화는 새로운 미디어 문화 예술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소중한 리소스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여 앨리스온에서는 각자가 흥미롭게 본 영화들을 독자들에게 추천해보는 코너를 마련하였습니다. 아마도 여러..

review/Aliceview 2009.11.13

[기획리뷰] sharing experiences 2009 화려한 시작, 절반의 성공? - part 2

워크샵 체험기 [이 시대의 Sharing에 관한 물음] 여름이 끝나는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현장 잠입취재"라는 특별임무를 부여받아 참여한 MIT Workshop "Sharing Experience 2009". 그로부터 시간이 쏜살같이 달리더니, 벌써 겨울이 보이는 곳까지 왔습니다. 그리 따끈따끈한 기억은 아니지만 그 때의 뜨거웠던 경험의 온도를 떠올리며, 이 짧은 글을 통해나마 지금부터 저의 경험을 'Sharing'해 보고자 합니다. '교류'을 위해 모인 사람들 MIT Media Lab이 주최하는 첫 국내 워크샵. 어떤 모양일까? 궁금해하며 제로원디자인센터의 지하1층 전시실로 들어섰을 때,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으로 꽉 차 들떠있던 현장 분위기가 떠오릅니다. MIT 미디어 랩은 해외..

시각적 사고, 루돌프 아른하임_ book review

1969년에 출간(개정판은 1997년/한글 번역은 2003년)된, 에서 루돌프 아른하임Rudolf Arnheim은 특유의 침착한 어조로 '시각적 사고'가 언어적 사고만큼 실제로 존재할 수 있으며, 어쩌면 더 신체에 가까운 도구라는 점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론은 형태심리학이나 인지심리학의 흐름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우리가 사용하는 감각을 형식화하는 과정에 필요한 일종의 설명서가 됩니다. 이것은 '시지각 설명서'로서 시지각을 통해 만들어진 미술 혹은 디자인 작업들의 뒷받침하는 역할과 동시에 '시지각 교육 지침'의 역할로도 충분히 기능하고 있습니다. 시각적 사고는 사실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어렸을 때 IQ 테스트했던 도형들이 있었습니다. 그 테스트는 언어적인 명제로 제시될 수 있는 규칙으로 나타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