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준 59

[유원준의 미디어문화비평] 2. 놀이, 게임 그리고 매체예술_2부

4. 게임과 예술의 가상성 예술과 놀이는 기본적으로 가상성을 전제로 한다. 예술작품에서 구현되는 이미지의 재현(Representation)은 실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가상(假想)의 이미지를 창작하는 것이며, 놀이와 게임의 경우 현실 세계와는 다른 룰(Rule)이 적용되는 가상의 세계를 임의로 구성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행위를 '형상화 작용(Verbildichung)’에 근거하는 현실의 이미지 전환 작업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놀이를 구성하는 근본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면, 예술 특히 시각예술은 다분히 놀이적이고 게임적이다. 또한 기술의 발달은 이러한 추상적인 가상의 의미를 실질적인 구현 환경으로 만들었다. 발터 벤야민은 새로운 기술 문명이 예술의 ‘탈 아우라’를..

Voice 2013.02.06

[유원준의 미디어문화비평] 2. 놀이, 게임 그리고 매체예술_1부

1. 왜 예술과 게임을 연관시키는가? 2011년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미성년자들에게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판매하거나 대여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한 캘리포니아 주법이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미성년자에게 폭력적인 비디오게임을 판매하거나 대여할 경우 최고 1000달러 벌금을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대법원은 게임을 예술의 한 장르로 인정하고 책이나 만화, 연극처럼 언론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원 판사의 판결이다. 그는 “어린이를 위해로부터 보호할 권한은 있지만 미리 판단해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재량의 권한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1] 혹자는 이러한 위의 사례를 단순히 미국 게임 산업계의 승리..

Voice 2013.01.02

이재형. 규칙과 통제, 매트릭스의 함정_interview

작가 이재형은 고려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에서 미디어아트를 전공하며 현재 난지 창작 스튜디오 입주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LED를 다양한 조형 작업에 응용하여 기술 미디어와 예술의 접점을 추구하는 이재형 작가는 사물의 구조적인 측면과 생태학적 측면을 연결시키고 그것을 최신 미디어를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AliceOn.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LED를 기반으로 해서 전자적인 매체들을 사용해서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주로 인공적인 빛을 작품으로 표현해오다 보니 공공미술, 디자인 등에서 경험을 쌓아 오다 최근 LED 매체들을 개인 작업으로 접목시켜 오고 있습니다. 주로 LED 매트릭스를 기반으로 입체의 형상들을 만드 는조형적인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Alice..

interview/Artist 2012.10.17

누구나 게임을 한다 : Jane McGonigal_book review

누구나 게임을 한다?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이와 같은 주장이 영 과장된 주장은 아닐지 모르겠다. 그도 그럴것이 예전에는 게임에 관심을 두지 않던 여성들이나 장년층까지도 손에 스마트 폰을 들고 케주얼 게임들(앵그리 버드 등의)을 즐겨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보고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게임 산업 및 인구 증가 수치는 가공할 만하다. 수년전 이미 게임 산업은 영화를 뛰어넘어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가 되었고 각 국가별 게임인구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더군다나 기존 컴퓨터/비디오 게임 분야에 스마트 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들이 추가되면서 이러한 흐름은 점점 더 확대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다시 처음의 질문을 떠올려보자. 과연 누구나 게임을 하고 있는가?..

누적도시 / 건축-지어지지 않은 20세기_book review

최근, 도시의 모습이 변화하고 있다. 고층 건물들은 저마다 다른 색의 옷을 입듯 갖가지 조명기구를 이용하여 형형색색 빛을 발하고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한 대기 공간들도 차량의 표지판 등도 새로운 미디어와 결합하여 상호작용적인 모습으로 나타난다. 현대인들의 제 2의 자연이 되어버린 이 도시는 현재 어떠한 흐름으로 진화하고 있을까? 봉일범 저자의 는 고밀도 거대도시라는 누적도시의 개념과 실재 사례에 이론과 실천의 양면에서의 접근을 시도하며, 이러한 도시의 변화하고 있는 모습에 관한 일종의 관찰서와 같은 역할을 한다. 첫 파트인 ‘30년후’는 제목과는 달리 지난 1960년대 이후부터 건축사에서 의미있었던, 그리고 누적도시로의 흐름을 보여주었던 시도들을 소개하며, 저자가 서적 제목으로 명명한 ‘누적도시’..

