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관련 서적 162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 : 새로운 사회와 대중의 탄생_클레이 서키_book review

클레이 서키의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는 인터넷과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매체가 출현하고 보편화되는 과정에서 대중의 의사소통 방식이 변화하고 나아가 대중의 행동과 사고라는 부분까지도 변화가 수반되는 일련의 과정을 살피고 있다. 새로운 매체와 대중의 상호작용에 대해 논하고 있는 이 글의 기저에서 조직 혹은 집단과 그들의 행동이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데 이것은 결국 새로운 매체가 집단의 형성과 그들의 활동을 용이하게 하고 강화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키가 제시하는 구체적인 사례들은 어쩌면 한국 대중들에게는 너무 익숙한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저자가 하나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제시하는 여러 사례들은 중첩된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 때문에 지루했던 느낌 또한 지울 수가 없었다. 굳..

MetroMarxism_Andy Merrifield_book review

Metromarxism: A Marxist Tale of the City / Andy Merrifield / Routledge 찬란하게 빛나는 것은 더 이상 아침이 아니라, 우리의 밤이다. 도시의 밤은 100년전 발터 벤야민을 설레게 했던 것처럼, 여전히 도시의 배회자들을 유혹한다.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마술이 시작된 이래, 도시는 빛을 잃지 않게 되었다. 도시의 빛에 대한 탐닉은 우리의 거대한 자본주의와 결부되어 24시간 돌아가는 광고와 선전의 도구로 변신, 수많은 광고판들이 빛이 되어 도시를 밝혔다. 이러한 빛나는 도시는 실상 자본주의의 상징이며, 자본주의 근본속성의 미학적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빛은 일종의 환각, 환타지의 세계로 도시를 이끈다. 아름다운 빛의 도시는 찬양의 대상이 되어 자본주의의..

유명짜한 스타와 예술가는 왜 서로를 탐하는가_존 A. 워커_book review

이 책의 키워드인 '명성'은 문화 ㆍ예술사회학이 추구하는 학문적 성격에 상응한다. 좀 잔인하긴 하지만(?) 명성은 분명 그것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주체들에 의해 매겨진 하나의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명성은 '관계지향적'이다. 이러한 관계지향성은 문화 ㆍ예술사회학에서 찾아내려는 예술세계 내 '의미의 망'을 불러낼 수 있는 요인이자 결과이기도 하다. '의미의 망'은 피에르 부르디외의 '문화자본론'으로 설명될 수 있고, 때론 하워드 베커의 '예술세계론'으로도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부르디외나 베커가 설명하는 두 이론은 차이가 있지만, 예술세계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이 지니는 특성을 지향한다. 이것에 충실하자면, 예술가는 독존적일 수 없다. 예술가가 바라보는 풍경, 혹은 예술가를 둘러싼 풍경에 문화 ㆍ예술사회학..

디자인의 작은 철학_Vilem Flusser_book review

저자 빌렘 플루서는 미디어와 테크놀로지의 변화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인간과 사회의 변혁, 패러다임의 교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매체 철학자이다. 그는 글쓰기와 사진, 대중문화와 우리의 커뮤니케이션 환경 등 우리가 직접 피부로 체감하는 일상의 여러 사물과 현상에 대한 관점과 이론을 풀어내었다. 그의 일상에의 세심한 관찰과 관심이 디자인이라는 분야를 통해 나타난 원고가 이번에 소개하는 이다. 이 책의 편저자인 파비안 부름Fabian Wurm이 지적하듯 "그는 전화, 타자기, 사진기, 냄비도 자신의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과거의 미래 사이를 뛰어넘도록 요구하며, 일상 사물의 현상학을 통해 새로운 관계망을 드러내고 주목되지 않은 연관들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그런 '도발적 감각과 자극'들은 독자들을 깜짝깜짝 놀..

디자인과 범죄, 그리고 그에 덧붙인 혹평들_할 포스터_book review

할 포스터의 책은 유럽의 미디어 미학이나 철학자의 눈이 아닌 현대미술에서 출발한 시각문화 읽기란 점에서 미술사 전공자뿐만 아니라 오늘의 시각문화에 관심인 독자들에게도 흥미로울 것이다. 또한 극히 신랄한 그의 어조는 그의 논점에 동조하든 아니든 간에 글 읽는 재미를 주기에 충분하다. 『디자인과 범죄, 그리고 그에 덧붙인 혹평들 (Design and Crime and other diatribes)』라는 충분히 자극적인 제목은 건축가 아돌프 로스의 1908년의 저술 『장식과 범죄(Ornament and Crime)』에서 차용한 것이다. 아돌프 로스가 20세기 초, 모든 사물이 무차별적인 장식의 공격을 받았던 미술과 문화를 비판했다면, 할 포스터는 그가 ‘정체성의 브랜드화’, ‘디자인의 전횡’, ‘스펙터클의 진..

