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89

traveler_이경호 개인전_exhibition review

제 2의 막이 오르다 최근 전시를 기획하거나 감상하면서, 필자는 문득 개인전의 의미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전시장에 전시된 작품들이 미술사나 관련된 이론들과 엮여 해석되는 것도 개인전에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만, 필자는 개인전을 대할 때 “아무개가 개인전을 연다.”라는 가장 객관적인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전에는 그간에 제작된 작품과 동일한 시간 동안 현실 속에서 정제되고 날카로워진 작가적 감성이 함께 농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행자’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경호의 두 번째 개인전은 작가 이경호가 4년 만에 준비한 전시로서, 그 동안 꾸준히 바라보아 온 세계에 대한 그의 시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의 전시를 단순히 영상매체를 이용한 퍼포먼스나 그것의 결과물이 아닌, 그의 습관, ..

이미지극장(image theater)전_exhibition review

매체의 확장, 노이즈의 감지 展은 스페이스 C가 미술관으로 등록을 한 후 처음으로 열리는 기획전으로 ‘현대미술이 연극과 무대의 조건을 수용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고,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조망해 보는 취지’를 갖고 기획되었다고 한다. 전시는 총 8명의 작가가 연극의 배우나 연극연출가와 상호 소통하거나(로젤, 코리아환타지, 이(爾), 에쿠우스) 미술이 종래의 형식 밖으로 나가 현장의 조건을 작품의 변수로 끌어들여 공연을 실연하고(하이츠파크), 설치를 통해 여성의 방으로 입장시키기도 한다(재키의 그네, 자기만의 방). 또한 홀로그램으로 처리된 거대한(?) 음향의 객석에서 관객이 홀로 갈채를 받게 된다(홀로오디언스). 이들 모두는 ‘상호매체적intermedia’으로 미술을 공간적으로,..

www.MixedRealityLab.org_web review

http://www.MixedRealityLab.org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세계가 진정한 현실인가?’ 우리는 사이버 공간안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음악을 공유하고, 아바타를 이용하여 자신의 감정이나 기분을 표현하고 자신의 공간을 꾸미기도 한다. 그리고 가상의 육체관계 장면이 나오는 영화 ‘데몰리션맨’이나 컴퓨터에 의해 인간의 기억마저 지배당하는 '매트릭스'처럼 가상 현실은 여러 SF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이처럼 과학기술의 발달로 우리의 주위에는 가상현실이 등장하고 있다. 현대에는 다양한 가상 현실이 동시다발적으로 존재하며 현실을 잊고 몰입할 수 있는 또 다른 세계, 또 다른 ‘나’가 존재하게 된다. 하지만 컴퓨터로 생성한 가상환경 안에서 상호 작용하는 사용자가 실세계 환경과 같은 현실..

review/Application 2006.06.12

del.icio.us_web review

http://del.icio.us 인터넷은 지금 공유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가득 차있다.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P2P를 비롯해서 인터넷 포털 업체들은 너도나도 파일 공유방을 개설하고 있다. 온라인 속에서는 네 것이 내 것이고 내 것이 네 것인 -토머스 모어가 꿈꿔왔을 법한- 유토피아적 개념이 제법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 이 반대 급부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나만의 영역 만들기이다. 내 것과 네 것의 경계가 흐려진 만큼, 그 안에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노력들도 가상하다.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을 통해서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만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또 그것을 공유하느라 우리의 인터넷 유저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del.icio.us는 이러한 인터넷의 욕망을 그대로 반영한 사이트이..

review/Application 2006.06.12

Information Arts_Stephen Wilson_book review

Information Arts_Stephen Wilson, MIT Press, 2003 1. 멀리 있는 사람이 전기자극을 통해 S의 신체를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였다. 2.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는 사람들이 다 같이 통제 할 수 있는 로봇의 부분들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3. 학습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복잡한 지적 기술들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간단한 행동 레퍼토리를 가진 작은 로봇들을 개발했다. 자. 여기 퀴즈가 있다. 과연 무엇이 과학, 기술이고 무엇이 예술인가? 900페이지가 넘는, 그것도 한글이 아닌 영어로 되어 선뜻 다가서기 힘든 이 책, 『인포메이션 아트(Information Arts)』는 의외로 아주 재미난 책이다. 저자 스티븐 윌슨(Stephen Wilson)은 “예술과 과학..

TECHNOPOLY, Neil Postman_book review

TECHNOPOLY, Neil Postman, 김균 역, 궁리, 2005 기술에 정복당한 오늘의 문화 서문 1. 타무스 왕의 판정 2. 도구사용문화에서 기술주의문화로 3. 기술주의문화에서 테크노폴리로 4. 불가능할 법한 세계 5. 무너진 방어체계 6. 기계의 이데올로기 - 의학기술 7. 기계의 이데올로기 - 컴퓨터 기술 8. 보이지 않는 기술 9. 과학만능주의 10. 상징의 대고갈 11. 사랑으로 무장한 저항 투사 한 시대의 기술적 특성에 의거하여 문화를 분류하는 작업이 유용하다는 사실은 우리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시대 분류 체계인 석기, 청동기, 철기시대의 분류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때문에 통찰력을 지닌 학자들은 이러한 기술적 특성에 의한 다양한 문화 분류법을 제안해 왔다. 그러나 닐 포스..

