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미디어아트 관련 서적 162

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정보 사회에 대한 통찰, 그림의 혁명_book review

역사시대 이전의 인류는 외부세계를 어떻게 인식하였을까? 텍스트가 존재하기 이전, 문자 이전 시기의 인식의 단계에 머무르는 인류는 세상을 하나의 장면으로 인식하였을 것이다. 장면은 그림으로 형상화되어 지식을 전달하였다. 문명의 발전 과정 속에서 문자의 발명되었고 이것이 역사시대의 시작이다. 이를 기점으로 인류는 모든 인식을 텍스트를 통해 하기 시작하였다. 그림에서 문자로의 인식 매개체 변화는 역사시대 속에서 인류의 발전과정의 일부이다. 그러나 여기서 드는 의문 한 가지, 진정 이러한 인간의 인식 변화의 과정이 ‘발전’의 과정이라고 확언할 수 있는가? 일상적으로 우리가 ‘발전’이라고 부르는 것들에 대한 의문은 인류의 커뮤니케이션 형태 변화에 있어서도 의문을 가지게 한다. 빌렘 플루서의 커뮤니케이션 이론서 『..

Physical Computing_book review

센서, 마이컴 등에 대해 한참 재미를 가지고 웹 서핑을 하던 어느 날, Dan O’Sullivan 과 Tom Igoe 의 뉴욕대 ITP 강의 사이트인 피지컬 컴퓨팅을 발견하게 되었다. 필자가 강의 사이트를 발견할 당시만 하더라도 책의 상당 부분이 공개되어있어 수시로 들락거리다 2004년에서야 책으로 접하게 되었다. 그 당시,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미디어아트는 생소하였으나 상당히 많은 부분은 루틴화 되어가고 있던 시기라, 책으로 정리되어 나오는 내용들은 미디어 아트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에 있어서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였다고 보여졌다. 미디어 아트의 붓과 물감이라 할 수 있는 센서, 마이컴, 모터, 디스플레이 등과 이를 아우르는 전기전자 공학에 대한 지식은 공학도가 아닌 이상 쉽게 접근 하기가 힘들었던 것..

디지털/미디어/문화_book review

인터넷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놀이로 대결놀이를 들 수 있다. 대결놀이에서 주제는 무엇이 되어도 상관이 없다. 최근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될 수도 있고, 지식인이 대상이 될 수도 있으며, 인질 사태 등 사건 사고가 될 수도 있으며, 축구나 축구선수가 주제가 되어 놀이를 할 수 도 있다. 대결이 시작 되고 분위기가 격렬해지면 해당 게시판에서는 재치 있는 패러디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이무기가 건물을 둘러싼 포스터 사진 안에 영화에 독설을 내 뱉은 평론가가 빙빙 감겨져 있다든지, 서로 싸우는 모습을 카툰으로 옮긴다든지, 이미지와 소리를 편집해서 재미있는 동영상을 만들어내는 등. 이쯤 되면 누가 승자고 누가 패자인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디지털 매체를 이용해 다양한 소리와 이미지 등을 만들며 놀 수 있..

Medienethik_book review

‘기술적 세계 창조의 시대’를 살고있는 우리들은 그러한 기술적 진보를 통한 새로운 매체들에 뒤덮여 살아간다. ‘증강현실 Augmented Reality’ 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듯이, 이미 우리의 현실 세계는 인공적으로 확장되어져 디지털 적으로 재현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오늘날의 우리의 현실 세계를 발전시키고 이끄는 원동력의 출처를 새로운 기술적 진보가 제공하는 매체적 기계장치들에서 찾을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굳이 ‘현실-가상’ 의 이분법적 체계를 떠올려보지 않더라도, 피터 바이어 Peter Weir 의 영화 『트루먼-쇼』의 한 장면을 되짚어보지 않더라도, 매체가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침투해있으며 그것에 의지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떠올리기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 있다. 이러한 당..

Semiologie du langage visuel_book review

기호학은 그 창안자인 소쉬르가 말한대로 ‘사회적 삶 속에서 기호들의 삶을 다루는 일반과학’이다. 그 가운데 시각기호학(visual semiotics)은 특히 사회적 삶 속에서 시각기호들(이미지)의 삶에 관심을 갖는 학문 분야다. 보여지기 위해 생산된 모든 기호들은 시각기호들이다. 따라서 회화, 조각, 영상, 광고, 건축, 연극, 영화, 사진 등은 모두 시각기호학의 대상이 된다. 문학 텍스트 역시 시각이 관여한다는 점에서 시각기호에 속할 수 있다. 물론 시각이 관여하는 대다수의 매체예술 역시 시각기호로서의 속성을 갖는다. 시각기호학은 이러한 시각기호들이 관여하는 시각 커뮤니케이션과 의미작용의 현상들을 탐구한다. 시각 커뮤니케이션은 비구두(nonverbal) 커뮤니케이션에 속한다. 그것은 음성/문자 기호가가..