검색 엔진으로 접근하는 미디어아트_aliceview

Intro 현 시점에서 미디어아트는 어떠한 방향과 내용의 예술을 지칭하는가? 또한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미디어아트는 말 그대로 '미디어'와 '아트'의 합성어이다. 미술사를 되짚어 보자면, 이른바 시대성 내지는 활동의 성격 및 내용을 설명하는 다양한 개념들이 아트(예술)를 수식하여 왔다. 물론, 미디어아트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미디어아트란 일차적으로 '미디어'를 등장시킨 '예술'의 한 흐름이니까. 일반적으로 정의를 시도하는 이유는 특정 개념의 의미를 보다 명확히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기존 개념과의 본질적인 차별점이 특정 개념의 구별점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구별점을 가지고 새로운 현상을 설명하는 것, 그것이 정의를 시도하는 이유이자, 근본적 출발점이다. 그렇다면 미디어아..

review/Aliceview 2011.06.13

도시 속 인간의 삶을 조명하는 전시 : GeoCity : Ars Electronica _Exhibition review

현재, 많은 비율의 인류가 '도시(City,都市)'에서살아간다. 따라서 우리는 현대인들의 도시 속의 삶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놀랄만한 사실은 기원전 3,000년전경에는 세계 인구에 대한 도시 인구의 비율이 거의 '0'에가까웠다는 사실이다. 사회학적으로다수의 사람들이 그들의 일상활동을 좁은 경계를 벗어나서 광범위하게 통합 조정하며 살고 있는 공동체를 뜻하는 '도시'는 현재 세계인구의 2/3 이상이 자신들의 일생을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다. 이러한 도시는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로 존재할까? 우선, 도시라는 개념에 접근해보자. 많은 인구수와 빌딩, 밀집되어 있는 주거형태,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되는 직업군 등등 몇 가지 요소들로부터 사전적 의미에서의 도시를 정의하고 규정할 수 있겠지만, 그러한 정..

상상을 가상현실로 : AMDM / adobemuseum.com _web reveiw

1960년대말부터 컴퓨터가 예술에 사용된 이후, 디지털 아트는 다양한 결과물들을 만들면서 현대 예술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디지털 아트는 이전까지의 예술과는 본질적으로 그 구성성분이 다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전까지의 예술이 물질적 요소들을 기본으로 제작된 것이라면, 디지털 아트는 결국 숫자 정보로 치환된다. 그러나 본질적 형태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아트는 어떠한 측면에서 일종의 타협을 거듭해왔다. 원본성-복제성-가상성 등의 디지털 아트의 특성들은 현대 예술에 있어 치명적인 문제점 내지는 해결해야만 하는 사항으로 치부된 이유도 있을 것이다. 또한 기존 예술계의 보이지 않는 벽을 뚫기 위한 모종의 전략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아트를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만날 때 한번쯤은..

review/Application 2011.03.02

CoverStory_TAG 9. 한국의 미디어아트 바라보기 _2010년 비엔날레-페스티벌을 중심으로

0. 아마도. 백남준 작가로부터 시작된 미디어아트의 줄기를 예전부터 주목했던 분들이라면, 2000년대를 훌쩍 넘어 10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현대 예술(미술)에서 변화된 미디어아트의 위치(지위)를 궁금해 하시리라. 과거 미디어아트는 아방가르드 들이 즐겨 추구했던 형식 실험 이상의 것으로는 인정 받지 못하였고, 최근 다양한 예술 전시에서 파급력있게 다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인 유통구조를 만들지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쯤되면 다양한 각도에서 미디어아트가 어떻게 조명되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특히 첨단의 IT 기술을 보유한, 그리고 백남준이라는 영향력있는 아티스트를 배출했던 한국 미디어아트의 상황은 더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앨리스온에서는 지난 2010년을 돌아보며 숨가쁘게 진행되었던 4개의 국제..

cover story 2011.02.28

Randomwalks, 당신의 환경 데이터를 시각화하라 _interview

앨리스온 2010년 1월 인터뷰에서는 다양한 데이터 시각화 (Data Visualization)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그룹 랜덤웍스(Randomwalks)를 소개합니다. 랜덤웍스는 2008년 결성하여 전시, 워크샵, 공연 및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미디어아트 그룹입니다. Q. 랜덤웍스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랜덤웍스는 처음, 미디어 인터랙티비티라는 넓은 주제를 가지고 연구집단으로 모여 다양한 작업을 실험해보다가 좀 더 전문적인 활동을 해보고자 ‘데이터 비주얼라이제이션’이라는 주제로 결성, 2008년도에 시작되었습니다. 전시 등의 활동을 시작으로 이후 몇가지 프로젝트들을 수주받게 되어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첫 시작 단계의 프로젝트 연구그룹에서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interview/Artist 2010.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