디지털 스토리텔링_이인화 외_황금가지_book review

2003년 황금가지에서 출간한 책은 개별적인 영역에서 디지털 매체에 대해 연구해왔던 학자들이 이론적 합의의 필요성을 느끼고 2003년 대한민국 디지털 스토리텔링 학회를 창설하면서 그간의 연구 결과를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디지털시대가 필요로 하는 스토리텔링의 개념을 설명함과 동시에 각각의 디지털매체가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활용해 왔고 또한 이 과정 속에서 어떤 문제점들이 발생했는지 기록하면서 그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1995년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제1회 디지털 스토리텔링 페스티벌이 개최된 이래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디지털 기술이 가능하게 한 인터랙티브(Interactive, 상호 작용성)에 집중되어 진행되어왔다. 서구의 연구자들은 과거 원시공동체 사회의 구성원들이 모닥불을 둘러..

소리를 잡아라_마크 커츠_book review

앎이란 때론 우리가 전혀 고마움을 표시하지 않았던 존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마크 커츠의 『소리를 잡아라』또한, 앎의 이러한 속성을 체감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앎의 대상은 소리의 존재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저자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음성 매체들의 존재에 대한 경험적 기술과 그것을 바탕으로 이뤄진 이론적 도해의 풍경을 선보인다. ‘녹음의 사회문화사’라고 요약할 수 있는 본 책에서 저자는 기술의 사회적 구성(social construction of technology: SCOT)이라는 관점을 지지하며, 기술과 이용자 간의 상호성에 주목한다. 저자는 녹음이 단순히 소리를 담는 것이라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녹음은 소리를 담는 것을 뛰어..

만화의 이해_스콧 맥클라우드_book review

만화, 속 들여다보기 만화는 당신에게 어떠한 의미냐는 질문에 단지 시간 때우기용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 쉽게 말하기에는 ‘만화’라는 존재가 그렇게 쉽지 않다는 사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공감하는 부분일 것이다. 만화는 대체 무엇일까? 인쇄매체가 차츰 사라져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만화는 그 모양을 바꿔가면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만화를 영화와 사진에 이어 제 9의 예술이라고 명명하며 그 예술성에 대해 인정하기 시작했지만,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존재인 만화에 대해서 분석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만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 자체가 빈약한 상황이지만, 만화가인 스콧 맥클라우드가 ‘만화’를 통해 ‘만화’를 분석한 이 책 ‘만화의 이해’는 만화 자체에 대한 이해와 함께 전반적인 매..

디지털 미디어 백과사전 한조각: <디지털 미디어의 /최신/ 지식>_book review

디지털 미디어의 최신 지식, 스티브 존스, 이재헌 역, 커뮤니케이션 북스, 2006 미디어, 특히 뉴미디어라고 불리우는 굉장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디지털 기반의 분야에서는 쓰이는 용어들의 개념이나 정보들이 하이퍼 텍스트적으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구조의 특성상 다양한 하위 정보들과 각 분야들을 신속하게 넘나들 수 있는 참조 구조는 정보의 풍부함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원전의 불확실함, 그리고 많은 정보로 말미암은 혼란을 가지고 올 수 있습니다. 제 자신도 사용되는 여러가지 개념이나 용어들을 알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뿌리나 확실하게 정리된 정보는 내놓을 수 없고, 또한 그러한 내용을 찾으라 해도 막상 손에 잡히지 않는 단서로 멈칫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티브 존스Steve Johns를..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비디오게임_반성과 인식의 매체로서의 게임미디어 실험하기_book review

곤살로 프라스카 (Gonzalo Frasca)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2008 아니 이 무슨 뜬금없는 소리인가?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게임이라니? 비디오게임이 단순히 일반인들에게 재미를 제공하는 것만이 아니라 어떤 해결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인가? 비디오게임은 이제 우리에게는 너무나 친숙한 미디어로서 자리 잡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의 시각에 게임은 사람들의 소중한 시간을 좀 먹는 그래서 학생들에게는 공부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그러나 만약 게임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된다면 어떠할까? 게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변화를 줄 수가 있을까? 혹은 그러한 게임이 있을 수는 있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은 곤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