영상 이미지 읽기_마르틴 졸리_book review

현대 사회를 이미지의 세계라고 말하는것은 어느 사이엔가 진부한 표현이 되어버렸다. 글이 아닌 이미지. 그것으로 판독되어지고 그 판독된 기호로 또다시 의미가 이종교배(異種交配)되어 재 생산 되는 이 시대는 분명 전통의 서사가 지배했던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서사 분석의 패러다임이 가득한 시대인것이다. 그렇다면 '이미지'라는것은 무엇일까? 저자인 마르틴졸리는 성경과 그리스 신화, 플라톤의 동굴에서부터 피카소의 그림, 말보로 클래식과 이탈리아 판자니 스파게티 광고 분석에 이르는 서구문명의 방대한 흔적들을 통해 이미지의 실체를 규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먼저 이미지의 개념과 용법, 의미를 규명하며, 이미지의 기호학적 접근을 제시하여 이미지 독해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2장에 이르러서는 이미지를 ..

Gramophone, Film, Typewriter_book review

매체이론이나 매체예술에 관한 논의에서 새로운 매체의 속성을 규명하는 것에 연구의 초점이 맞춰져 왔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매체연구가 지나치게 매체 자제에 함몰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어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렇게 매체의 문제에 집중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매체가 그 시대 사람들의 사유방식과 인식체계 그리고 역사사회적 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소개할 독일의 매체 이론가 프리드리히 키틀러(Friedrich A. Kittler) 역시 시대마다 새롭게 등장한 매체에 집중하고 있는데, 그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매체들이 그 시대의 역사사회적 변혁와 새로운 담론형성의 토대로 기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독일과 미국을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하고 ..

상상력의 천국, MIT미디어랩_book review

상상에는 4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첫째, 수동적 혹은 현실도피적 상상인 백일몽, 두 번째로 아이들이 막대기에 올라타고 말이 탄 것처럼 여기는 상징적 상상, 세 번째는 토기를 만드는 사람이 완성된 질그릇을 상상하면서 토기를 만들어가는 목적적 상상, 그리고 예술․ 과학․발명과 같은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과거의 경험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행위를 하는 생산적 상상이 있다고 한다. 마지막 네 번째인 상상으로 머릿속에 발현된 것들을 통해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는 미디어아트를 보고 경험하고 감탄하고 있으며 더 나은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 책은(상상력의 천국, MIT미디어랩) 일본인 나카무라 이치야가 1998년부터 4년 동안 MIT미디어랩에 객원교수로 참여하면서 그곳에서 자신이 경험하고, ..

나의 사랑 씨네마, 김수용_book review

나의 사랑 씨네마, 김수용, 씨네21, 2005년. 이 책은 1958년 로 데뷔하여 2000년 에 이르기까지 109편의 한국영화를 찍었던 김수용 감독의 한국영화에 대한 사랑 이야기이다. 어색하지만 우리들은 김수용 감독의 처절한 한국영화에 대한 사랑 이야기를 하나의 기록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군사독재정권 하의 강력한 통제 대상으로 검열을 통해 한국영화들이 누더기가 될 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 결국 강화된 검열정책에 항의해 1986년 를 끝으로 잠정 은퇴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던 김수용 감독의 참담한 기록들, 그리고 “나는 말하였고 내 영혼은 구원 받았습니다”라는 희망을 이 책은 담담히 이야기한다. 한국영화사를 논할 때 많은 이들이 1965년부터 70년대까지를 한국영화의 전성기로 본다. 지금 대중들에게는 ..

키치, 우리들의 행복한 세계, 조중걸_book review

『키치, 우리들의 행복한 세계』, 조중걸, 서울:프로네시스, 2007 체코 작가인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부정하고 싶은 대상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는 세계를 미학적 이상으로 가지는 것, 이러한 미학적 이상이 ‘키치(Kitsch)’라고 말한다. 즉, ‘부정’을 통해 존재를 외면하게 하는 기능을 가진 것이 키치의 의미라고 정의 내린다. 꽤나 단순하고 편리한 결과를 가져다주는 고마운 존재일지도 모르는 이 ‘부정’에 숨어서 우리는 어떠한 것을 손쉽게 넘어가고 있는 것일까.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어렵게 만드는 것들에 대해 ‘모르는 척’ 넘겨버리곤 한다. 그건 사람에 대한 감정이던지, 일로 인한 스트레스라던지, 아니면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