초대되지않은(unbidden)_윤진미 개인전_exhibition review

초대되지 않은-익숙하나 낯선 불안과의 화해 비디오 작가 윤진미의 세 번째 개인전은 우리말보다 영어제목이 가진 함축이 두드러진다. 단순히 ‘초대받지 않은, 초청받지 않은’이라는 일견 수동적인 뉘앙스를 넘어 ‘요구나 명령을 받지 않은’, 그렇기 때문에 ‘자발적인’이라는 뜻 까지도 유추할 수 있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심리학에서 따왔다는 이 단어에서 그러나 우리는 어쩐지 서글픈 작가의 정체성을 떠올리게 된다. 캐나다에서의 한국인이라는 소수민족의 입장과, 한국태생의 캐나다 시민이라는 이중적 입장이 가진 작가의 상태 혹은 작가가 느끼는 감정들이 이번 전시의 제목에서 묻어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 지식 없이도 윤진미의 작품이 주는 이질적이고 낯선 느낌은 관객 스스로 비디오 속 작가의 몸짓에서 스스로 동화되는 느낌..

Sadi Space Gallery 기획전_Media Edge From the Movable Image_exhibition review

'판'의 변화, '운동'하는 이미지 대다수의 미디어 전시들을 보고 보아오며, 미디어 아트라는 장르의 다양한 범주와는 달리 그 작품들이 소재꺼리란 생각보다 단일하다는 점에 항상 못내 아쉬워 하곤 했었다. 때문에 각양각색의 미디어 관련 전시를 볼 때마다 그 어느 분야보다도 현재 현대미술의 장 안에서의 미디어 아트란 유행(fashion)의 일색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의미를 모호하게 하는 설치 작업들, 단순한 도상들을 나열한 인터렉티브한 작업… 가끔은 너무나도 쉬운 생각으로 새로운 도전인 듯이, 혹은 참신함을 내세우기도 하며, 때로는 유행의 물줄기에 편승하여 흘러가는듯 그 소재들은 일색화 되어 가는 듯 하다. 결국, 외형의 스타일을 쫓아 가는 이러한 일색의 작업들은 보는 우리로 하여금 끝내 허전함만을 남기기에 ..

IMAX_영화예술, 그 진보의 순간_aliceview

IMAX란, 기본적으로 eye-max. 즉 '인간 시야의 최대각을 반영한 거대화면'을 말하는 것. 마치 실제로 번지점프라도 할듯이 실감 넘치는 [큰화면]을 가진 극장.이었다...적어도 나의 유년기에는 말이다. 동양에서 가장 큰 빌딩이라 불리는(어른들은 왠지 이런식의 타이틀을 좋아해왔다) 예순셋 빌딩의 아이맥스 영화관에서는, 그 큰 화면을 자랑할 만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주로 상영했고, 우리의 어린이들은 왠만한 3층 높이 건물에 필적하는 화면에서 쏟아내릴듯 떨어지는 나이아가라 폭포를 피하거나, 그랜드 캐년이라는, 실제로 가보면 사실 우리나라의 설악산보다 못한 뭐 그런, 것들을 보며 신기해 했던것이다. (뭐 물론, 그 옆엔 하품나는 내용에 지갑을 열어보시던 우리의 불쌍한 부모님들도 계셨다.흠.) * 페이지를 ..

review/Aliceview 2006.05.12

한국의 영화학을 만들어라, 강한섭_book review

한국의 영화학을 만들어라, 강한섭, 삼우반, 2004 문화진화론자가 다시 쓰는 영화담론 "예술영화는 없다." 영화 최강 미국이 있고, 현실 외교 속에 경쟁하는 각국의 경제학이 사라지지 않는 한 예술영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반부 책 속 요지와 맞물려 미래 전략적 환경은, 현실 환경의 개척자로 그리고 글로벌 시장의 시스템 속에 한국영화의 위치를 강한섭 교수의 책은 우화적으로 혹은 뼈 있는 어법으로 잘 말하고 있다. 일부, 재벌 독저의 영화 산업 주도와 속 빈 강정처럼 혹은 겉은 윤기가 나나 썩은 호두얼처럼 겉치례만을 쫓아 거품영화산업을 만들고 있는 한국 영화를 바라보는 강교수의 시야는 종전 발표된 그의 격렬한 논쟁 평론과 어울려 책 서론의 서평에서 보듯 그의 사상적 기반인 문화적 진화론에 입각해 서구의 영화학..